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정부의 잘한 정책

최악의 대통령

장백산-1 2011. 6. 30. 01:11

  번호 57377  글쓴이 한겨레  조회 3748  누리 183 (188,5, 32:25:0)  등록일 2011-6-27 14:45 대문 26


최악의 대통령 (2)
(한겨레 / 정연주 / 2011-06-27)


그리스를 비롯하여 몇몇 유럽 나라들이 다시 심각한 경제위기에 직면해 있다.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대규모 재정적자와 국가부채로 인해 나라가 부도 위기에 처해 있다는 점이다. 이를 해결하려고 급박한 긴축재정을 시행하다 보니, 사회적 저항과 불안이 잇따르고 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국가부채 문제는 대부분 앞의 정권(들)이 ‘감세’라는 달콤한 인기영합 정책과 근시안적인 경기부양책(주로 대형 토목공사) 등 무절제한 재정정책을 벌인 결과 빚어진 것이다. 한 가정의 가장이 수입은 줄어드는데 흥청망청 돈을 쓰면서 집안을 거덜내는 경우와 다를 게 없다.

 

일본의 경우를 보면 1990년대 세 번에 걸친 소득세·법인세 감세로 세수가 크게 줄어든 반면, 장기 불황을 타개한다면서 주로 건설족의 배만 불린 대형 토목공사 등과 같은 무절제한 경기부양책으로 재정지출은 크게 늘려 재정은 빚더미에 앉게 되었다. 일본이 장기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다.

 

미국 사례는 더욱 분명하다. ‘보수주의 혁명’의 기치를 든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1980년 취임하자마자 ‘부자 감세’를 하고, 지출 면에서는 ‘강력한 미국’을 내걸면서 국방비를 크게 늘려, 재정적자와 국채가 급격하게 증가하게 되었다. 레이건 이전에 미국 국방비는 연 3천억 달러 미만(이 자체도 어마어마한 수준이다)이었는데, 레이건 시절 가볍게 4천억 달러를 넘어섰다.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간신히 국방비를 다시 3천억 달러 아래로 줄이는 등 재정 건전성을 위해 노력한 결과 그의 임기 말년에는 재정적자를 없애고 국가부채도 안정적인 규모에서 관리했다.

 

그러나 조지 부시 이후 미국 재정은 엉망이 되어버렸다. 클린턴 때 4조~5조 달러였던 국가부채가 부시 정권이 끝날 무렵 10조 달러를 넘어버렸고, 매일 늘어나는 국채 증가분이 무려 40억 달러나 된다. ‘부자 감세’로 수입은 줄고, 이라크 전쟁비용 등으로 국방비가 크게 증가하여 나라 살림은 엉망으로 망가졌다. 그런 유산을 넘겨받은 버락 오바마는 매우 불행했다. 집권 첫해인 2009년 연방 재정적자는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넘은 1조 4200억 달러를 기록했고, 국가부채는 12조 달러에 육박했다. 지금 미국 국가부채는 14조 5천억 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나라 살림이 이 모양이 되면 경제위기가 오더라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재정정책을 펼 여유가 없다. 대통령 후보 시절 ‘텅 빈 머리’라고 조롱을 받았던 조지 부시가 버락 오바마에게 넘겨준 ‘치명적 유산’이었다.

 

클린턴 대통령 시절 ‘경제 대통령’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은 “재정적자와 국가부채가 계속 늘어나면 이자 지급액이 늘어나고, 그 늘어난 이자 지급액은 다시 재정적자 악화와 국가부채 증대를 가져오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결국 그 악순환은 폭발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심각한 경고를 보냈다. 부시가 ‘텅 빈 머리’라는 조롱에 더하여 ‘최악의 대통령’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딱지를 받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나라의 곳간을 텅 비게 만든 것이었다.

 

그리스·일본·미국의 사례가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부자 감세’와 건설족 배만 불리면서 자연과 생명을 파괴하는 4대강 사업 등으로 한국의 재정도 심각해지고 있다. 올 들어 불과 3개월 만에 일반정부와 공기업의 부채가 50조 원을 넘게 늘어났다. ‘부자 감세’로 이명박 정권 5년 동안 줄어드는 세수만 100조 원 가까이 되는 반면, 4대강 사업 등으로 정부와 공기업의 부채는 크게 늘어났다. 빚의 크기도 크기려니와 그 늘어나는 속도가 심상치 않다.

 

그 부담과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특히 미래 세대인 젊은이와 사회적 약자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다. 미래를 위한 투자인 교육, 그리고 사회적 약자를 비롯한 국민의 ‘사람다운 삶’을 위해 필요한 국가 재원이 커다란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이명박 정권은 미국 경제학계에서조차 실패한 것으로 판명 난 ‘공급 경제학’을 붙잡은 채, ‘감세는 생산의 증대로 이어진다’는 주술을 외우면서 ‘부자 감세’를 놓지 않고 있다. 미래 세대와 국민에게 ‘치명적 유산’을 남기고 있는 셈이다.

