자존심과 자만심은 다르다 |
- <자경문 6. 切莫妄自尊大 輕慢他人> -
자존심(自尊心)과 자만심(自慢心)은 다르다. 자존심은 스스로를 존귀하게 여기고, 그처럼 남들도 귀하게 인정해주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표현하신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말씀은 바로 자존심의 표현이다. 천상과 천하에 오직 ‘나 자신’이 가장 존귀한 존재라고 하는 것이다. 이것은 부처님 자신뿐만이 아니라, 인류 전체에 해당되는 말이다. 누가 되었든 자기야말로 자신의 주인이라는 말이다. 더 이상 돈의 노예가 되거나 신의 종이 될 필요가 없다고 하는 것이다. 나의 주장, 나의 신앙이 소중한 만큼 남의 주장, 남의 신앙도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존심이다. 나의 주장, 나의 신앙만이 옳고, 남의 주장, 남의 신앙은 틀렸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만심이다. 자만심에 찬 이들은, 내가 신의 종이 되거나, 돈의 노예가 된 것처럼 너도 신의 종이 되고, 돈의 노예가 되어야만 한다고 강권한다. 그들은 이렇게 외친다. “보라, 종이 되니 얼마나 좋은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주(인)님이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되지 않는가? 이 편한 길을 왜 마다하는가?”
스스로를 존귀하게 여기고 내 생각이 옳고 남의 생각은 틀렸다고 생각하니 다툼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이들은 귀는 닫고 입만 열려 있다. 남의 생각은 아예 들어줄 생각도 안한다. 그러면서도 혹시 상대방이 자신의 주장을 소홀히 여기거나 받아들이지 않으면, 핏대를 세우고 전쟁을 해서라도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고자 한다. 그러니 무조건 나의 주장 나의 신앙을 따라와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남에 대한 인정이나 배려가 없다. 하지만 ‘다르다’는 것은 상대방이 나와 생긴 것이 다른 것처럼 사고방식이 다르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옳고 그름의 문제를 떠나 일단 상대방에 대한 인정이 앞서는 것이다. 나도 발전하고 남도 발전한다. 진정 사랑을 말하고자 한다면, 먼저 인정과 배려가 앞서야 할 것이다. 나를 믿고 따르지 않으면 지옥불에 넣어 처벌하고, 나를 믿고 섬기면 천당에 보내준다고 한다면, 이것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다. 나를 믿고 따르는 이는 어여뻐서 사랑하고, 나를 믿고 따르지 않는 이는 가엾어서 사랑하는 것, 이것이 진정한 사랑이요, 자비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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