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 ‘작은 장례 문화 운동’ 결실 잇따라
최종수정 2017.05.31 09:38 기사입력 2017.05.31 09:38
저렴한 장례서비스 제공 상조업체 공개 모집.. 업무 협약도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지난달 서대문구 홍은동에 거주하던 김 모 씨(75)씨의 특별한 장례가 치러졌다.
김 씨가 생전 작성한 ‘작은 장례 실천 서약서’내용에 따라 장례 절차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김 씨가 작성한 서약서에는 ‘자녀들에게 장례비용으로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담겼다.
서약서 내용에 따라 수의는 고인이 평소 즐겨 입던 옷을 활용하고 관은 값비싼 관 대신 종이 관을 택했다.
김 씨는 또 생전 서약 내용을 자녀들에게 알리면서 서대문구와 협약을 맺고 있는 병원과 상조업체를 통해 장례를 진행하도록 당부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 평균 장례비용 1328만 원(2015년 한국소비자원 발표)의 45% 수준인 600여만 원에 장례를 치를 수 있었다.
비슷한 시기에 장례를 치른 이 모 씨(51)의 자녀는 “갑작스레 닥친 어머니의 별세에 정신이 없었지만 생전 작성해 놓으셨던 ‘작은 장례 실천 서약서’와 서대문구 협약 기관들을 통해 장례를 무사히 치를 수 있었다”며 감사의 전화를 구청에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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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구(구청장 문석진)가 허례허식과 보여주기식 장례문화 개선을 위해 지난해 초부터 추진해 온 ‘작은 장례 문화 확산 운동’이 이처럼 결실을 맺고 있다.
구는 ‘장례 문화 인식 개선 강연’을 열고 자신의 장례 절차를 유언으로 남기는 ‘작은 장례 실천 서약서 작성 운동’을 펼쳐 오고 있다.
서약서를 통해 값비싼 수의나 관 대신 평소에 즐겨 입던 옷과 종이 관을 선택할 수 있다.
또 장례 기간, 시신처리 방법, 부고 범위 등을 정할 수 있고, 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도 남길 수 있다.
서약서는 서대문구 각 동주민센터, 구청 복지정책과에 비치돼 있다. 구청 홈페이지(자주 찾는 정보→작은 장례식→작은 장례 실천 서약서 작성하기)를 통해 온라인으로 작성 후 인쇄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 1000여 명 주민이 이 서약서를 작성했다.
나아가 서대문구는 작은 장례 실천을 구체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지역 내 동신병원과 협약을 맺고 ‘작은 장례 실천 서약서’를 작성한 구민이 이 병원 빈소를 사용할 때 10% 할인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저렴하게 장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상조업체를 공개 모집하고 지난해 9월 3개 업체와 협약을 체결했다.
희망하는 서대문구 주민들은 이 업체들을 통해 시중 비용보다 50% 이상 저렴하게 상조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업체 명과 연락처 등 자세한 내용은 구청 홈페이지(자주 찾는 정보→작은 장례식)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석진 구청장은 “경제적 부담을 주는 장례문화를 바꾸는 것도 하나의 복지”라며 “서대문구가 시작한 이 운동이 우리나라 장례 문화를 개선해 나가는 데 작은 씨앗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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