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음식>
아침은 신선이 먹고, 점심은 인간이 먹고, 저녁은 귀신이 먹는다는 말이 있다.
[이길우의 人사이트] 방랑식객 임지호 쉐프 60평생 방랑 .. 내 요리에 내 삶이 들어있다
방랑식객 임지호 쉐프 .. 3살 때 돌아가신 어머니 흔적 찾아 전국 유랑
벼룩나물 · 소리쟁이 .. 자연이 제공한 모든 들풀을 식재료로 사용
'자연음식연구가' 임지호씨가 뉴스1과의 인터뷰를 앞두고 포즈를 잡았다. 2011.1.11© 뉴스1 이길우 객원대기자
(서울=뉴스1) 이길우 객원대기자 = 임지호 그는 길에서 요리를 배웠다고 했다. 들에 피는 모든 야생 들풀이 그의 손을 거치면 의미있는 먹거리가 됐다. 맛이 있다는 표현보다는 의미있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왜냐하면 임지호 그는 모든 들풀에 신(神)이 머물러 있고, 신(神)이 머물러 있는 모든 들풀로 만든 음식은 숭고한 신(神)의 의지(意志)를 담아낸 것이라고 했다. ‘벼룩나물’이라는 들풀이 있다. 벼룩만큼 작은 꽃과 잎새를 지닌 논두렁에 나는 들풀이다. 바쁜 농사철, 벼룩나물은 반찬거리가 궁한 시골 아낙네들의 반찬거리가 됐다. 임지호 그는 벼룩나물로 쌈밥과 국수를 만든다.
‘소리쟁이’라는 흔하디 흔한 들풀도 있다. 꽃대를 타고 촘촘히 박힌 열매 속의 씨앗이 바람결에 달그락거린다고 해서 붙힌 이름이다. 임지호는 '소리쟁이'를 ‘땅의 미역’이라고 한다. '소리쟁이' 들풀에는 약(弱)한 독(毒)이 있기 때문에 살짝 데쳐서 된장국을 해 먹는다. ‘방랑식객’, ‘자연요리연구가’, 자연음식연구가' 라는 별명이 붙은 임지호(65) 요리사에겐 자연(自然)이 인간에게 선물한 모든 식물이 식재료이다. 그에겐 ‘방랑’이 남다른 의미가 있다. 10살때 가출해서 전국을 떠돌았다. 그런 방랑벽은 60살 때까지 소멸되지 않았다. 그런 방랑의 과정에서 요리로 삶을 노래했다. 그래서 그가 요리한 음식에는 삶의 진한 맛이 배어난다.
‘자연요리연구가’ 임지호의 호는 산당(山堂)이다. 산에 지은 집 산당(山堂). 60평생 전국을 방랑했기에 기둥이 단단한 집을 산에 짓고 싶었을까? 지난 11일 강화도 외포리 바닷가에 있는 그의 음식점 ‘산당’에 찾아가 그를 만난 이유는 그의 표정에서 언뜻 언뜻 스치는 애잔함의 정체를 알고 싶어서였다. 결국 그와 나눈 대화의 80%는 요리(料理)가 아니었다. 철학(哲學)이었고, 삶의 이치(理致)였다. 아마도 임지호는 오랜 방랑을 통해 요리(料理)만 배우고 익힌 것이 아니라 도(道)를 깨친 것 같았다. 티를 내지 않고 속세에 묻혀 사는 득도(得道)한 도사(道士)의 생각(意)과 말(口)과 행동(身)을 마주한 느낌이었다.
임지호 그는 요리뿐 아니라 그림에도 깊은 조예가 있는 화가이기도 하다. 그의 식당 2층에 있는 화실에 걸려있는 그림을 보면 그가 얼마나 자유(自由)로운 영혼(靈魂)인지를 짐작하게 한다.
