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스님의 날마다 해피엔딩

우연은 없다

장백산-1 2014. 12. 6. 18:28

 

 

 

우연은 없다  |불교방송 다시듣기

 

 향광심 | | 조회 54 |추천 0 | 2014.12.06. 09:05 http://cafe.daum.net/truenature/S27F/204                 

 

 

우연은 없다

 

평화로운 오후, 길을 걷고 있던 사람이 대형 광고판이 추락하는 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었고, 또 다른 사람은

대형 마트에서 쇼핑을 하다가 실내광고판이 머리에 맞아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 복잡한 길,

복잡하던 마트에서 수많은 사람이 그 광고판 아래를 걷고 있었는데 왜 하필이면 불행하게도 그 사람에게,

그 순간에 그 광고판이 떨어지게 되었을까? 일부러 어떤 사람이 광고판 위에 서 있다가 그 사람을 맞추려고

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떨어뜨려 정확히 그 사람의 머리에 떨어지게 하기는 좀처럼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것은 그저 단순한 遇緣이었을까. 불교에서는 우연이란 없다고 말한다. 그것 또한 그 사람의 因緣이요 業이다.

다시 말해 그 사람은 그 아래를 正確히 그 時間에 걷도록 되어 있었고, 그 시간에 맞춰 그 광고판은 추락할 수밖에

없던 因緣이었다. 사람의 목숨이 아무런 因緣도 없이, 아무런 理由도 없이, 그 사람이 그 때 죽어야 할 業도 아닌데, 아무 이유 없이 우연으로 죽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生死라는 것은 正確하게 因緣 따라서 오고 갈 뿐이다.

 

그렇다면 疑問이 하나 생긴다. 어떻게 그 광고판이 그 사람이 그 때 죽을 業이란 것을 알고 그 瞬間 正確하게

그 사람에게 떨어질 수 있었을까? 因緣法은 人間에게만, 혹은 生命이 있는 有情物에게만 限定되는 法則이 아니다.

因緣法은 人間, 有情物 뿐 아니라 모든 無情物에게까지도 擴張 適用되는 宇宙의 法則이다. 이 事實이 바로

우리가 有情物 뿐만 아니라 無情物에게도 慈悲와 尊貴함과 따뜻하고 智慧로운 마음을 전해야 하는 理由다.

 

예를 들어 고속도로에서 자동차 엔진 고장으로 대형사고가 났다고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고장 난 자동차 엔진이

모든 因緣法과 因果應報를 환히 알고 事故가 날 모든 사람들의 運命과 業을 따져 본 뒤 그 瞬間에 그 일을 치밀하게 計劃하여 꾸며낸 것인가? 그렇다. 말하자면 그렇다는 것이다. 더 嚴密히 말해 그 자동차 엔진이 그런 일을 직접 했다기 보다는 이 法界의 因果應報라는 理致가 그 사고를 計劃하고 자동차 엔진은 거기에 협조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우리 모두는 큰 틀에서 因緣法이라는 法界의 큰 眞理의 흐름 속에서 나고 죽으며 삶을 살아가고 있을 뿐이니까.

 

이쯤에서 가만히 생각해 보자. 광고판이나 자동차 엔진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몫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불교에서는 사람 뿐 아니라 동물과 식물, 나무와 풀과 개미와 이끼들조차 모두가 佛性을

지니고 있다고 보며, 그들을 결코 인간 아래에 두는 짓을 하지 않는다.

 

어쩌면 그 사고로 인해 어떤 사업가가 아주 중대한 회사의 업무로 해외 사업가와의 미팅에서 차량 사고로 늦게 가는 바람에 그 큰 투자 사업을 망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차량이 하필이면 왜 그 중요한 순간에 고장이 나는가. 차량 결함만 아니었어도 그 사업가는 대박이 났을 것인데. 그러나 정말 그랬을까. 차 고장만 아니었다면 완전히 대박이 났을까. 혹시 법계에서 그 사업이 대박이 나기에는 아직 이른 때라서, 아직 그 사람이 성숙하지 않았거나, 복이 부족했거나, 아직은 그 그릇이 작았거나 하는 이유로 차량 고장이라는 인연을 통해 그 사업을 뒤로 미룬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바로 그 차는, 차의 고장 난 엔진은 온전한 法界의 理致에 따라 아주 如法한 眞理를 修行하게 된 것이리라. 法界의 一部로써, 眞理의 一部로써 바로 그 因緣法이라는 宇宙的인 오케스트라단의 연주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기 보다는 모든 것을 차의 탓으로 돌린다. 흥분해서 차바퀴를 발로 걷어차곤 한다.

그러나 그것은 차의 문제가 아니라 순수한 내 문제다. 차가 바로 그 때 고장이 난 것은 우연히 아니라 우주적인

원인이 있었던 것이다. 이 法界 宇宙가 각본을 쓰고 그 차는 단지 조연 역할을 했을 뿐이다.

 

이와 같이 모든 것은 다 저마다의 이유와 목적이 있어서 일어난다. 우연이란 없다. 세상 모든 일이 全切性의

因緣 속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안다면 우리는 삶 속에서 일어나는 그 어떤 현상 어떤 일들도 다 받아들일 수 있는

대긍정, 대수용의 마음이 생겨날 것이다. 좋고 나쁘다고 나누지 않는 無分別의 텅~빈 열린 가슴이 생겨날 것이다.

 

내 삶 속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 모든 사건, 모든 일들, 모든 아픔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

완전히 수용하라. 무한 긍정의 관점에서 한 점 의혹도 없이 받아들여 지켜보아라. 

 

 BBS 불교방송 라디오 '법상스님의 목탁소리'(평일 07:50~08:00) 방송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