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와 글루텐에 씌워진 억울한 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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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는
우리나라에서만
유독 찬밥 신세로 먹어서는 안 될
나쁜 독처럼 오해받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왜곡된 신토불이 사상과
전통에 대한 집착,
우리
농업보호정책 등이
그 원인이라 생각된다.
다른 나라에서 온 것은
모두 악(惡)으로 몰아붙여 누명을 씌우고
혼쭐을 내야만
속이 후련한 한풀이가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사람이 먹는 모든 음식은
“영양, 기능 등 좋은 면”과
“독성이라는 나쁜 약점”을 갖고 있다.
어느
음식도 예외가 없다.
약점을 후벼 파 누명을 씌우려 한다면
모든 음식을
다 악으로, 독으로 만들 수가 있다.
그래서
새로운 식품이
개발되거나 외국서 수입되면
경쟁업체 또는
이해관계가 걸린 국내 생산자,
정부와 언론이 나서
나쁜 면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는
노이즈마케팅을 벌여
소비자들을 착각하게 만든다.
한번
사람의 뇌에 각인된 오해는
쉽게 고쳐지지 않는 특성이 있어
그 피해는
일파만파가 되고
오해를 푸는데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불해야만 한다.
최근
건강 관련 뜨거운 화두 중 하나가
“밀가루 끊기, 글루텐 프리”가
아닌가 생각된다.
밀가루는 625남북전쟁 후
쌀과 식량이 부족한 시기에
우리의 목숨을 구하려 수입된
제2의 식량이다.
그 때는
국민들에게 밀의 좋은 면을 부각시키며
분식을 장려했었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쌀을 주식으로 하는 나라보다
더 많을 정도로
밀은 역사적으로 품질과
안전성이 입증된 곡식이다.
”글루텐(gluten)"은
“식물의 종자 속에 들어 있는
당과 지질을 함유한 찰기 있는
식물성 단백질의 혼합물로서
아미노산인 글루탐산을 다량 함유한다”.
밀가루가
다른 곡분에 비해
물을 균등하게 흡수하고
면이 잘 늘어나는 것은
바로
이 글루텐 덕분인데,
이는
신장성에 관여하는 “글루아닌”과
탄력성에 관여하는 “글루테닌”의
두 성분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밀가루를 많이 먹으면 손해 보는 사람이 시작한
노이즈마케팅을
무분별한 닥터테이너(의사, 한의사), 연예인,
자칭
식품전문가들이 합세해
근거 없는 정보로
누명을 씌우고 오해를 부추기고 있다.
대표적으로
"밀가루를 끊어라”고 주장하는
한 닥터테이너가 방송에서
글루텐의 위험성을 말하고,
밀가루로 인한 체내 독성물질을
자신이 만든 해독주스로 없앤다는
상업적 광고를 한 일이 있었고,
어느 개그우먼은
일주일 동안 밀가루를 끊고 날씬해 졌다고
“밀가루 끊기 다이어트열풍”을 일으켰으며,
자사의
쌀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밀가루와 글루텐 끊기 광고”를 확산시킨
어떤 대기업이 공개되는 등
거짓이 난무하고 있다.
밀가루와 글루텐에 씌워진 누명은
“글루텐이 셀리악병 환자에게 치명적이라는 것”과
“알레르기 유발”, “비만 촉진”,
그리고
“글루텐이 곰팡이와 유사해
각종 독소를 내고 질병을 유발한다”는 것 등이 있다.
밀가루의 글루텐은
셀리악병(celiac disease)이라는
일부
특이체질 사람에게 설사와 영양장애,
장염증질환을 일으킨다고 한다.
그러나
셀리악병은
밀을 주식으로 하는 미국에서도
발병률 1% 미만인 희귀질환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에는
셀리악병 환자가 거의 없는데도
밀가루 음식을 먹으면
마치
모든 사람에게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처럼
잘못 알려져 있다.
또한,
서양에서는
알레르기를 유발한다고 해서
글루텐이 제거된 “글루텐 프리” 제품이
주목 받고 있으나,
아직 검증되지는 못한 상황이다.
“글루텐 프리” 제품도
글루텐 함량을 낮췄을 뿐
옥수수전분으로 글루텐을 대체해
결국
밀가루와 비교해
건강에 미치는 차이가 없다고 한다.
또한,
글루텐을 제거하거나 함량을 낮추면
단백질 섭취가 부족해지고
탄수화물과 나트륨의 양만 높아져
영양불균형을 초래해
오히려
질병 유발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한다.
밀가루가 비만을 유발한다는
주장 또한 지나친 억측이다.
미국의 “Grain Chain”에 따르면
피자와 파스타로 유명한 이탈리아는
밀가루 소비량이 미국보다 2배 많지만,
비만율은
미국의 4분의 1 수준이라고 한다.
미국의 대표적 음식인
기름에 튀긴 감자튀김, 햄버거패티와
이탈리아의 화로구이 피자를 비교해 보면
비만의 원인이
식품 자체 보다는 섭취량, 조리법 등
식습관과 운동량 등
생활습관과 연관성이 크다.
또한
“밀가루의 글루텐이 칸디다라는
곰팡이와 유사하게 생겨 독을 낸다”는
괴담이 있는데,
사실상
곰팡이와 글루텐은 전혀 다른 물질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
“곰팡이는 하등균류며,
몸은 균사(菌絲)로 돼 있고,
분열에 의한
포자로 번식한다”고 정의돼 있다.
사람을 포함한
모든 생물체의 몸이
단백질을 기본으로 하고 있어
곰팡이와 글루텐을 비슷한 것으로
착각한 것으로 생각된다.
곰팡이는
속과 종에 따라 모양이 다양하고,
글루텐과 같은 단백질 또한
여러 단백질이 혼합된 고분자물질이라
특별한 모양을 갖고 있지 않아
곰팡이와 글루텐의 모양이 비슷하다는 것은
근거가 없다.
인류가
거의 일 만년 동안 검증한
식재료인
밀가루에 문제가 있다면
아마도
빵을 주식으로 하는 사람들은
모두 정상이 아닌 환자일 것이다.
최근 일부 방송의
왜곡된 정보로부터 유발된
“밀가루와 글루텐의 누명”이
빨리 해소되기를 바란다.
“우리 밀”도 있듯이
“밀”은 나쁜 음식이 절대 아니다.
우리 국민 모두
제2의 주식인
밀가루의 소중한 가치를 깨닫고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
글 |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부 교수 |
소비자시민모임 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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