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적 시민민주주의

주 5일 근무제, 한미일 고용구조 비교

장백산-1 2011. 7. 26. 12:53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 7월 정동 공부방 후기 - 주5일제와 한미일 고용구조 비교

<7월 정동공부방 모습>

 

<김광수 소장님의 강연>

110723-정동공부방-고용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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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님 후기>

여름휴가가 시작되던 지난주 토요일 오후 정동 공부방에 40여분이 넘는 분들이 참석하셔서 주5일제 시행과 한미일 3국의 고용구조에 대한 발제와 토론을 끝까지 진지하게 해주셨습니다.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특히 로마교황청 주한국대사관에 계신 김프란치스카 신부님께서 오셔서 2차 생맥주 뒷풀이까지 참석하시면서 좋은 말씀들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그런가 하면 최근 들어 젊은 여성분들의 참여가 늘어나고 있어 공부방이 더욱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이번 정동 공부방에서는 미드므로님께서 올 7월부터 주5일제 전면 시행과 관련하여 <현실과 이론의 한국경제> 제2권에 실린 한미일 3국의 고용구조 비교분석 내용을 발제해주셨습니다. 한국은 지난 2004년에 주5일제 시행을 둘러싸고 노사정간에 큰 논란이 있었습니다.

 

이에 당시 저희 연구소는 한미일 3국의 고용시장의 구조의 비교분석을 통해 주5일제 도입의 필요성과 현실적인 방법론 등을 검토해본 것입니다. 먼저 한미일 3국의 고용구조 변화를 보면 단위당 생산액을 기준으로 본 제조업의 고용유지력이 시간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으며,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고용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정책적 과제는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고용이 이동할 때 임소득이 저하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고용구조 변화를 분석해본 결과 한미일 3국을 비교해볼 경우 한국이 가장 악성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관해서는 정동 공부방에서 미국과 일본의 서비스산업을 예로 들어 설명을 했으므로 여기서는 상론을 생략하기로 하겠습니다.

 


일본은 1992년에 주5일제를 시행하기 시작했는데 당시 주5일제 시행의 경제적, 사회적 배경과 주5일제 시행에 따른 고용 증대효과에 대해서 설명했습니다. 일본이 1992년에 주5일제를 시행하게 된 경제적 배경은 당시 일본 기업들이 호경기로 심각한 구인난에 직면하였다는 점과 그로 인해 기존 근로자들이 초과근무 등 과다노동이 불가피했다는 점 그리고 다시 그로 인해 과로사가 빈발해 사회적 문제가 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당시 일본은 평균 노동시간이 연가 2,400시간을 넘는 과잉노동에 시달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또 다른 배경으로는 90년대에 들어서면서 부동산 투기거품이 급격히 붕괴되기 시작하면서 경기가 침체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이에 주5일제 시행을 통해 근로자의 근로시간을 연평균 1,800시간으로 줄이고 여가시간 및 소비활동 시간을 늘려줌으로써 내수경기를 부양하고 그를 바탕으로 고용안정도 중장기적으로 유지해가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일본은 주5일제 시행으로 3-4년간에 걸쳐 고용이 증대되는 효과가 발생했으며 연평균 노동시간도 1,800시간 밑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또한 일본 국민들의 삶의 여유와 질도 향상되는 효과가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는 달리 한국은 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심각한 일자리 부족에 직면하여 일자리 나누기와 연간 2,500시간이 넘는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주5일제 도입 논의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임금삭감 없는 주5일제 도입을 주장하는 노조측과 토요휴무 무급제를 주장하는 사측간의 극단적인 밥그릇 싸움이 계속되다가 결국에는 노사 양측이 암묵적으로 비정규직을 희생양으로 삼아 정략적인 타협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대기업과 공공부문 그리고 학교를 중심으로 주5일제가 시행되기 시작했지만 사측은 인건비 절감을 내세워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대기업중심의 노조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양보함으로써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가 비정규직 노동자를 착취하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이로 인해 전대미문의 노-노간 갈등이 심화된 것입니다. 이에 관한 상론은 정동 공부방에서 어느 정도 설명을 했기 때문에 여기서는 생략하기로 하겠습니다.

