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 체험하기
어떤 상황에서 대상을 접할 때마다 사람 마음은 끊임없이 계산기를 두두리고 있다. A에서 B에 이르고
싶고, 그 욕망이 아주 크다면 A에서 Z까지 단숨에 이르고 싶어 한다. 그런데 수행은 A에서 A에 이르는
것에 관한 일이다. 수행자라면 지금 이 순간에 확장성 있게 접근하면서, 지금 이 순간에 일어나고 있는
일을 그 영역 가득히 체험해야 한다.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를 어떤 목표에 다다르는 수단이나 디딤돌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내가 A라는 순간에 이것을 한다면, B라는 순간에는 행복하겠지'라고 엄청 잘못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행에서는 지금 여기 매 순간순간이 수단이자 목표이자 목적지이다. A라는 지금
이 순간의 요체는 그저 A라는 지금 이 순간일 뿐이다. A라는 순간보다 좀 더 성취감을 느낄 것이라
는 B라는 순간은 절대로 없다. 지금 여기 매순간만이 절대적 진실(眞實)이다.
붓다의 가르침은 깨어남이나 해탈에 관한 것이고, 깨어남이나 해탈은 어떤 목표처럼 들린다. 그러나
깨어남이나 해탈에 다다르는 유일한 길은 당신이 지금 이 순간 있는 곳에, 절대적으로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현존(現存)하여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충만하게 있는 것 뿐이다.
사람들은 살면서 종종 이것 저것에 대해 느낌이 든다. 이것이 여기 있지 않다면 난 행복할 텐데. 내가
두렵거나 화가 났거나 외롭지만 않다면, 설거지를 해야 하는 것만 아니라면, 혹은 쓰레기를 내다 버려
야 하는 것만이 아니라면, 혹은 내 수입에 대한 소득세 계산을 해야 하는 것만 아니라면, 늙지만 않았
다면, 아프지만 않다면, 언제가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만 아니라면 행복할 텐데 등등... 하지만 그런
일들은 그때 거기에 있을 것들이 아니라 바로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있다. 이것이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 있는 그대로의 상황이다. 그중 어떤 것도 수행을 못하게 하지도 않고 행복한 것을 가로
막지도 않는다. 당신이 지금 여기 이 순간 이 자리에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가지고 어떻게 하느냐 하는
것이 수행을 하냐 못하냐, 행복하냐 불행하냐는 차이를 만들 뿐이다.
할 일은 항상 똑같다. 완전히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에 몰입하라. 친밀해져라.
- 래리 로젠버그-
'삶의 향기 메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구니(魔軍) (0) | 2019.12.27 |
---|---|
마음에 주는 좋은 약, 마음의 고요 (0) | 2019.12.27 |
성탄 기도 (0) | 2019.12.24 |
빅터 프랭클의 삶의 의미 (0) | 2019.12.24 |
아침을 여는 동해의 해돋이 (0) | 2019.1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