◇ 요리와 그림은 쌍둥이…색채 구도 구상 추상, 모두 요리에 적용 “임지호 그의 요리뿐 아니라 그의 그림도 인상적이다. 요리와 그림은 어떤 연관성이 있나?“ - 같다. 색채, 구도, 구상, 비구상, 추상 등 그림의 요소가 요리에 그대로 적용된다. 색채, 구도, 구상, 비구상, 추상 등을 캔버스에 구현하면 그림이고, 접시에 구현하면 요리이다. 임지호는 비록 그림 그리는 것은 정식으로 배우지 않았지만 지난 20년간 그림을 그렸다. 뉴욕과 싱가포르, 도쿄 등지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식재료가 갖고 있는 파장(波長)과 에너지(energy)를 느끼고, 그 파장(波長)과 에너지(energy)를 향기(香氣)와 맛(味)과 음식(飮食)으로 사람들에게 전하는 것이 요리(料理)이다. 식재료가 갖고 있는 파장(波長)과 에너지(energy)를 그림으로 전할 수도 있다. 음식이냐 그림이냐 도구가 다를 뿐이다.
“별명이 방랑 식객이다. 왜 방랑인가? - 낳으신 어머니와 어릴 때 이별의 아픔이 컸다.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이야기를 잃은 아이였다. 고독을 즐겼고, 사색을 깊이 했다. 10살때 일본으로 밀항하려고 집을 나섰다가 밀항을 못하고 제주, 목포, 부산, 울릉도 등 전국을 떠돌아 다녔다. 힘든 나날이었다.
“그런 오랜 방황을 하다가 어떤 계기로 요리사의 길을 가게 된 것인가?” - 어느날 길거리에서 나이 든 거지를 마주치게 됐다. 그 거지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아저씨처럼 나이가 든 거지가 안되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당돌한 질문이었다. 나이가 든 그 거지는 자신의 잘나갔던 젊은 시절에 대해 한참 이야기 하다가 한마디 충고를 했다. ‘한가지 기술을 배워라. 그 기술은 너를 결코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나이든 거지가 말한 그 말을 듣고 여러가지 기술을 배우려고 애썼다, 자동차 정비 기술도 배우고…. 그러다 어느날 문득 깨달았다. 내가 배울 기술은 바로 요리(料理)라고. 왜냐하면 요리(料理)를 배우면 우선 먹고 자는 문제가 해결이 됐다. 그때부터 중식, 한식, 양식, 분식 등 각종 요리를 닥치는 대로 배웠다. 누구에게 배운 것도 아니다. 어깨너머로 보고 연습하고, 실패하고, 그런 과정을 반복했다. 반복되는 과정엔 인내가 필요했다.
“방황을 하며 어떻게 인내(忍耐)를 익힐 수 있었나?” - 연탄을 배달하면서 인내(忍耐)를 몸에 익혔다. 10대 중후반 나이였다. 그때는 겨울에 연탄이 난방의 거의 유일한 수단이었다. 한 개 3.75㎏짜리 구공탄을 한번에 10장씩 들고 날랐다. 한나절에 5,000장을 나르기도 했다. 어린 나이에 말 그대로 산을 옮기는 일이나 마찬가지였다. 연탄을 배달하던 도중에 나르던 연탄을 내팽개치고 도망치고도 싶었다. 뭉친 실타래를 한가락 한가락씩 푼다는 마음으로 참고 또 참았다. 그러면서 틈틈이 중세철학사(中世哲學史)를 읽었다. 주변 사람들이 그 어려운 책을 이해도 못하며 왜 읽느냐고 했다. 어렵고 이해하기 힘드니까 읽는다고 대답했다. 그때 읽는 중세철학사(中世哲學史)가 인생을 사는 자양분이 됐다.
임지호 그는 비록 정규교육은 제대로 배우지 못했지만 6살 때 이미 천자문을 익혔다. 북창동, 소공동, 명동, 종로 등 도심에서 연탄 배달하는 일을 하면서 각종 식당(食堂)의 주방을 다 볼 수 있었다. 주방엔 연탄이 필수적이었다. 호텔 주방부터 요정, 한식집, 중식집, 일식집, 분식집 등 다양한 식당의 주방을 관찰할 수 있었다. 그때는 밥 굶기를 밥 먹듯 했다.
