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메일

엉겅퀴, 그 여자

장백산-1 2015. 8. 11. 05:34

 

 

 

나눔뉴스님(www.nanumnews.com) 드리는 향기메일입니다.

 

 

 

엉겅퀴, 그 여자

둔덕이면 어떻고 들판이면 어떠냐
돈 되는 일이라면 외판도 서빙도 못할 것 없지
바람 분다 물러서고 비 내린다 풀죽을까
새끼 먹일 것이라면, 명품 가방에
고등어 콩나물 못 담을 것 없지
한 남자 사랑해서 결혼하고 애 낳고
희고 길던 손가락에 힘줄이 돋아
교양은 껌처럼 질겨지고 뱃살은 두둑해져
죽어도 죽을 수 없고
꺾여서도 죽을 수 없는 천형의 배역(配役)
아―줌―마,  그래도 꽃은 꽃이어야 해서
마스카라 얼룩진 귀갓길 모퉁이에 맺어보는 보랏빛 멍울

- 김종애, 시 '엉겅퀴 꽃' 중에서 -


얌전하고 연약한 아가씨는 저만치

멀어진 억척스러운 이름입니다.

 

막무가내이거나 힘이 세거나 부끄러움도 모를 때
그냥 불러주는 호칭, 아줌마이지만
무턱대고 억지를 부리지는 않습니다.

 

하늘거리다 툭, 꺾이는 꽃이 아니라
강한 척, 눈물도 저 안쪽으로 쑤욱 우겨넣은
성깔 있는 꽃. 아줌마는 그런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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