 

정연주 / 언론인


출처 : http://www.hani.co.kr/arti/SERIES/228/484517.html 

 

최악의 대통령 (1)
(한겨레 / 정연주 / 2011-05-30)


미국 역사학자들은 1948년부터 해마다 역대 대통령을 평가해서 순위를 매겨 발표한다. 그런데 조지 부시 전 대통령 경우 그 평가는 혹독했다. 퇴임 전부터 그의 순위는 바닥이었고, 그를 ‘최악의 대통령’으로 지목한 역사학자들도 있었다.

 

9·11 이후 지지율이 90%에 이르렀던 부시가 몰락하여 이토록 참담한 ‘역사의 평가’를 받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있다”는 거짓 정보를 근거로 시작한 이라크 침공, 이 과정에서 드러난 거짓과 신뢰의 상실, 이 거짓 전쟁이 초래한 10만명 이상의 인명 살상, 9·11 이후 테러 혐의자에 대한 가혹한 인권침해 사례들, 극도의 종교적 편향성과 여기서 비롯된 독선과 오만, 국제무대에서의 일방주의, 부자 감세와 국방비 증액으로 인한 국가부채의 천문학적 증가, 이로 인한 경제적 곤경, 측근 인사들의 도덕성 문제….

 

부시는 자신의 종교적 편향성을 숨기지 않았다. 대통령 후보로 나서기 전 텍사스 주지사 시절, 그는 한 무리의 목사들 앞에서 “나는 더 높은 자리(대통령)에 가라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고 했고, 대통령이 된 이후에는 “하나님이 내게 기름을 부으시어 미국을 인도하라 하셨다”는 말도 했다. 이렇게 한쪽으로 쏠린 그의 근본주의적 기독교 신앙은 세상을 ‘선과 악’으로 나누는 이분법적 사고에 갇히게 했고, 그래서 ‘악의 무리’인 이슬람 이교도를 ‘제거’하는 것을 하늘의 뜻으로 보았을 터였다.

 

부자 감세와 이라크 전비 등 대규모 국방비 증액으로 나라의 빚은 눈덩이처럼 불었다. 그가 집권했을 때 5조 달러 조금 넘었던 국가부채가 8년 뒤 퇴임할 무렵 10조 달러를 넘었다. 2007년 9월 이후 하루에 늘어나는 국가부채는 무려 40억 달러, 우리 돈으로 5조 원이 넘는다. 이렇게 빚이 많은 나라의 경제가 온전할 수 있겠는가.

 

거짓, 신뢰의 붕괴, 인권침해, 종교적 편향성, 독선과 오만, 부자 감세와 나라 빚 급증. ‘최악의 대통령’으로 지목된 조지 부시만의 이야기는 아닌 듯하다. 부시와 이명박 대통령은 여러 면에서 많이 닮았다. 얼마 전 이 대통령이 독일을 방문했을 때 그곳 동포들이 시위를 하면서 내건 플래카드에 적힌 글은 “그는 항상 거짓말을 한다”였다. 신뢰의 붕괴 현상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가 얼마나 뒷걸음을 쳤으면, 미국의 보수적 언론단체인 ‘프리덤하우스’에서조차 우리나라를 ‘부분적 언론자유국’으로 강등했을까. 하긴 포스터에 쥐를 그렸다고 법으로 다스리는 나라에 무슨 표현의 자유가 있다 할 수 있겠는가.

 

“수도 서울은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거룩한 도시 … 서울의 시민들은 하나님의 백성 … 수도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한다.” 2004년 5월30일에 있었던 그 유명한 ‘서울 봉헌’의 말씀이다. 그 ‘하나님 사랑’이 지극하여 아직도 장관 자리에 ‘소망교회’ 사람들이 등장한다. 5·6 개각 때 내정된 장관 후보자 5명 전원이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출신이어서, 이번 인사를 ‘고소영 2’로 부르는데도 그런 비판이 이 대통령 귓전에서는 그냥 흘러서 지나가 버린다. 국민을 졸로 보는 오만과 독선이 아니고서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어디 이뿐인가. 육해공 참모총장은 모두 영남 출신이고, 이 가운데 육·공군 참모총장은 ‘영포 라인’이다. 3군 참모총장이 영남 출신 일색이 된 것은 김영삼 문민정부 출범 뒤 처음 있는 일이다. 금융권도 엠비 사람 싹쓸이다. 금융지주회사인 하나(김승유), 우리(이팔성), 국민(어윤대), 산은금융(강만수) 회장이 모두 엠비와 개인 인연이 깊은 측근 또는 아바타다. 그래서 금융권의 ‘4대 천왕’ 얘기가 나온다.

 

이런 일들의 연장에서 보면, 지난 대선 때 한나라당 비비케이 팀장을 맡았던 은진수 씨가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는 감사원 감사위원이 된 것도 별게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끼리끼리 해먹다 보면 견제와 감시가 사라져 순식간에 부정과 부패가 연탄가스처럼 사방에 스멀스멀 스며들게 된다. 지금 그런 조짐은 도처에서 보인다.


출처 : http://www.hani.co.kr/arti/SERIES/228/48031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