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독재자 전 프랑코 국립묘지서 44년만 이장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스페인 독재자 프란시시코 프랑코의 유해가 국립 묘지에서 파헤쳐져 마드리드 인근 일반 묘지로 이장됐다.
스페인 정부는 24일(현지시간) 프랑코 전 총통이 1975년 사후 영면해 있던 '전몰자의 계곡' 특별묘역에서 유해 이장 작업에 나섰다. 경찰의 엄중한 경비속에 치러진 작업에는 법무장관과 법의학 전문가, 목사와 유족 22명 등 극히 일부 관계자들만의 입장이 허용됐다.
파헤쳐진 프랑코의 유해는 헬기편으로 마드리드 북부 엘파르도의 민고루비오 묘지로 옮겨졌다. 이 곳에는 그의 부인 카르멘 폴로가 안장돼 있다. 프랑코 전총통은 부인 옆에 묻힌다. 이날 이장이 진행되는 엘 파르도 묘지에는 프랑코 지지자들이 모여 작업을 지켜봤다.
1892년 엘페롤 출생인 프랑코는 사관학교 졸업후 반정 쿠데타로 군부 실세가 된후 1939년 스페인 내전서 승리하며 스페인 최고통치권자로 떠올랐다. 파시스트 팔랑헤당 1당 독재를 시작한 프랑코 총통(엘카우디요)은 1966년 종신 총통에 오른후 숨질 때까지 스페인을 철권 통치했다.
한편 '전몰자의 계곡'은 좌우익간 2년반여에 걸쳐 치열히 전개된 내전 희생자 4만여명이 묻혀 있는 국립묘지같은 곳이다. 프랑코 전 총통은 이 곳에 흰색 화강암으로 지어진 바실리커 모양의 특별묘역에 모셔졌다.
이후 이 곳은 과거 프랑코 시대에 대한 향수가 큰 극우주의자들에게 성지가 돼왔다. 반면 그에 의해 희생된 좌익계는 가해자와 함께 묻힌 사실이 부끄러웠다. 프랑코 생전 지어진 전몰자의 계곡 조성 공사에는 좌익계 포로들이 동원되기도 했었다.
전 독재자 프랑코에 대한 평가는 줄곧 스페인 사회를 가르던 최대의 이슈였다. 이에따른 국립묘지에서의 퇴출 문제도 정권마다 달리 해온 사회적 쟁점이다.
현 페드로 산체스 사회당 정부는 결국 44년만에 이장을 최종 지었다. 유족및 지지층들의 거센 반발속에 대법원 판결까지 걸쳐 종지부를 찍었다.
산체스 총리는 이날 "(이장이) 존엄과 기억, 속죄, 그리고 스페인 민주주의를 위한 위대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be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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