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메일

"스님은 왜 자꾸 사람을 다람쥐하고 비교하세요?"

장백산-1 2020. 6. 22. 13:35

"스님은 왜 자꾸 사람을  다람쥐하고 비교하세요?"

▒ 문 : 스님 법문을 듣다 보면 종종 "저 산 속의 다람쥐는 나무가 높다고 불평을 할까?" 그러시는데
제 생각에는 다람쥐도 불평을 할 수 있는데.. (대중들 웃음)
왜 자꾸 다람쥐하고 사람을 비교를 하실까, 그런 생각이 들곤 합니다.


▒ 답 : ㅎㅎ 다람쥐도 힘들겠다, 불평할 거다 하는 이거 다 자기 생각에 그런 거지, 다람쥐는 그런 
생각 안 해요.
(정말 안 할까요?) 안 해요!! ㅎㅎ. 다람쥐는 힘들면 '괴롭다' 안 그러고, 힘들면 나무에 안 올라가요.
육체적으로 지치면 나무에 올라가는 걸 그냥 그만 해요. 쉬어요.

소가 풀을 뜯어먹을 때 '아, 빨리 먹어야지' 하고 막 서두를까? 안 해요. 그렇다고 소가 풀 뜯는 거 
귀찮아 하면서 억지로 하지도 안아요. 그냥 천천히, 꾸준히 뜯어먹는 거예요. 애도 안 쓰고, 게으름도 
안 피우고.. 자연 생태계의 이치가 그래요.

산 속의 짐승들도 적이 나타나면 급하고 조마조마하고 그러지만, 그때뿐이에요. 위기에 처했을 때만 
딱 긴장하고 그 순간만 지나가면 그만인데, 사람들을 명상하라고 가만히 앉혀 놓아도 초조하고 불안
하고.. 그러잖아? 이게 문제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여러분이 다람쥐보다 못하니까. 사람이 다람쥐보다 
나아야 하는데 지금은 다람쥐 만도 못하니까..'아이구, 다람쥐도 안 그러는데 사람들은 왜 그러고 있나?'
토끼도 안 그러는데 사람들은 왜 그러고 있나?' ㅎㅎ 그래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인간의 정신작용이 굉장히 고도화되어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건 마치 핸드폰 성능이 발전하면서 
부작용도 생긴 것처럼 그렇게 인간의 정신작용에도 부작용이 있습니다. 미워하고, 원망하고, 초조해 
하고 그러는 겁니다.

그런데 짐승은 배 고프면 자기 먹는 데만 신경쓰지 남들 신경쓰나? 안 쓰지만, 사람은, 자기는 배가
고파도 먼저 남을 도와주는 사람도 있잖아요? 이런 것은 긍정적인 면입니다. 짐승보다 나은 거죠.
그러나 짐승은 자기 배 부르면 옆에 사냥감 있어도 안 죽이는데 사람은 풍족하게 가지고 있으면서도 
더 얻지 못 해 더 갖지 못해 욕시무리고 안달 하고, 굶어 죽는 사람이 있어도 외면하기도 하는데, 
이런 것은 짐승보다도 못한 면입니다.

이렇게 인간의 고도화된 정신작용은 좋은 점과 부작용이 있는데 미워하고, 원망하고, 초조해 하고.. 
이런 분별 망상 번뇌는 부정적인 것이고, 서로 나누고 도와주고.. 하는 것은 짐승보다 나은 것입니다.

그러니까 자기가 짐승보다 못하면 짐승수준 만큼은 되어야 하고 짐승수준이 되었으면 안주하지 말고, 
그보다 나은 수준으로 가야 합니다. 그래서 다람쥐 비유를 하는 겁니다. 아시겠어요? (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