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禪) 이야기] 060.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
-무슨 일에나 사로잡히지 않는 마음이 중요하다 (《金剛經》)|간화선(看話禪)
산빛노을(원광)||2018.11.28. 17:45 http://cafe.daum.net/okryunam/FIdg/1058
어떤 일이나 어떤 무엇에도 집착하지 않는 마음으로 일을 처리하라는 뜻입니다. 기뻐도 그 기쁨에 사로잡혀 집착하지 않고, 슬퍼도 그 슬픔에 사로잡혀 집착하지 않는 마음을 가지고 살라는 것입니다. 《금강경》에는 이런 말도 쓰여 있습니다.
"수행자는 이런 청정심(淸淨心 - 집착하지 않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모양, 소리, 냄새, 맛이나, 피부에 접촉되는 감촉이나, 마음의 대상(생각의 대상)에 집착하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된다."
또 응생무소주심(應生無所住心) ― 마음이 한 군데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 여기서 "주(住)"란 마음이 한 곳에 머물러 있는 것, 즉 한 곳에 집착하는 것을 뜻합니다. 이 집착하는 마음은 미혹한 어리석음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입니다.
응무소주 이생기심 이 가르침은 듣거나 읽어서 이해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지식의 수준을 넘어서야지만 깨우칠 수 있습니다. 분별하는 마음, 생각으로는 알 수 없는 말입니다.
달마(達磨)의 선(禪)을 이어받은 6대 조사 혜능(慧能) 선사(713년 입적)는 중국 광동성의 시골 가난한 시골에서 태어났습니다. 글을 배울 처지가 되지 못하여 날마다 산에 가서 나무를 해다 장에 가 팔아서 생계를 유지하고, 늙은 어머니를 봉양했습니다. 그는 어느 날 무심코 거리에서 스님이 "무슨 일에나 사로잡히지 않는 마음이 중요하다(應無所住而生其心)"는 말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스님으로부터 그 말이 《금강경》에 있으며 홍인(弘忍) 선사(당나라 고승 674 입적)가 이 경(經)을 강론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는 이 말을 듣고, 집을 나와 그 강론 ― 견성성불(見性成佛) ― 을 듣고 싶었으나, 늙은 어머니를 혼자 집에 두고 떠나는 것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런데 마침 이웃에 살고 있는 친절한 사람이 노모를 돌봐 주겠다고 하여 안심하고 홍인 선사에게 가서 수행을 계속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응무소주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의 실상을 깨우쳤습니다. 이것을 알게 된 홍인 선사가 어느 날 밤에 그를 자기 방으로 은밀히 불러, "마음을 알지 못하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워도 아무 소용이 없고, 마음을 분명히 알면 부처가 될 수 있네."하고 선법(禪法)을 전수했습니다. 그 후로 이 말을 선(禪)에서는 중요시하게 되었습니다.
도원(道元) 선사는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을, "물새는 물 위를 헤엄쳐 가도 물 위에 흔적을 남기지 않지만, 가는 길은 잊지 않나니" 하고 읊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시인은, "집착을 버리면 꽃은 다 내 것이어라" 하고 노래했습니다.
'자기계발과 마음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깨달음의 길 (0) | 2018.11.29 |
---|---|
오온무아사상(五蘊無我思想)의 현대적 의의 (0) | 2018.11.29 |
애착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0) | 2018.11.28 |
원만한 깨달음의 도량은 어디에 있는가? (0) | 2018.11.28 |
" 나는 오고 감, 생과 사를 넘어섰다" (0) | 2018.1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