자연음식연구가 임지호씨가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2011.1.11© 뉴스1 이길우 객원대기자
“남들보다 특별한 삶을 살았다.” - 내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산에 오르더라도 길이 잘난 등산로로는 가지 않는다. 길 없는 곳을 골라서 다닌다. 왜냐하면 그런 과정을 겪은 사람만이 자신의 삶을 자신이 지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나에게 어머니가 세분이다…생모, 양모, 길거리에서 요리 가르쳐준 분들 “아버지는 어떤 분이셨나?” - 한의사였다. 안동에서 대대로 이어진 한의사 집안이었다. 아버지는 돈을 모르셨다. 한의사였지만 돈을 받고 사람들의 병을 고쳐주지 않으셨다. 돈 대신 계란, 쌀, 담배 등을 받고 병을 고쳐 주셨다. 일제 식민지 시대에 단발령이 내려서 사람들이 상투를 자를 때 끝까지 버티셨다. 그러나 마침내 상투를 잘라야 했다. 그뒤 아버지는 평생 머리를 기르지 않으셨다. 그때의 치욕을 잊지 않기 위해서 머리를 기르지 않으신다고 했다. 평생 욕심 없이 청빈하게 사신 분이다.
“평소 어머니가 세 분이라고 했다. 무슨 의미인가?” - 한 분은 나를 낳으신 생모, 한 분은 나를 정성으로 키우신 어머니, 그리고 한 분은 길거리에서 만나 요리를 가르켜 주신 많은 어머니들이다. 생모는 내가 3살 때 본가에 떼어놓고 가시던 길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나는 아버지를 생전 처음 본 날에 생모를 잃은 것이다. 종가집인데 형님이 어릴 때 사망하자, 대를 잇기 위해 나를 찾아 데려 온 것이다. 그 사실을 20살 때 알았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줄 알면서도 60살까지 전국을 떠돌며 어머니의 친척을 찾았다. 어머니의 흔적을 찾아 헤메는 것이 방랑의 원동력이었다. 60살이 되면서 마음의 평화를 찾았다. 그리움을 찾아 나선 여정이 끝이 났다. 이제 마음이 편하다.
자연요리연구가 임지호씨가 그림으로 표현한 자신이 만든 고구마와 벛꽃으로 만든 고구마 과자의 에너지와 파장
“태어나서 첫 밥상이 어머니의 품이라고 말했다. 그때가 기억이 나나?” - 물론 어머니 품에서 젖을 빨던 기억은 없다. 가시덤풀처럼 거칠었던 어린 시절이었다. 어머님 품이 따뜻했던 기억이 그리웠다. 모유는 옅으면서 무미(無味)한 듯 하면서 만 가지 맛을 지니고 있다. 비록 거칠게 성장했지만 올바르게 자라나게 한 에너지가 모유였다. 전국을 다니며 사람을 만나는 것이 좋아서 음식 요리를 했다. 항상 이번 생(生)에 요리를 한 것을 잘했다고 생각한다.
“요리사로서의 삶에 만족하나?” - 인간의 위장(胃腸)은 만물의 무덤이다. 동물과 물고기와 식물이 위장(胃腸)에 들어가 자신의 생을 다하고 인간(人間)에게 에너지(energy)를 공급한다. 그것들 희생의 가치를 올바로 써야 가치가 있는 인생이다. 생명이 준 축복의 선물을 많은 이들에게 나누어 주고 이런 가치관을 널리 퍼뜨리는 것이 요리사(料理師)의 사명(使命)이다.
“현대인들은 하루 3끼를 먹지 않는다. 특히 아침을 건너뛰는 직장인들이 많다. 아침을 건너뛰는 것이 바람직한 식습관인가?” - 아침은 신선이 먹고, 점심은 인간이 먹고, 저녁은 귀신이 먹는다는 말이 있다. 아침은 인간이 활발하게 활동을 시작하는 때이기에 굶은 것보다 먹는 것이 좋다. 가볍게 죽을 먹는 것을 권한다. 아침을 굶은 것은 인간이 이상적으로 진화하는 것을 막는다. 점심은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간이다. 점심 때 인간의 췌장도 가장 활발히 움직인다. 점심 때 고기를 먹어도 좋다. 에너지를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 저녁은 췌장도 쉬는 시간이다. 소량을 먹어야 한다. 아침은 위장의 60%, 점심은 80%, 저녁은 40% 정도 음식물이 들어가게 식사량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 아침은 신선이 먹고, 점심은 인간이 먹고, 저녁은 귀신이 먹는다 … 아침엔 위의 60%, 점심엔 위의 80%, 저녁엔 위의 40%를 채워라. 그동안 “자연주의 음식을 전파해 왔다. 자연주의 음식과 전통 음식은 어떤 차이가 있나?” - 전통 음식은 언제, 어떻게, 어떤 재료로 하는지를 엄격하게 규정(規定)해 놓았다. 자연주의 음식은 전통 음식의 규정(規定)을 뛰어 넘는다. 전통 음식의 형식을 뛰어 넘는 자유로운 틀로 만드는 것이 자연주의 음식이다. 기존의 틀을 의식하지 않고 자유롭게 넘나드는 자유, 그것이 한국인의 철학이고 그 자체가 예술이다.
