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img.hani.co.kr/section-image/05/news2/top_ci.gif) | | | ![](http://img.hani.co.kr/section-image/05/news2/bullet01.gif) 책 : 문화 : 뉴스 : 한겨레 | | 몸은 왜 대칭일까, 우주 탄생의 비밀 숨어있다 | | | | | 한승동 기자 | |
우주의 탄생과 대칭 히로세 다치시게 지음, 김슬기 옮김 승산·1만4000원 ‘대칭’이란 컵이나 시계, 책상, 꽃과 나무, 잎사귀 같은 사물의 좌우 상하가 중간의 선이나 점, 면을 경계로 해 꼭같이 닮은 꼴을 가리킨다. 태양·지구 등의 천체와 같은 구나 원들은 완벽한 대칭을 이루고 있다. 우리 얼굴과 몸 전체 형태도 대칭형이고 건축물, 도구, 로켓 같은 것도 대체로 대칭형이다. 일본 고에너지 물리학자 히로세 다치시게의 <우주의 탄생과 대칭>(원제 ‘대칭성이란 무엇인가’)은 이 대칭이란 개념으로 우주와 세상의 질서를 설명한 책이다. 우주·천체 등의 거시세계와 원자핵과 전자, 원자핵을 구성하는 양성자와 중성자, 또 그것을 구성하는 쿼크와 렙톤, 게이지입자 같은 극미세계의 구성과 작동 방식, 그 위에 구축된 세계에 대한 의문점들에 명쾌한 답을 제시한다. 지은이는 대칭을 모르고는 중력과 전자기력 등 우주의 기본 힘들과 최근의 양자물리학적 발견들 또한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대중적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이 책은 편집부터 특이한 형태를 취했다. 전체 쪽수 절반인 모든 오른편 쪽이 개념도 등의 그림과 사진들로 채워졌다. 왼편 쪽에서 설명한 내용을 바로 오른편 쪽의 시각자료로 재확인할 수 있다. 양자기술의 시대라는 21세기에 우리는 이미 레이저·반도체·컴퓨터·휴대폰 등 양자물리학 토대 위에 구축된 기술들을 소비하고 있다. 조만간 양자컴퓨터·양자통신이라는 또다른 차원의 기술혁명을 맞이할 것으로 관측되지만, 일반인들에게 양자역학의 세계는 여전히 ‘난해’하다. 이 난해의 숲을 헤쳐나가기 위한 기본 개념 무장에 이 책은 안성맞춤이다. 하지만 결코 만만한 수준은 아니다. 일본에서 다수의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들이 배출되는 데는 양자물리학에 대한 높은 수준의 연구 축적뿐만 아니라 그것을 이해하고 뒷받침하려는 첨단과학 대중화 노력도 한몫했을 것이다.표준이론에 따르면, 137억년 전 빅뱅을 통한 우주 탄생은 물질과 반물질의 대칭성이 깨지면서(‘자발적 대칭성 깨짐’) 시작됐다. 당시 쿼크는 그와 대칭이던 반쿼크보다 약 10억분의 1만큼 많았다. 예컨대 10억개의 반쿼크가 있었다고 치면 쿼크는 10억+1개였다. 각각 10억개씩의 쿼크와 반쿼크는 충돌하고 소멸하면서 빛의 알갱이(광자)가 됐다. 이는 우주 배경복사 형태로 남았다. 배경복사란 타버린 물질(쿼크)과 반물질(반쿼크)의 재라고 할 수 있다. 오늘 우리가 아는 물질우주는 타고 남은 10억분의 1의 쿼크들이 만든 것이라고 한다.이 10억분의 1의 우주물질도 73%는 암흑에너지, 23%는 암흑물질이다. 우리가 볼 수 있는 빛을 내는 별들은 우주 전체 질량의 4%밖에 되지 않는단다. 이 암흑물질의 정체가 쿼크·렙톤·게이지입자·힉스입자 등 모든 입자들의 초대칭짝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스위스에 있는 둘레 27㎞의 세계 최대 강입자(하드론)충돌기(LHC)가 이를 입증하기 위한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대칭이란 무엇인가, 대칭은 어떤 이유로 깨져 있는가, 대칭성이 깨짐으로써 세계는 어떻게 변하는가, 그리고 우주는 왜, 여기에 이런 형태로 존재하는가? 이 책은 승산출판사가 이런 의문을 풀기 위해 2009년부터 기획 출간해 온 <무한 공간의 왕>, <미지수, 상상의 역사>, <아름다움은 왜 진리인가>, <대칭>, <대칭과 아름다운 우주> 등 대칭 시리즈 5권의 연장이다. 한승동 기자 sdhan@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