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나는 이유와 분별심 / 법륜스님
화가 나는 이유를 잘 관찰해보면 내 마음속에
‘내가 옳다’는 고집스런 생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잘난 내가 보기에 나보다 못난 다른 사람이 내 마음에
안 들기 대문에 화가 나는 것이지요. 이런 느낌 감정은
나의 내면에 깊이 깔려 있기에 쉽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가족처럼 가까운 사람들 사이에서는 무의식 속에 잠재
되어 있다가 나도 모르게 부지불식간에 튀어나옵니다.
사람들이 화를 벌컥 내고 난 다음에 흔히 하는 말이 있지요.
“나도 모르게 그랬다.” “습관적으로 그랬다.” “무의식적으로 그랬다.”
이런 말 이게 무슨 의미일까요?
감정이란 무의식에서 나오는 습관화된 반응일 뿐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이 말을 선뜻 수긍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화를 낼 만한 상황
이었으니까 화를 벌컥 냈죠라고 말하지요.”
그런데 잘 살펴보면 ‘화를 낼 만한 상황’이라는 기준 자체가
객관적이지 못하고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기준입니다. 이같은
자기중심적인 기준은 각자 살아온 환경과 그 안에서 축적된 경험
그리고 그 과정에서 형성된 가치관이나 관념에 따른 것이니까요.
말로는 자기중심적인 기준이 객관적이고 공정하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내 생각이고, 내 취향이고, 내 기준에 불과합니다.
화가 난다는 건 누구의 잘못이 아니라, 내가 옳고 네는 틀렸다는
내 분별심 때문에 일어나는 감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사건건
옳고 그름을 가리려는 분별을 하는 마음의 습관이 내 안의 도화선에
자꾸만 불을 댕기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