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과 마음공부

물속에 비친 달그림자를 건지려 하는가

장백산-1 2018. 12. 7. 13:28

물속에 비친 달그림자를 건지려 하는가


깨달음을 열심히 구하는 사람에게 깨달음을 구하는 그 행위는 놔두고 구하는 깨달음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잘 모르겠다고 합니다. 도를 꾼준히 닦는 사람에게 도를 닦는 그 일은 놔두고 얻으려는 도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잘 모르겠다고 합니다.


대체적으로 사람들은 깨달음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도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막무가내로 깨달음, 도를

찾아 구하느라 방황하고 기다립니다. 그러나 깨달음, 도라는 것은 깨달음, 도가 아니라 그 이름이 깨달음,

도일 뿐입니다. 깨달음, 도라는 이름은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서 내가 경험하는 일과 별개로 따로

존재하는 고정된 실체가 있는 어떤 것이 아닙니다.


깨달음, 도, 진정한 하나는 영원히 분별이나 분리가 없는 채로 하나여야 해서 지금은 없고 나중에 얻을 수

있는 어떤 것이 아닙니다. 깨달음, 도, 진정한 하나, 진리는 무시무종으로 영원히 언제나 어디서나 시간과 

장소에 제약이 없이 변함없이 충만해 있어서 내가 깨달음을 터득해서 내 삶이 달라졌을 때 찾아오는 어떤

것이 깨달음, 도, 진정한 하나, 진리가 아닙니다. 


깨달음, 도, 진정한 하나, 진리에 대해서 가르치는 말을 흔히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에 비유합니다. 진정 

우리가 얻어야 하는 것은 달이지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방편)에 집착해서는 달을 얻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비유의 말도 잘못 이해하면 달과 손가락이 따로 따로 있다고 보고, 진리에 대해 가르치는 말(방편)은

버리고 말이 아닌 진리를 따로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깨달음, 도, 진정한 하나, 진리, 불성, 본성, 부처를 비유하는 달은 어떤 것의 이름이 아니지만, 모든 일이 

달을 가리킵니다. 만약 자신의 행동와 생각과 느낌과 여러 가지 경험 가운데 행동과 생각과 느낌과 경험에 

사로잡혀 집착하지 않는다면 한결같은 달일뿐이고 도일뿐이고 깨달음일 뿐이고 진정한 하나일 뿐입니다.


그래서깨달음, 도, 진정한 하나, 진리, 불성, 본성, 참나, 부처를 비유하는 달은 따로 있는 어떤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손가락이 바로 달인 겁니다. 여기서 말하는 손가락은 모양이 정해진 손가락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바로 지금 이것'이다 라는 말을 듣더라도 그 말에 떨어져 '바로 지금 이 순간 이것'을 

염두에 둔다면 손가락에 집착하는 것이지만,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 이것'이라는 말에 사로잡혀

그 말에 집착하지 않으면 '바로 지금 이것이다'하든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 이것'이라 하든 온갖 

말을 하든 말을 하는 이 자체가 '이것', 깨달음, 도, 진정한 하나, 진리, 불성, 본성, 부처, 참나,입니다. 


깨달음, 도, 진정한 하나, 진리, 불성, 본성, 부처, 참나, 본래면목 등의 이름은 모두 물속에 비친 달의 그림자

같은 가짜 이름일 뿐입니다. 물속에 비친 달의 그림자는 환상 환영 허깨비 같은 것이어서 진짜 달이 아닙

다. 그러니 깨달음, 도, 진리, 진정한 하나, 본래성품, 본래면목, 참나, 부처, 불성이 실체적으로 따로 실제로 

있어 그것을 구하려 한다면 이런 노력은 물속에 비친 달의 그림자를 건져올리려는 것처럼 허망한 짓입니다.


아무리 물속에 비친 달의 그림자를 건지려 해도 건질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놀라운 점은 사람들

이 계속해서 물속에 비친 달의 그림자를 건져올리려고 물을 들어올려서 물만 만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사람들이 사는 모든 모습이 물속에 비친 달 그림자를 건져올리려고 허망하게 물을 들어올려 물만 만지는 

것과 똑 같습니다. 사람들은 물속에 비친 달의 그림자인 재물을 건지려 하고 명예를 건지려 하고 사람을 

건지려 하고  물속에 비친 온갖 것들을 건지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이 실체가 없는 것들이어서 그것들을 

잡았다 하면 사라져버려 없고 그것들을 계속 유지하려 하면 금방 변해버립니다. 그러나 그런 실패의 연속, 

허망함, 좌절 속에서도 변함없는 것은 물속에 비친 달의 그림자는 건져내지 못하면서도 언제나 늘 물을 

들어올려 물만 만지는 경험을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사람들이 지금 경험하는 모든 생각과 말과 행동하는 모습이 물속에 비친 달의 그림자를 가리키는 손가락,

방편입니다. 우리들이 지금 경험하는 모든 일이 물속에 비친 달 그림자입니다. 손가락과 달은 둘이 아닌 

하나이고, 물속에 비친 달의 그림자는 물과 둘이 아닌 하나입니다. 시계가 째깍거리는 소리(손가락)가 달

이고, 눈앞의 컵(달그림자)이 물입니다. 일어나는 생각이 달이고, 느껴지는 감촉이 물입니다. 어떤 모습이 

펼쳐지든지 간에 모든 모습이 한결같은 일입니다. 따로 도를 구한다면 도에서 멀어지지만, 어떤 삶의 현장

에 놓여있든 삶의 현장이라는 그 모습에 속지만 않는다면 그것이 도, 깨달음, 진리, 진정한 하나, 참나, 

불성, 본성, 본래면목, 부처입니다.


도, 깨달음, 진리, 진정한 하나, 참나, 불성, 본성, 부처, 본래면목이라는 이름을 찾기 위해서 특별히 목표를 

세워 어딘가로 가야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름이 본래 이미 완전하게 도달한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

에서 우리들 모두가 털끝만큼도 부족함 없이 그 이름을 누리고 있다는 사실에 눈을 떠야하는 것입니다.


도, 깨달음, 진리는 배워서 닦아서 이루는 것이 아니라, 본래 이미 완전하여 티끌만큼도 부족함이 없다는 

사실에 눈을 뜨는 것입니다. 도는 닦는 것이 아니라 닦을 도가 없다는 사실에 눈을 뜨는 것입니다. 그래서

깨달음을 잊어버리고 싶어도 잊어버릴 수가 없고, 도도 없고 도를 이루려는 사람도 없다는 사실에 밝아져서

모든 장애가 사라지는 일이 어렵습니다.


-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