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를 묶었나? - - 월호스님
설령 바람을 얽고 허공을 붙든다 해도 '이것'이야말로 어떻게 속박할 수 있으랴? -무의자-
자승자박(自繩自縛)입니다. 아무도 나를 묶어 결박하지 않았건만 스스로 묶여있는 것이지요.
분별 망상 번뇌라는 실체가 없는 허망한 생각, 환상(幻想)을 꽉 움켜쥐고서 ‘내 것’이라 생각합니다.
분별 망상 번뇌는 ‘내 것’이 아닐뿐더러 실체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거울을 보듯 영화를 보듯 강 건너 불구경하듯 분별 망상 번뇌를 직면해서 관찰하면
분별 망상 번뇌는 소리소문 없이 금방 사라져버립니다.
분별 망상 번뇌가 올라올 때 그것들에 닉네임을 붙여서 연습하면 훨씬 효과적입니다.
월호라는 육근(六根)의 무더기가 근심 걱정하고 있구나!
월호라는 육근의 무더기가 화를 내고 있구나!
월호라는 육근의 무더기가 늙어가고 있구나!
월호라는 육근의 무더기가 병들어 아파하고 있구나!
월호라는 육근의 무더기가 서서히 죽어가고 있구나!라고 연습하는 겁니다.
육근(六根)이란 눈(眼)· 귀(耳)· 코(鼻)· 혀(舌)· 몸(身)· 뜻(意)이라는 여섯 감각기관을 말합니다.
근심 걱정하고, 화를 내고, 늙고 병들어 죽는 것은 월호라는 육근의 무더기일 뿐, 정작 몸과 마음,
즉 육근(六根)을 관찰하는 관찰자(觀察者)는 몸과 마음인 육근에 묶이지 않는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같은 사실을 깨우치는 것이 생사를 초월하고 현실을 담담히 지혜롭게 살 수 있는 비결입니다.
그리고 이같은 사실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주는 것이 최상의 자비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 방법을 통해 몸과 마음의 속박에서 해탈하기를!
온갖 티끌 숫자 세고, 바닷물을 다 마시고, 허공의 무게를 달 수 있고, 바람 또한 묶는다 해도
이같은 사실을 사람들에게 전해주는 공덕은 이루 말할 수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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