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종료]
BBC "한일 반목, 2차대전 당시 日행동에서 기인"
입력 2019.08.23. 11:32 수정 2019.08.23. 12:10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영국 BBC방송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로 이어진 한일 갈등의 배경을 집중 조명하면서, 양국의 뿌리깊은 갈등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저지른 행위에서 비롯됐다고 보도했다.
BBC는 22일 '한국과 일본의 반목을 설명한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파기 결정을 계기로 한국과 일본 사이에 고조되고 있는 갈등의 역사적인 요인을 들여다봤다.
BBC는 우선 한국이 해당 협정을 연장하지 않기로 한 것은 일본 정부가 수출 절차상 우대국에서 한국을 제외하고 반도체 소재 등에 대한 수출규제를 시행한 뒤 나왔다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는 이런 조처가 양국 사이의 안보협력 환경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했다며 지소미아 종료를 선언했고,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지역의 안전보장 환경을 완전히 오판한 대응이다. 극히 유감이다"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BBC는 해당 협약이 북한 미사일 활동 감시 등과 관련해 3년 전 체결됐으며 미국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일 양국의 갈등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행동에서 기인한다고 밝혔다.
당시 일본은 수만 명에서 일각의 주장으로는 20만명에 이르는 아시아계 여성을 종군위안부로 동원했는데, 이중 다수가 한국인이었다고 BBC는 설명했다.
또한, 일본이 1910년 한국을 병합해 식민지로 삼은 이후 한국인 남성 수백 만명도 강제징용을 당했다고 덧붙였다.
양국 관계는 종전 20년 만인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을 통해 정상화했다.
BBC는 당시 일본이 한국에 수억 달러 규모의 차관과 지원금을 지급했으며 이런 "경제협력" 자금 공여를 통해 전후 배상 관련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는 것이 일본 측의 주장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한국 국민은 한일 청구권 협정 결과에 깊은 불만을 가져왔으며 민주화 이후 이런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고 BBC는 평가했다.
BBC는 이런 현상을 보여주는 사례로, 27년째 매주 수요일마다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진행돼 온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를 꼽았다.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이 징용 피해자에게 배상하라는 한국 대법원 판결 이행을 거부한 것과 관련해선 이 문제로 많은 한국인이 분노했고,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벌이거나 자기 소유 일본 차를 망가뜨리는 사람도 있다고 소개했다.
BBC는 2015년 한일위안부 합의로 일본 정부가 사과하고 한국이 요구한 금액인 10억엔(약 113억원)을 출연해 피해자를 지원하기로 했을 때도 관련 운동가들이 사전에 상의되지 않은 합의라면서 거부한 사실도 전했다.
BBC는 이어 2017년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은 위안부 합의 결과가 변경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면서 "어느 나라도 굽히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역사적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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