 

 


한국은 2004년 주5일제 도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여전히 연평균 노동시간이 2,400시간 전후 수준에 달하고 있어 OECD 선진국 가운데 최장 노동시간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당초 과잉노동을 줄이고 일자리 나누기를 하겠다는 주5일제 도입의 취지가 전혀 실현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비정규직을 양산해내고 착취하는 구조를 심화시켜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주5일제 시행에도 불구하고 노동시간이 줄지 않은 까닭은 기업의 임금체계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기본급이 매우 작아 장시간 잔업을 해야만 가정을 유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임금체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않는 한 주5일제 시행으로 노동시간 단축을 기대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것입니다.

 

이런 가장 근본적이고 핵심적인 문제들에 대한 해결방안 없이 무작정 주5일제 전면 시행은 한낮 허울뿐인 정치적 슬로건에 불과할 뿐입니다. 그저 선거를 앞둔 이명박정부와 한나라당의 정치적 쑈에 불과한 것입니다.

 

물론 주5일제 도입이 비정규직 문제와 최저임금 문제의 유일한 원인은 아닙니다. 주5일제는 결과적으로 이들 문제를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증폭시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5일제 도입은 이처럼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채 시행한 탓에 심각한 부작용이 있고 현실과도 상당한 괴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준비없이 추진되었고 많은 문제를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5일제 전면 확대는 시행되어야 합니다. 대신에 주5일제 시행의 당초 목적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개선해가야 합니다. 비정규직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 즉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리고 부부가 함께 비정규직으로 일할 경우 어느 정도의 기본적인 가정생활이 가능하도록 최저임금 수준을 현실화시켜 가야 합니다. 또한 임금체계도 개선해야 합니다.


노동의 존엄성과 가치는 학력이나 직업, 나이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동일한 결과는 내는 노동을 그 자체로 존엄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노동을 제공하는 사람이 존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노동의 존엄성을 보장하는 경제를 말합니다. 비정규직으로 공장에서 식당에서 할인점 등에서 장시간 노동을 하는 사람들은 내 아버지와 어머니이며 내 아들과 딸일 수 있습니다. 시급 3000원 또는 4000원짜리 아무렇게나 부려먹어도 되는 막노동 기계나 머슴이 아닌 것입니다.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경제는 절대로 지속할 수 없습니다.


한국은 노동과 자본간의 분배 불균형이 위험 수위를 넘어설 정도로 심각합니다. 자본에 대한 소득분배율이 극단적으로 높습니다. 그 결과 노동에 대한 소득분배율이 지나치게 낮아 노동간에 착취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또한 노동의 본질과 관계없는 학력이나 직종에 따라 그리고 전문직종 및 사무노동과 기능노동, 남녀에 따라 임금 격차가 매우 심각합니다.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한국은 모두가 더불어 살 수 있는 건전한 대중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달성할 수 없습니다.

 

모두가 더불어 살 수 있고 나눔이 보편화된 건전한 대중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실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진보, 보수에 관계없이 무능하고 부도덕하며 무책임한 한국의 정치판을 20-40대 자식세대 중심의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전면 물갈이를 해야 합니다. 정치판의 전면적인 세대교체 없이는 절대로 모두가 더불어 살 수 있는 대중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만들 수 없습니다. 저희 연구소는 이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갈 것입니다.

 

자식세대 여러분, 여러분들의 운명은 여러분 스스로가 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가폭등과 일자리 불안정 등으로 여러분들의 현실의 삶과 미래는 이미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런 마당에 또다시 진보든 보수든 시대착오적인 이념에 빠진 기존 정치인들에게 여러분들의 운명을 맡기실 것입니까?

 

부모세대 여러분, 이미 한국은 세계 최고의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나이 많은 사람들이나 젊은 사람들 모두가 더불어 나누면서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지 않는다면 어떻게 노후를 버텨가실 것입니까? 일할 수 없고 소득이 없으며 아무도 돌봐줄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오래도록 사람답게 살다가 죽기를 바랄 수 있겠습니까? 나라를 바꾸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부모세대 여러분들도 자식세대와 함께 오래오래 더불어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자식세대와 부모세대 여러분, 저희 포럼 공부방에 오셔서 모두가 나누면서 함께 더불어 살수 있는 그런 나라를 직접 만들어가시기 바랍니다. 저희 공부방에 오셔서 함께 공부하시고 토론하시면서 나이에 관계없이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그런 나라를 함께 만들어가시기 바랍니다. 돈이 많아야만 반드시 행복하게 사는 것은 아닙니다. 적당한 일과 소득으로 모두가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모두가 함께 더불어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저는 언제나 국민 여러분과 함께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