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애쓰지 않아도 이미 완벽한 삶
두 뺨 위로 간질거리는 아침 햇살이며, 저녁 산책 할 때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은 마치 靈魂까지 일깨워
주는 듯하다. 온갖 새들은 지저귀고 풀벌레들은 노래한다. 부드러운 숨은 가슴 속으로 들어오고 나가며
살아있는 生命을 연주한다. 매일 건강한 두 발로 숲속 산책길을 걸을 수 있다는 사실은 더없는 행복이다.
내가 이 세상, 이 현실, 이 삶을 억지로 유지하려고 애쓰지 않더라도 이 천지산하 大自然은 매일 매일
우리들에게 아름다운 四界節를 어김없이 선물 해 준다. 내일 아침 해가 뜨게 하기 위해 우리는 별다른
노력을 할 필요가 없다. 숨 한 번 들이쉬지 못하거나 내쉬지 못하면 죽고 마는 나약한 人間이지만, 들
숨으로 들어오는 맑은 空氣를 어떻게든 들이마시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
인간이 억지로 봄에 꽃을 피우려고 애쓸 필요도 없고, 하늘에서 비가 내리게 하려고 구름을 만들 필요도
없으며, 저 장대한 밤 하늘의 별과 은하수 조차 아무런 노력 없이 이 삶, 이 세상, 이 현실로 주어져 있다.
작은 들꽃 한 송이에서부터 저 광활한 宇宙에 이르기까지 一切 모든 것들이 調和롭게 共存하며 저절로
우주의 생명을 각각의 生命으로 꽃피워내고 있다.
모든 것은 이렇게 인간이 별도의 아무런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지금 여기 있는 이대로 놀랍게, 완벽하게
삶, 세상, 현실로 주어져 있다. 이처럼 無爲로써 주어진 삶을 지혜롭게 살아가려면 나 또한 無爲로써 살
아 가면 된다.
無爲란 함이 없이, 노력 없이도 이 세상 이 모든 것들이 저절로 이루어져 있다는 뜻이다. 宇宙大自然이
無爲로 이루어져 있듯이 그렇듯 人間 또한 無爲로 이루어진 存在다. 人間도 自然의 一部가 아닌가.
그러니 인간이 가장 지혜롭게 삶을 살려면 아주 自然스럽게, 저 宇宙大自然의 無爲行을 따르는 삶을
살면 된다.
없는 것을 더 많이 만들어내고 所有하려고 애쓰고 執着하기 보다는 自然스럽게 주어진 것들에 더 많이
感謝하고 누리고 만끽해 보라. 무엇을 하고도 ‘내가 했다’는 相을 내지 말고 이 세상 그 모든 것이 사실
은 온 우주만물이 동참해서 自然스럽게 저절로 이루어낸 것이라는 事實을 받아들여 보라.
人爲的으로 加工된 것보다는 自然스럽게 주어진 것을 가까이 해 보라. 인공적인 조형물 보다는 지금
여기있는 그대로의 自然과 더 많이 교감하고 가까이 해 보라. 헬스장을 찾기 보다 山 길을 걷고, 가공
식품을 먹기 보다는 自然 그대로의 먹거리를 가까이 하라.
일어나는 생각 마음 의식도 그저 自然스럽게 바람처럼 오고 가도록 놔둘 일이지, 억지로 무언가를 짜
내거나, 그 생각 마음 의식을 實體化하면서 거기에 힘을 실어주지는 말라. 그저 모든 생각 의식 마음
들이 흔적 없이 오고 가도록 내버려 두라. 인위적인 노력이 개입되는 有爲行 보다, 노력 없이 이미 완
벽하게 주어져 있는 이 세상, 이 현실, 이 삶을 自然스럽게 쓰고 사는 無爲行 속에 사실은 더욱 강력한
힘(대력)과 지혜(대혜)와 자비(대덕)이 깃들어 있다. 안 하는 듯 하지만 無爲行에서 모든 것이 이루어
진다.
사사로운 我相이 原動力이 되는 내 인위적인 노력이 없을 때, 宇宙 本然의 無限 動力이 삶을 運行한다.
아상이 없을 때, 대기대용(大機大用)의 無限 宇宙가 無限한 쓰임에 無限한 可能性을 열어두는 것이다.
대기대용이란, 말 그대로 이 宇宙는 無限大로 크나큰 無限 動力의 無限 生命의 機管 즉 大機로써 이
우주 전체를 한바탕의 한 쓰임으로 運行하는 大用을 이루어낸다는 뜻이다.
나도, 너도, 자연도, 하늘도, 우주도, 삼라만상 일체 모든 존재가 바로 이처럼 따로 따로 運行되는 것이
아니라 大機大用이라는 우주의 무한 동력 하나에서 同時에 運行이 되는 것이다. 緣起的으로 相互連結된
우주만물 일체 모든 존재가 서로 서로 톱니바퀴 아구가 딱딱 드러맞듯이 하나가 움직일 때 무한한 우주
가 동시에 움직이는 거대한 한생명의 기관인 것이다. 그러니 이 대기대용의 무한 우주의 운행을 외면한
채 나는 나대로 알아서 살겠다고 우기면서 인위적인 노력을 한다면, 거기에 무한동력의 힘은 끊기고 만다.
그러니 이 장엄하고 장대한 무한한 우주, 법계의 대기대용의 운행 법칙을 깨닫는 이라면, 자연스럽게
이미 완전하게 주어져 있는 이 우주 속에 녹아들어 전혀 힘들이지 않고 우주전체를 내어 쓸 수 있다.
-법상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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