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가 너무 어렵다고?
불교가 복잡한게 아니라 중생의 마음이 복잡한 것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불교’라는 종교에 대한 질문 중 가장 많이 받아본 것 중에 하나가
‘불교는 왜 이렇게 복잡하고 어려운가’ 하는 점일 것 같다. 불교는 너무 어렵고, 복잡하고,
방대하기 때문에 공부하기가 쉽지 않다는 편견들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고 있다.
경전만 해도 여타의 다른 종교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고, 선사 어록이나 논서를
포함한다면 그야말로 평생토록 공부해도 다 하기 어렵다는 말이 결코 과장처럼 들리지 않는다.
과연 불교가 어려운 것인가. 결론부터 말한다면 ‘불교가 복잡한 게 아니고
사람이 복잡한 것’이라고 해야 옳다. 불교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너무 복잡하고
어렵게 살고 있는 것이 문제다. 사람이 하도 다양하고 복잡하게 사니 가르침도 그에 따라
복잡하고 방대해지게 된 것이다. 사실은 아주 쉽고 간단한 것이 불교다. 어쩌면 너무 쉬워서
어려운 것이다. 너무 쉬운 것을 쉽게 말해주니까 그동안 복잡하고 어렵게만 살던 사람들이
그 쉬운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불법 수행의 요체는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보는 것’ 이다.
반야심경의 ‘조견(照見)’이나, 팔정도의 ‘정견(正見)’, 금강경의 ‘즉견(卽見)’이 다 그것을
말하고 있다.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봐야 하는데, 우리들은 있는 그대로를 왜곡해서 보고,
내 색안경으로 비뚤어지게 보고, 걸러서 보니 문제가 되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본다는 것이 얼마나 쉽고 단순하고 순수한 것인가.
불법이란 그렇게 쉽고 단순하며 지극히 맑고 순수한 것이다. 얼마나 쉽고 단순한 것이면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본’ 그 실체의 모습도 ‘공’으로 표현된다. 불교만큼 단순하고 쉬운
가르침이 없다.
그동안 우리는 있는 그대로를 너무 많이 왜곡해서 보았고 어렵고 복잡하게 세상을 보아왔다.
우리가 그렇게 세상을 어렵게 봤고, 어렵고 복잡하게 살아오다 보니, 부처님께서 그냥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봐라’ 한마디 쉽게 말하면 끝날 일을 자비심을 내셔서 중생들의
그 복잡하고 잡다한 근기에 다 응해 주시려고 이렇게도 설법해 주시고, 저렇게도 설법해 주시고,
이 방편 저 방편 써 가면서 복잡한 우리들 중생의 견해를 다 설명하다 보니까 불교가 복잡해
진 듯 보이게 되었을 뿐이다. 그러니 그것은 부처님 탓이 아니라 우리들 탓이고,
불교 탓이 아니라 사람들 탓이다.
단순하고 쉬운 공부를 너무 어렵게 하려 하지 말고 가장 단순하고 쉽게 하면 된다.
그래서 불법 공부는 오히려 단순한 사람이 더 잘한다는 말이 있다.
지금 머릿속에 들어 있는 불교에 대한 偏見, 세상에 대한 偏見 그 무거운 是非分別들을
다 놓아버리고 비워버리기만 하면 된다. 그렇게 다 놓아버리고 바라보면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다. 너무 많이 들어 있는, 複雜하고 精神없는 알음알이 是非分別들을 다 놓아버리고
그냥 내 마음이 텅 비어 가장 純粹해질 때 一切가 다 通하는 것이다.
법상 스님
-결가부좌 명상도량 자비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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