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출범

'피의자' 이재용, 곧바로 조사실로 간 듯

장백산-1 2017. 1. 12. 17:33

연합뉴스

'피의자' 이재용, 차 한잔 못 먹고 조사실로 간 듯(종합)

입력 2017.01.12 15:38 수정 2017.01.12 15:42


특검 "박영수 특검, 이재용 안 만났다"
이재용 수사 상황 설명하는 특검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 국정농단 사건' 수사 특별검사팀 이규철 대변인이 12일 오후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수사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hkmpooh@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12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출석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차 한 잔도 마시지 못한 채 조사실로 직행한 것으로 보인다.

특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가 어떤 절차로 진행됐는지 묻자 "다른 피의자와 똑같이 진행됐고 출석해서 곧바로 조사가 시작된 거로 안다"고 밝혔다.

'조사 시작 전 박영수 특별검사와 면담했느냐'는 물음에는 "특별검사는 이 부회장을 만난 적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대답했다.

재벌 총수로 '중량감 있는 인물'인 이 부회장이 티타임도 없이 조사실로 바로 들어갔음을 특검이 시사하자 이를 두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최순실씨도 지난해 11월 처음 검찰에 출석했을 때 향후 조사와 관련해 20분가량 면담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13일 언론에 공개된 특검 영상조사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실제로 통상의 관례를 깨고 티타임조차 허락하지 않았다면 특검도 이 부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피의자인 이 부회장을 엄정하게 조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앞서 검찰이 지난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조사할 당시 본격적으로 조사하기 전 수사팀장이 우 전 수석에게 차를 대접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지나치게 저자세를 취한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취재진과 재벌 구속을 촉구하는 시민단체의 항의 속에 이날 오전 특검에 도착해 엘리베이터에 오른 이 부회장이 향한 곳은 17층과 19층에 있는 영상녹화조사실 중 한 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특검팀이 공개한 조사실을 보면 한가운데에 네 명이 마주 보고 앉을 수 있는 책상이 놓여 있다. 구석에는 PC와 프린터, 공기청정기도 각각 한 대씩 있다.

엘리베이터 탄 이재용 부회장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12일 오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출석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비선실세 최순실 일가 지원과 관련한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있다. xyz@yna.co.kr

PC 모니터 뒤편 벽면에는 가로 2m, 세로 1m쯤 되는 거울이 있다. 조사실에서는 거울로 보이지만 반대편 방에서는 조사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특수유리다.

이 조사실의 테이블에 특검팀과 이 부회장이 마주 앉는다.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의 '뇌물공여' 의혹 수사를 담당하는 수사팀장 윤석열(57·23기) 검사와 '대기업 수사 전문가'로 꼽히는 한동훈(44·27기) 부장검사가 직접 조사에 나섰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부회장은 윤 팀장과 한 부장검사의 앞에 변호인과 나란히 앉았을 것으로 보인다.

조사실에 들어간 변호인은 한 명이지만 삼성 측은 이미 특수통 출신 전직 검사장과 특검보 경력이 있는 변호인을 선임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조사가 영상녹화조사실에서 진행되는 만큼 양측이 주고받는 말은 모두 녹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녹화조사는 조사 과정에서 피의자 또는 사건 관계인의 인권침해를 방지하고 조사절차의 투명성 및 조사의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2004년부터 도입됐다. 현재는 전국 모든 검찰청에 영상녹화조사실이 설치돼 있다.

질문에 답하는 이재용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12일 오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출석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비선실세 최순실 일가 지원과 관련한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있다. 2017.1.12 xy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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