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법의 작동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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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 위로 수많은 인연(因緣)들이 오고 간다. 사람, 돈, 명예, 지위, 인연, 사랑, 자녀, 직업, 결혼, 권력
등등 무수히 많은 인연들이 내 삶 위로 왔다가 사라져간다. 그 많은 인연들은 내 뜻과는 상관없이 삶 그
인연들 자체의 법칙에 따라서 자연적으로 오고 가는 것일 뿐이다. 이와 같이 우주만물의 인연들에 따라
서 만들어 지는 이세상 모든 것들, 우주만물, 우리들이 왔다가 돌아가는 것이 因緣의 法則이다.
싫은 사람(인연)이 갑자기 회사에 상사로 발령을 받아 왔다고 해서 그 인연을 원망한들 무슨 소용이 있
겠는가? 싫은 그 인연을 원망하고 미워하며 기분 나빠하면서, 회사를 욕하고, 그 사람(인연)을 욕하는
데 에너지를 낭비할 시간에, 오히려 ‘ok! 그럼 이제 무엇부터 시작해야하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하고 그 인연을 수용해서 내 내면의 변화를 시작하는 것이 더 지혜로운 선택일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인연)이 생겼다는 것은 곧 언제 떠나갈지 모를 사람(인연)이 생겼다는 것과 같다. 사랑의
달콤함과 이별의 슬픔과 아픔은 언제나 동전의 두 얼굴처럼 붙어다닌다. 사랑하다 헤어지는 것이야 당연
일이고, 사랑하는 사람(인연)과 결혼해 행복한 삶을 산다고 할지라도, 결국 죽음은 그 두 인연간의 사랑을
갈라놓고야 만다. 다만 죽음이라는 그 이별이 언제가 될지를 모를 뿐, 이별은 예약되어 있는 것이다.
모든 인연이 이와 마찬가지다. 한 번 내게 찾아온 인연은 반드시 떠나가고야 만다. 다만 그 인연이 언제
찾아올지, 언제 갈지를 모를 뿐, 그 인연이 내게 왔다가 가는 것은 내가 어찌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
내게 온 인연이 좋다고 그 인연을 붙잡을 필요도 없고, 그 인연이 나를 떠나간다고 해서 서운해 할 이유도
없는 겁니다. 이것이 인간이 삶, 세상, 현실을 살아가면서 중요한 핵심이다.
우주법계의 인연에 따라서 나를 찾아 온 모든 인연에 대해, 온 인연을 꽉 붙잡아 그 인연에 집착할 필요도
없고, 떠나가는 인연을 서운해하면서 더 붙잡아두려고 집착할 이유도 없는 것이다. 나를 떠나가는 그 인연
은 이미 떠나가기로 예정되어 있는 필연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 모든 것(인연)은 이처럼 생겨났다가 사라질
뿐이다. 그래서 이런 因緣法를 生死法, 生滅法이라고도 부른다. 이 세상 모든 것들, 우주삼라만상만물, 우리
들은 물거품 처럼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존재(인연)이라는 뜻이다.
眞理는 인연법, 생사법, 생멸법과 같이 이처럼 아주 당연하고 평범하다. 다만 사람들이 이처럼 당연하고 평범
한 眞理를 잘 이해를 하지 못하고 욕심으로 거스르려는 마음을 내게 되면서부터 괴로움이 시작되는 것이다.
한 번 찾아 온 인연은 언젠가는 반드시 떠나간다면, 더욱이 어떤 인연이 언제 올지, 언제 갈지 전혀 종잡을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어떤 인연에도 전혀 미련을 가질 필요가 없다. 물론 좋은 인연이 다가올 때
는 그 인연을 아름답게 쓰고 사귀면 된다. 사랑하는 사람(인연)을 마음껏 사랑해도 좋다. 돈(인연)을 벌었다
면 열심히 번 그 인연의 돈을 아름답게 즐겁게 누리며 써 보는 삶도 좋다. 건강한 몸(인연)이 왔을 때 그 건
강한 몸(인연)으로 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해보는 것도 좋다. 명예나 명성이라는 인연이 높아졌다면 그 기
쁨을 마음껏 누려도 좋다. 다만 좋거나 싫은 모든 인연들은 언제나 한 때일 뿐임을 확실하게 기억하라.
이 세상에 생겨난 그 모든 인연들은 우리가 모르는 어느 때에 갑자기 떠나갈 것이다. 전혀 예고도 없이
우리 곁에서 사라져 갈 것이다. 이 세상 모든 것들(인연들)이 이와 같기 때문에 언제 어느 때에 오고 갈지
모를 허망한 것들(인연들)에 執着하고 얽매일 필요가 전혀 없는 이유다. 어떤 인연에도 집착 없이 언제나
마음을 텅~비우고 살아야 하는 이유다.
그런데 이 인연법, 생사법, 생멸법에서 중요한 점은, 아무렇게나 제 멋대로 인연이 오고 가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우주법계 즉, 진리의 세상은 언제나 우리 모두, 우주만물을 위해서 최적화된 인연들만을 정확
한 때에 정확한 크기만큼으로 우리 모두 에게 보내주고, 그 인연들이 떠나갈 때가 되었을 때는 가장 적정
한 때에 그 인연들을 철수시킨다는 사실이다. 우주법계가 그런 인연들이 오고 가는 때를 결정하는 핵심은
‘자비’와 ‘지혜’ 이다. 모든 인연들이 우리 모두에게 오고 가는 이유는 우리 모두를 키우고 돕기 위한 자비
로운 배려로써 오고 가는 것이며, 그런 인연들을 통해서 우리 모두는 지혜를 배우고 삶을 성장시키며, 깨
달음이 무엇인지를 터득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智慧와 慈悲라는 宇宙的 因緣法, 生死法, 生滅法이
作動 하는 原理다.
그러니 이 놀랍고도 감사한 우주적인 인연법, 생사법, 생멸법 앞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모든 인연을 받아들이고, 그 인연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다. 다만 그 인연에 집착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법상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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