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노승일이 공개한 최순실 '깨알지시 메모' 내용은
현일훈 입력 2017.06.07. 02:01 수정 2017.06.07. 11:13
노승일, "최순실이 코어스포츠 설립 주도한 증거"
흘려쓴 메모속 글씨체, 공개된 최씨 필체와 유사
최순실 변호인, "관계 없는 메모로 재판 진행 방해"
흘려쓴 메모속 글씨체, 공개된 최씨 필체와 유사
최순실 변호인, "관계 없는 메모로 재판 진행 방해"
국정농단 사건의 폭로자 중 한 명인 노승일(41)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이 최순실씨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로 최씨의 자필 메모를 공개했다.
7일 본지가 입수한 메모 촬영본에는 코어스포츠의 설립에 필요한 내용이 흘려 쓴 글씨와 또박또박 적은 글씨 등 두 가지 필체로 적혀있다. 노 전 부장은 이날 통화에서 "삼성그룹과의 승마 지원 용역 계약을 체결한 ‘코어스포츠’의 실소유주가 최씨임을 밝힐 자필 메모"라고 주장했다.
그는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씨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깨알 지시 메모'를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했다. 그동안 최씨는 검찰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독일에 설립한 ‘코어스포츠’(사실상 페이퍼 컴퍼니)와의 직접 관련성을 부인해 왔다. 노 전 부장은 "메모에 필기체처럼 알아보기 힘들게 적은 게 최씨 글씨고 또박또박 적은 게 내 글씨다. 필적 감정을 해도 된다"고 주장했다. 메모 촬영본 속 '흘려쓴 글씨'는 지금까지 공개된 최씨의 필체와 유사하다.
노 전 부장에 따르면 2015년 8월쯤 최씨가 자신에게 ‘메모할 것을 달라’고 해 수첩과 포스트잇을 주자 거기에 메모했다고 한다. 그는 “4장은 최씨가 직접 자필로 작성했고, 1장은 최씨의 지시를 받아 내가 메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공개한 첫 번째 메모에는 최씨 딸 정유라(21)씨가 2015년 독일에서 훈련했다는 ‘예거호프 승마장’과 관련한 관계자들의 명단과 연락처 등이 적혔다. 노 전 부장은 “최씨가 지시해 내가 받아적은 메모”라고 말했다.
노 전 부장은 이후 메모부터는 최씨가 직접 코어스포츠 설립 관련 업무를 구체적으로 지시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두 번째 메모에는 최씨의 등기ㆍ공증ㆍ스태프 구성ㆍ기구 편성표 관련 지시가 적혔고, 세 번째 메모에는 사무실 구성 관련 지시, 네 번째 메모에는 홈페이지 제작 관련 지시가 언급됐다.
다섯 번째 메모에는 최철 전 더블루K 대표의 전화번호가 적혀 있다. 노 전 부장은 “2015년 독일에 가기 전 최씨를 미승빌딩 옆에서 만났다”며 “최씨는 ‘독일에 가면 (코어스포츠) 법인을 설립해야 하는데 이 분(최 전 대표)에게 연락해 도움을 받으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검찰 측은 해당 메모에 대해 “삼성에서 직접 지원받은 페이퍼컴퍼니인 코어스포츠의 설립을 최가 주도하고, 노 전 부장 등으로 하여금 코어스포츠를 만들어 삼성에서 금전적 지원을 받았다는 걸 입증하기 위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최씨측은 "삼성 뇌물과 관계 없는 메모지로 노씨가 재판 진행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 측도 "메모 속 글씨가 실제 최씨의 필체인지 확인해야한다"고 반박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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