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뉴시스】강신욱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14~18일) 기간 16일 찾은 충북 음성꽃동네는 신자와 수도자 등 공식 집계 3만1000여 명이 모였다.
2009년 6월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음성꽃동네에서 열린 2009 세계성령대회 이후 최대 인파가 모인 축제였다.
◇성과
교황 방문은 '낮은 곳으로 하느님의 복음을 전파한 것'이란 의미와 함께 음성꽃동네와 청주교구로서는 최대 경사였다.
장봉훈 가르리엘(청주교구장) 주교는 16일 꽃동네 희망의 집을 방문한 교황을 환영하는 인사말에서 "교황 성하께서 부모로부터 장애아로 태어나 버려지고 장애아 입양을 꺼리는 한국 사회 풍토에서 또 한 번 버려지는 장애아동들과 만난 것은 장애인에 대한 우선적인 사랑과 관심을 온몸으로 호소하는 외침"이라고 밝혔다.
음성꽃동네는 입양시설인 천사의 집에서 장애아동센터를 겸한 꽃동네학교, 중증장애인 생활시설로 교황이 방문한 희망의 집, 노인요양원, 임종의 집까지, 한마디로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실현하는 국내 최대 종합복지시설이다.
1976년 설립 이후 38년 동안 수많은 사랑과 복음을 전하면서 국내외 요양인 4000여 명, 수도자 1500여 명, 봉사자 1만여 명, 후원회원 100만여 명과 필리핀, 미국, 우간도, 인도네시아 등 10개국에 꽃동네를 설립해 '꽃동네는 세계로, 세계는 꽃동네로'를 실현하고 있다.
교황의 이번 꽃동네 방문은 '꽃동네의 세계화'가 탄력을 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제
"음성꽃동네가 그동안 38년 동안 쉼 없이 달려왔다면 이젠 초심을 되돌아볼 때가 됐다."
일부에서는 꽃동네의 양적 팽창을 우려하며 개척 당시의 초심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적잖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작은예수회는 "교황님의 방한은 환영하지만 음성꽃동네 방문은 절대 안 된다"며 그동안 여러 차례 집회를 열었다.
- 【음성=뉴시스】강신욱 기자 = 16일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으로 충북 음성꽃동네는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지향하는 복지시설로 세계적인 주목을 끌었다. 2014.08.17. ksw64@newsis.com 2014-08-17
이들은 "음성꽃동네의 부정과 비리를 밝히지 않으면 교황님의 음성꽃동네 방문은 세계적인 망신일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음성꽃동네가 운영하는 가평꽃동네에 국가지원 예산 중 대부분을 투입하지만 경기도와 가평군이 작은예수회 등 지역 21개 복지단체엔 예산을 받지 않는다는 각서를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음성꽃동네는 "작은예수회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꽃동네 예산 중 일부를 (작은예수회 등에)지원할 수 있는 법적, 행정적 근거가 전혀 없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음성꽃동네 방문은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와 논의해서 준비했고 교황께서 꽃동네 방문을 결정했다. 비판의 소리는 있지만 운영의 문제점이 입증되거나 확정된 건 아니기에 방문을 취소할 만큼 문제가 될 게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생각한다"며 "자선 활동은 작든 크든 다 좋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교황의 꽃동네 방문 우려를 일축했다.
크고 작은 복지시설의 '부익부 빈익빈'과 양극화 우려를 이제는 꽃동네가 어떻게 풀어가야할지 고민할 때다.
2007년 대법원이 오웅진 신부의 배임.횡령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음에도 계속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 역시 꽃동네가 반드시 해결해야할 숙제일 수밖에 없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6일 음성꽃동네 사랑의 연수원에서 열린 수도 공동체들과의 만남에서 수도자의 청빈과 가난한 삶을 강조했다.
교황은 강론에서 "부자로 살아가는 봉헌된 사람들의 위선이 신자들의 영혼에 상처를 입히고 교회를 해친다"고 충고했다.
장봉훈 가브리엘(청주교구장) 주교도 이날 환영 인사에서 "교황님의 음성꽃동네 방문을 계기로 청주교구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구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며 "장애인에 대한 높은 사회의 벽을 허물고 장애인의 관심과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꽃동네 설립자 오웅진 신부는 "'한 사람도 버려지는 사람이 없는 세상, 모든 사람이 하느님같이 우러름을 받는 세상,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는 세상'이 꽃동네가 꿈 꾸는 세상"이라고 교황 앞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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