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출범

朴 영장청구서 보니..'최순실' 143차례 공범 거론

장백산-1 2017. 3. 29. 11:09

뉴시스

[단독]朴 영장청구서 보니..'최순실' 143차례 공범 거론

김승모 입력 2017.03.29. 09:17



1975년 최태민 목사 구국선교단 설립부터 등장
대통령직 인수위 꾸린후 국정 운영 깊숙히 개입
박 전 대통령 의상제작비 · 급여 등 3억여원 대납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최순실 의혹' 관련 대국민 사과 발표를 보고 있다. 2016.10.25. stoweon@newsis.com

【서울=뉴시스】김승모 기자 = 

30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61·최서원으로 개명)씨의 오랜 인연이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고스란히 기록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9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검찰은 박 전 대통령 구속영장 청구서에서 최씨를 '40년 지기'로 표현했다.

특히 검찰은 A4용지 9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에서 최씨 이름(최순실·최서원 포함)을 무려 143회나 거론했다. 사실상 박 전 대통령이 받는 모든 혐의에 최씨의 이름이 '공범'으로 함께 등장한 것이다.

검찰은 최순실씨의 부친인 고(故) 최태민 목사가 대한구국선교단을 설립한 1975년을 둘 만남의 출발로 영장청구서에 기록했다. 선교단은 1976년 구국봉사단, 1979년 새마음봉사단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당시 봉사단 총재는 박 전 대통령이 맡았고 최순실씨는 1979년 봉사단 산하 새마음대학생총연회 회장으로 등장했다.

이후 최씨는 1986년 육영재단 부설 유치원 원장으로, 1989년 박 전 대통령이 당시 이사장을 맡았던 한국문화재단 부설연구원 부원장으로 취임했다.

인연은 박 전 대통령이 정계에 진출한 1998년 4월 이후에도 계속됐다.

당시 보궐 선거에 당선, 국회의원이 된 박 전 대통령을 보좌한 이는 최씨의 전 남편인 정윤회씨다. 정윤회씨는 2014년에 불거진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의 장본인다.

최순실씨는 2012년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과 구체적인 선거전략을 세우는 것을 비롯해 이듬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범부터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지난해 10월까지 국정운영에 깊숙이 관여했다.

정호성(48·구속기소) 전 대통령비서실 1부속비서관을 통해 국무회의 자료나 공무상 비밀이 포함된 문건 등을 최순실씨가 건네받고 최순실씨 의견을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2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24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7.03.28. kkssmm99@newsis.com

박 전 대통령과 차명 휴대전화를 이용해 수시로 연락한 사실도 드러났다. 최씨는 이런 방법을 동원해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나 주미얀마 대사 등 정부 고위직 인사에 관여하고 정부 이권사업에 개입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 삼성동 자택에도 관여했다. 1990년께 박 전 대통령이 삼성동 자택으로 이사할 때 최씨는 자신의 어머니 고(故) 임선이씨와 주택매매 계약을 맺고 대금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1998년부터 직원을 통해 삼성동 자택을 관리했다. 박 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에는 대통령 관저나 이른바 '안가' 등의 인테리어 공사까지 대신했다.

검찰은 2013년부터 4년간 박 전 대통령 의상 제작비용을 비롯해 의상실 직원 급여 등으로 3억8000만원을 최씨가 대신 지불한 것으로 파악했다.

최씨는 청와대 주치의가 아닌 사설 의원이나 무자격 의료인 등을 소개해 비공식적인 의료행위를 받게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25일 대국민 담화에서 "최씨는 과거 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으로 지난 대선 때 주로 연설이나 홍보 등의 분야에서 저의 선거 운동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이나 소감을 전달해 주는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최씨가 어려울 때 도움을 준 40년 지기라는 것이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이 밝힌 40년 지기 인연으로 결국 구속될 위기에 놓였다.

cncmom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