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뇌물 혐의 확인" 판단한 특검의 스모킹 건은?
심수미 입력 2017.03.06 22:46
보강수사 과정에서 안 전 수석 수첩 확보
최순실 "내가 위에다 전화를 하겠다"
[앵커]
방금 나온 얘기처럼 뇌물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삼성과 박근혜 대통령 측은 오늘(6일) 특검의 발표 직후 각각 보도자료를 내고, 혐의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렇다면 특검은 왜 "대통령 뇌물수수 혐의 확인"이라는 표현을 썼는지, 심수미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심수미 기자, 지난해 검찰 수사에선 대기업이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낸 돈을 '강요'에 의한 것으로 봤잖아요. 그런데 이걸 뇌물로 볼 수 있는가는 대가성 입증에 달려 있죠?
[기자]
네, 지난해 검찰은 대가성 입증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최순실씨와 박 대통령에 뇌물이 아닌 '강요' 혐의를 적용할 수밖에 없었던 건데요.
특검은 이재용 부회장이 박 대통령 임기 내에 승계 작업을 서둘러 진행할 목적이 있었고 박 대통령과 최씨가 이를 이용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앵커]
다시 말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해 대통령으로부터 정책적 특혜를 받았고 그게 대가성이라는 거죠?
[기자]
네, 특검은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해 지주회사를 만들어 세금을 덜내고 지배력은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합병해 지주회사를 만드는 동시에, 삼성생명을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최소화하려고 했다고 판단한 겁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혐의들이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 과정에서 오고 간 이야기에 바탕을 두고 있어서, 당초 입증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지 않았습니까? 실제 이 부회장의 1차 영장이 기각되기도 했고요.
[기자]
네, 1차 영장청구 당시에만 해도 특검이 뇌물의 '대가'로 지목한 건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점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보강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2월에 있었던 3차 독대 내용이 담긴 안종범 전 수석의 수첩이 확보가 된 겁니다.
[앵커]
여기에 금융지주회사 등 승계 작업 전반에 대한 대화가 담겨 있었던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2월15일 수첩을 보면 '금융지주회사-Global 금융-은산 분리'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박 대통령에게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도와달라"고 부탁했고, 박 대통령이 이를 안 전 수석에게 지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 도와 달라고 했다면, 박 대통령이 실제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내린 판단이었다고 주장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
[기자]
문제는 이같은 도움을 주겠다는 약속을 하는 동시에 최순실씨 측을 위한 승마 지원까지 압박했다는 점입니다.
박 대통령은 1차 독대 때인 2014년 9월 "삼성이 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아 달라"고 처음 말했는데요.
2차 독대가 있었던 2015년 7월엔 "도대체 지금까지 뭘 한 것이냐. 승마 유망주를 해외 전지 훈련도 보내고, 좋은 말도 사줘야 하는데 그걸 안하고 있다"면서 화를 냈다고 합니다.
[앵커]
그런데 승마 지원 부분도 문화 스포츠 육성을 위해서 한 말이었다, 이렇게 주장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런 주장을 정면으로 깨는 게 바로 특검의 공소장인데요. 박 대통령이 정유라씨 이름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던 사실도 드러나 있습니다.
세 번째 독대가 있었던 지난해 2월 "정유라를 잘 지원해줘 고맙고 앞으로도 계속 잘 지원해달라"고 말했던 겁니다.
또 이 자리에서 9억7600만원의 예산이 적힌 동계영재스포츠센터의 사업 계획안을 직접 이재용 부회장에게 건네면서 "추가로 후원을 해달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박 대통령은 계속 몰랐다는 주장을 펴겠습니다마는. 최순실 씨와 박 대통령이 삼성의 돈을 받는 데 마치 한 몸처럼 움직인 정황, 뇌물수수의 공범임이 명확히 드러난 진술도 처음 드러났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표적인 게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 진술인데요, 박 대통령이 삼성 측에 동계영재센터 지원을 당부한 건 원래 2015년 7월이었습니다. 그런데 삼성에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겁니다. 그러자 최 씨는 장시호 씨에게 "내가 위에다 한번 전화를 하는 게 낫겠다"라고 말을 했고, 곧바로 상황이 급변합니다.
박 대통령이 안종범 전 수석에게 "삼성이 영재센터에 5억원의 후원금 지원하도록 하라"고 지시를 했고요. 이후 삼성 측이 빠르게 영재센터와 협의에 나서, 10월 2일 5억 5천만원이 바로 송금됐습니다. 박 대통령과 이모 최씨가 한 몸으로 움직인 걸 장씨가 그대로 지켜본 겁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심수미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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