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깬 삼성 임원 "최순실, 실세라고 들었다" 진술
나운채 입력 2017.07.31. 16:34
삼성 임직원들, 그간 진술 거부권 행사
황성수 前 삼성전자 전무, 피고인 신문
"정유라 승마지원, 최순실에 끌려 다녀"
【서울=뉴시스】나운채 이혜원 기자 =
삼성그룹의 최순실(61)씨 딸 정유라(21)씨 승마 훈련 지원과 관련해 황성수(54) 전 삼성전자 전무가 "결국 최순실씨 배경 때문에 끌려 다닌 것"이라고 피고인신문을 통해 말했다.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는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그룹 전 · 현직 임직원 5명의 뇌물공여 등 혐의 재판에서 이 같이 밝혔다.
'삼성 뇌물'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 부회장 등 피고인들은 그간 진행돼온 재판 과정에서 진술 거부권을 행사해 온 바 있다.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의 피고인 신문을 시작으로 이들은 처음으로 직접 본인의 입을 통해 입장을 밝히는 것이다.
2017년 7월 31일 이날 황성수 전 산성전자 전무는 박상진(64) 전 삼성전자 사장으로부터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의 뒤에는 최순실이라는 실세가 있다. 최순실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실세다"라는 말을 들었던 것 같다고 진술했다.
또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와 올림픽 훈련 지원 얘기를 나눌 당시 최순실씨 얘기와 또 '정유라라는 금메달리스트가 있다'라는 얘기를 들었다"라며 "그 친구(정유라)를 같이 지원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먼저 정유라씨를 넣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한 건가"라고 묻자,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는 "그렇다"라고 답했다.
특검팀은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에게 정유라씨의 승마 훈련과 관련해서 "최순실씨 측이 요구한 것을 삼성이 많이 들어준 부분이 있지 않은가"라고 물었다. 이에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는 "그런 부분은 있었다"라고 인정하고 "결국 최순실씨의 배경인 박근혜 전 대통령 때문에 그렇게 된 것 같다"라고 답했다.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는 "일련의 과정에서 최순실씨라는 실세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최씨를) 거슬리게 되면 더 나쁜 일이 회사에 생길 수도 있겠다는 염려가 있어 (최순실의 요구를) 들어줄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선 들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는 삼성그룹이 올림픽 승마선수 훈련 지원과 관련해 최순실씨가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코어스포츠와 계약을 체결한 점에 대해서는 "신생(회사)인 것은 중요한 게 아닌 것 같다"라며 "전문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등 (용역 계약을) 수행할 수 있는 회사라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상 과정에서 코어스포츠가 최순실씨 회사라고는 전혀 생각지 않았다"라며 "언급된 바도 없다"라고 덧붙였다.
삼성그룹이 최순실씨가 정유라씨의 말을 교환했다는 이른바 '말 세탁' 의혹에 대해서는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제안한 것"이라며 "실제 시행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라고 설명했다.
말 이름을 바꾼 점에 대해서도 "최순실씨가 먼저 바꿔도 되겠냐고 해서 삼성이 바꾸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특검팀이 "이유를 물어보지는 않았는가"라고 묻자,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는 "물어보진 않았다"라고 짧게 답했다.
한편 재판부는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에 대한 피고인신문을 마치는 대로 박사인 전 삼성전자 사장에 대한 피고인신문도 이어할 방침이다. 오는 8월1일에는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 최지성 전 삼성미래전략실 실장, 이재용 삼성 부회장 등에 대한 신문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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