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미르재단 사태 처음 불거졌을 당시
최씨 · 박 대통령, 전화로 논의 정황
구교형·박광연 기자 입력 2017.02.07 06:01 수정 2017.02.07 09:35
[경향신문]
ㆍ전 포레카 대표 “지난해 7월 통화 들어” 검찰서 진술
ㆍ“최씨 평소와 다르게 통화 태도 공손…박 대통령 추정”
최순실씨(61·구속기소)가 지난해 7월 미르재단의 대기업 강제모금 사건이 처음 불거질 무렵 박근혜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인물과 전화로 대책을 논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6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최씨의 최측근인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47·사진)는 검찰 특별수사본부 조사에서 “(2016년 7월) 최씨가 전화 통화 상대방에게 ‘차은택 쪽 라인 때문에 일이 조금 생긴 것 같다. 그리고 차은택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라면서 ‘이 일과 관련해 ○○○ 회장에게 연락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당일 김 전 대표는 자신의 차량으로 최씨를 태워 이동하던 중 뒷자리에 있는 최씨의 통화를 들었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7월26일 TV조선은 “미르재단이 설립 두 달 만에 대기업에서 500억원 가까운 돈을 모았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모금에 개입했다”고 보도했다. 이튿날에는 재단 설립의 막후 실력자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8·구속기소)을 지목했다. 당시 언론에 최씨의 국정농단을 제보한 인물은 차씨의 추천으로 미르재단 사무총장을 지낸 이성한씨로 알려져 있다.
김 전 대표는 검찰에서 “최씨의 통화 상대방이 누구인지 확인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박 대통령일 것으로 추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1년반 동안 최씨를 봐왔지만 평소와 다르게 공손한 태도와 차분한 목소리로 전화받는 모습이 의외였다. 최씨가 높은 사람으로 생각할 사람은 대통령밖에 생각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또 “최씨가 내가 앞좌석에서 통화를 듣고 있다는 것을 인식했는지 ‘김 대표 밖에 나가 있어’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는 “최씨가 박 대통령과 통화할 때 ‘네, 네’라고 하면서 조용한 곳으로 가거나 자신에게 ‘자리를 비키라’고 했다”고 밝힌 차 전 단장 증언과 일치한다. 또 김 전 대표는 “한번은 KT 광고 수주 건과 관련해 실수를 저질러 훈계를 들었다. 그때 최씨가 ‘이번 일이 VIP(대통령)한테 얼마나 창피한 일인 줄 알아’라고 소리친 적이 있었다”면서 과거에도 박 대통령을 언급한 적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김 전 대표는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최씨의 조카 이모씨의 소개로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 포레카 대표가 됐다. 김 전 대표는 독일로 직접 건너가 지난해 10월24일 한 호텔에서 도피 중인 최씨에게 인터넷 전화기 2대와 휴대전화 1대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어 귀국해서는 최씨의 지시에 따라 컴퓨터를 폐기하는 등 증거인멸에 나섰다가 불구속 기소됐다.
<구교형·박광연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박근혜 정부 출범' 카테고리의 다른 글
朴, 崔를 주부로 알았다?.. 노승일 "崔, 두달이면 63빌딩 세워" (0) | 2017.02.07 |
---|---|
[단독] "K스포츠 특혜, 대통령 지시"..문건 입수 (0) | 2017.02.07 |
최순실 독일 인맥, 朴대통령 이종사촌이 뿌리 (0) | 2017.02.07 |
[단독]돈의 종착지는 독일 더블루케이였다 (0) | 2017.02.06 |
이재용 3차 독대서… 朴, 문화스포츠 지원 등 10개 사항 주문 (0) | 2017.0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