“한국인의 전통 음식인 비빔밥은 오래전부터 고정된 레시피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아닌가?” - 비빔밥하면 고추장 비빔밥만 떠올리는데 그렇지 않다. 비빔밥 재료를 데치거나, 볶거나, 날 것으로 하는 등 다양한 재료가 비빔밥에 쓰인다. 비빔밥에 고추장이 아니라, 간장만 넣거나, 소금만 넣기도 한다. 비빔밥에는 절대적인 레시피가 없다. 음식에 있어서 변증법을 가장 이상적으로 표현한 것이 바로 한국인들이 즐겨먹는 비빔밥이다. 조선 고종황제가 순창 고추장을 비빔밥에 넣어서 먹었기에 비빔밥에는 고추장을 넣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고종 그 분 개인 취향이다. 사실 비빔밥에 고추장을 넣으면 비빔밥의 개성있는 맛을 즐길 수 없다. 구추장 대신 조선 간장을 넣어 비벼 먹어보자. 조선 간장은 이뇨와 해독 작용이 크다. 비빔밥의 산뜻한 맛을 살린다. 비빔밥의 밥도 수저로 떡이기듯 비비지 말고, 젓가락으로 살살 비벼보자.
임지호 자연음식연구가가 자신의 음식을 상위에 올려놀고 있다. 임지호 제공
“음식을 먹을 상대방을 보고 음식 종류와 레스피를 정한다고 했다.” - 예약한 상대방과 영혼의 교류를 한다. 교류된 그 영혼이 나에게 들어와 나를 음식을 만드는 도구로 쓴다. 음식은 서로의 교감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오늘 인터뷰도 기자와 나와의 영혼의 교감이 있어서 가능했다.
“평소 ‘음식은 신(神)의 숭고한 의지를 담아낸 것이다”라고 말했다. 무슨 말인지 설명해달라.” - 이 세상 모든 것에는 신(神)이 깃들어 있다. 하늘, 땅, 바다, 사물, 식물, 동물 등 천지 만물 모든 것엔 신(神)이 깃들어 있다. 우리에겐 기본적인 샤머니즘(자연숭배 사상)이 존재했으나, 일제 식민통치 시대에 일본인들이 미신이라고 탄압했다. 정작 일본인들은 자신의 집에 제단을 마련해 신을 모신다. 시간(時間)의 한계 속에 사는 것이 일반인들의 삶이고, 무한한 공간(空間)의 세계에서 사는 것이 영(靈)적인 삶이다. 음식의 재료 모든 것에 감사해야 하고 항상 고개를 숙이고 고마워해야 한다.
◇ 자연 음식은 치유제… 아토피를 앓는다면 소나무 송진이 효과 “주변에 아토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연 음식으로 치유할 방법이 없나?” - 특효 자연 음식이 있다. 산에 있는 큰 바위 위에서 자라는 소나무의 남쪽 방향 소나무 껍질과 가지 등을 푹 고아, 그 물로 상처를 자주 씻어 내고, 그 물에 밥도 지어 먹는다. 또 솔잎은 잘게 썰어 밥 하는데 넣어 먹는다. 소나무 속에 있는 송진 성분은 몸 안의 열을 밖으로 나가게 만든다. 이런 방법은 누구에게 배운 것이 아니다.조상들의 살아가는 지혜를 영감으로 교류하면서 알게된 것이다.
자연음식연구가 임지호씨가 그린 그림
“독특한 요리의 스승이 따로 있었나?” - 나의 요리 스승은 자연(自然)이다. 또 만난 모든 사람들이 나의 요리 스승이다. 이번 생에 수많은 요리 스승을 만난 것이 행운이다.
