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형! 시와 소설에 제일 많이 등장하는 새 이름인 '이름 모를 산새'가 둥지 튼 야외 텐트 선반에서 일곱 마리의 새끼들이 주둥이 하늘로 좍 벌리고 어미를 기다립니다. 산중 무심 생활 10년만의 기적적 장관입니다. 옥상 강당의 산고양이 새끼 출산과 죄인처럼 나무 밑으로 기기만 하던 장끼 놈이 건장한 몸체를 드러내놓고 잔디 위에서 홰를 화닥닥 치며 꿩!!꿩!! 소리내는 이유도 10년을 모르는 체 내버려 둔 공덕이겠죠? K형! 동화 같은 소설 '좀머씨 이야기'가 베스트 셀러가 된 이유도, "날 좀 제발 내버려둬!"의 독백성 절규가 독자들의 심금을 건드렸기 때문이죠? 차와 인적을 끊어 자연회복에 일조를 한 사건은 아랫마을의 땅 주인이 도로를 끊어 버린 일입니다. 전원 주택을 계곡 상류에 수십채 짓겠다고 나선 업자와의 불화로 천만 다행(?) 자동차길을 막아 버린 사건은 아무래도 자연 수호신의 배후 조종 같습니다 그려. '아무리 사유지라도 통행로를 끊으면 3대가 재수 없다더라'면서 짐짓 말리는 체 했지만 속마음은 달랐습니다. 우연인지 소위 '동티'라는 업보인지 까치집 있는 한아름의 미루나무를 전기톱으로 잘랐던 건넛집의 농장주는 작년 여름 갑자기 비명에 가셨고, 산 짐승의 덫을 놓던 청년이 중병 걸려 누웠다는 으스스한 전설의 이 골짜기는 슬슬 자연 녹색지대가 되어 갑니다. 처음 무인지경의 이 산 중턱에 자리잡아 사는 것을 마냥 신기해하던 아랫마을 사람들의 산신령(?)에 대한 외경심을 이제는 좀 알 것만 같아요. "멍청한 멍의야! 이제 깨달았느뇨? 손대면 댈수록 자연을 망치는 법. 콘크리트, 아스팔트, 시멘트로 지구의 숨통을 막아 놓은 인과(因果)를 보아라. 물은 굽이치는 맛에 그 속도조절과 정화작용도 겸하게 되는 데, 편리라는 미명하에 직선 수로를 만들어 물살의 가중속도에 홍수의 피해와 물의 혼탁함을 자초하지 않았더냐? 바람, 태양, 흙, 물, 달, 별, 식물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자연의 공짜 건강 선물인데도 바람구멍 없는 건물에 박아 놓은 플라스틱 나무들 좀 보아라. 일컬어 편리추구의 '견고망상'이라." 아이고! 형 말씀이 맞나봐요. 달포 전 동네사람 잡초 제거 욕심의 불씨가 날아와 전원을 깡그리 태워버린 뼈아픈 사건이래로 머리 굴리는 인간이 정말 무서워졌다니까요. "무위 자연에 맡기는 태도가 아쉽지. 주역의 변할 역(易), 음양 오행 사상의 행할 행(行), 석가의 제행 무상(諸行無常) 무상성(無常性)이나 헤라클레이토스의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의 진리 설파를 보라. '변하지 않는 것은 영원히 없다'는 진리만이 영원한 진실임을 외면한 '견고 망상'은 그 자체가 질병이지. 숨쉬지도 썩지도 않는 견고한 물건만 만들어 의지하니 미묘한 유기체적 인체가 굳어 버릴 수밖에. 자연을 파괴한 대가로 이 가증스러운 인류도 멸종되지 말라는 법은 없지." ☞자연과의 공존을 위한 OX문제 1.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므로 모든 동식물과 같이 공존해야 한다.( ) 2. 잘 썩지 않는 제품 개발은 공해 예방차원에서 막아야 한다.( ) 답 1, 2 모두 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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