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게(臨終偈)
꿈 같고 허깨비 같고 그림자 같고 허공 꽃 같은 육십칠 년의 세월,
백조 물위에서 날아가고 물안개 걷히니 가을 물이 하늘에 닿았네.
夢幻空花 六十七年 白鳥煙沒 秋水天連
몽환공화 육십칠년 백조연몰 추수천련
-『천동굉지(天童宏智) 』-
천동굉지(天童宏智, 1091~1157) 선사의 임종게다. 죽을 때 남기는 임종게로서는 빼어나다.
인생, 삶, 세상을 어떻게 살았던 간에, 그 인생을 마감하는 날 인생을 되돌아보면 그럴 것이다.
철없던 어린 시절, 그립고 아쉽고 가슴 조이고 불 같던 젊은 시절, 장성하여 천하를 호령하고
세상을 휘어잡을 것 같았던 당당한 중년의 시절, 다 늙어 모든 것을 내려놓은 노년 시절 모두가
지금 이 순간 돌이켜 보면 꿈이고, 허깨비고, 그림자고, 허공꽃 같은 인생이었으리라. 그럼에도
기를 쓰고 애를 써서 허깨비 같은 인생을 붙잡고 안달하며 어찌할 줄 몰라하던 지난 세월이었다.
육십칠 년의 세월이라는 인생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백조 물위에서 날아가고 물안개 걷히니 가을 물이 하늘에 닿았네.”이다.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으로 표현하였다. 맑고 깨끗하다. 물을 뿌리고 비로 쓴 듯하다.
지난 인생을 표현하는데 이보다 다시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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