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메일

돈 타령

장백산-1 2012. 4. 26. 12:52

 

 

 

     

    돈이 관세음보살님도 되고, 마구니도 되고 / 경봉스님

     

    어느 날 통도사 극락암(極樂庵)에 찾아온 신도가 경봉 스님께 물었습니다.

    "큰 스님, 우리 중생들은 자나 깨나 그 놈의 돈 때문에 울고 웃으며

    한평생을 돈의 노예가 되어 살고 있습니다.

    큰 스님께선 이 돈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마 나는 돈을 관세음보살로도 보고, 마구니로도 보고 그렇지.”

     

    "돈이 관세음보살님도 되고, 마구니도 된다구요?”

    "그렇지. 병든 사람에게 약을 사 먹이거나 주린 사람에게 양식을 사다

    주는 그런 돈은 바로관세음보살님 이시지. 그러나 술 마시고 음행하고

    호화방탕, 도박을 하는데 펑펑쓰며 날 새는 줄 모르고, 돈에 눈이 멀어

    서로 삿대질 하는 그런 돈은 바로 마구니란 말일세."

     

    "아 예.., 그래서 관세음보살님도 되고, 마구니도 된다는 말씀이시네요."

    "한 마디로 말해서 돈을 잘 쓰면 관세음보살님이요, 못 쓰면 마구니인 게야."

     

    스님은 옛날 어느 선비가 지었다는 ‘돈 타령’ 을 신도들에게 들려주었다.

     

    “돈이란 무엇이던고?

    천하를 주유(周遊)해도 어디든 환영이네.

    나라와 집안을 일으키는데 그 힘이 막중하고

    갔다가 돌아오고, 왔다가도 또 나가며

    산 것을 죽이고, 죽은 것도 살리네

     

    구차히 구하려면 장사 힘으로도 안 되고

    잘만 쓰면 무지랭이도 명사(名士)가 되네.

    부자는 잃을까 겁내고, 가난뱅이는 얻기가 소원이니

    이것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백발이 되었던고?“

     

     “아이구마 스님, 참말로 그럴듯하네요.”

    "그러니 너그들은 항상 돈을 관세음보살님으로 알고좋은 일에

    잘 쓰고 살아야 하는 게야.. 무슨 말인지 알겠는가?.."

    이와 같이 경봉스님의 법문은 알아듣기 쉽고 깔밤 같이 재미가 있었다.

    귀에 쏙쏙 들어오니 일반 불자들에게 경봉스님의 법문은 대인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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