“한민족의 대표적인 자연(自然) 음식은 무엇인가?” - 콩을 원료로 만든 메주와 소금물이 근본인 간장과 된장이다. 민족의 대표 음식은 바로 그 민족의 철학이기도 하다. 비빔밥을 간장에 비벼 먹는 이유는 이뇨 작용과 해독 작용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쌈밥에 전통 된장을 넣어 먹는 이유는 쌈장이 새 살을 돋아나게 하는 효력이 있기 때문이다. 첨가물이 가득 들어간 인스턴트 음식물로 몸에 독(毒)이 잔뜩 쌓이는 세상에 전통 간장과 전통 된장은 보배로운 한국인의 자연 음식이다.
“코로나바이러스 시대에 몸의 저항력, 면역력을 키우는 음식이 따로 있나? 어떤 음식을 먹어야 건강할 수 있나?” - 이번 코로나19는 전조적 증상이다. 앞으로 코로나19보다 더욱 강한 바이러스가 출현할 것이다. 인위적으로 맛을 내는 음식은 건강에 치명적이다. 시중에 유통되는 많은 음식이 돈을 끌어 모으기 위해 자극적으로 만들어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음식으로 인기를 모으고, 음식으로 돈을 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가장 좋은 음식은 다시 강조하지만 한민족 전통의 자연 음식인 간장과 된장이다. 서양 차를 마시는 대신 좋은 집간장을 찬 물에 풀어 마셔보라. 잘 만든 된장으로 따뜻한 차를 만들어 마셔보라.
“한민족 음식의 뛰어난 점은 무엇인가?” - 한민족은 산이나 들에서 자라는 모든 식물을 먹을 수 있게 조리한다. 세계에서 가장 제독(除毒)을 잘하는 요리법을 갖고 있다. 독이 있는 나물을 삶아 말렸다가 요리할 때 다시 삶아낸다. 이 과정에서 식물이 갖고 있던 독은 사라진다. 24절기의 음식은 기가 막히게 과학적이다. 선비들의 학문과 우주관이 밑바탕이 24절기의 음식의 밑바탕이 되며 음식맛의 깊이가 더욱 깊어졌다. 가난한 가운데 창의력이 솟아났다. 우리 어머니들의 힘이기도 하다. 그녀들이 자기를 던져 희생해서 가족을 먹여 살린 것이다.
“2020년 지난해 10월 개봉된 다큐멘터리 영화 ‘밥정’에는 108가지 음식이 등장한다. 어떤 의미인가?” -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사모곡(思母曲)이다. 어머니께 해드리지 못한 진한 아쉬움을 담아 103가지 음식을 해서 올리고, 나머지 5가지 음식은 진실한 마음, 평정심(平定心), 거짓이 없는 마음, 허영심이 없는 마음, 그리고 음식재료를 고를 때 매의 눈을 지니는 마음이다. 음식을 할 때 꼭 필요한 마음이다.
◇ 지금 기회가 없더라도 준비하라, 언젠가는 온다…준비가 인생을 가른다 “최근 <임지호의 밥 땅으로부터>라는 제목의 음식에 관한 책을 펴냈다. 기존의 음식 책과 어떤 차이를 있나?” - 이 책에는 들풀로 만드는 음식을 소개한다. 레시피는 있는데 재료의 양과 양념의 양이 없다. 그 양은 음식 만드는 사람의 몫이다. 자신의 입맛에 맞게 재료와 양념의 양을 조절하면 된다. 임지호 그는 또 음식재료인 식물의 에너지를 다양한 색깔의 그림으로 표현했다. 앞으로 출판할 7개 시리즈 중 첫번째 책이다.
임지호 자연음식연구가가 들에서 식재료를 채취하고 있다.. 임지호 제공
“방송에서 요리 솜씨 못지않게 말 솜씨를 보이고 있다. 비결이 있나?” - 비결이 있다. 어릴 때 책을 많이 읽기도 했지만, 언젠가는 있을 연설을 위해 준비를 했다. 그것은 길거리에서 눈에 보이는 간판을 소리내어 크게 읽는 것이다. 간판은 사물의 속성을 리얼하게 표현하고 있다. 길거리를 가면서 보이는 대로 다양한 어조로 간판을 읽곤 했다. 이번 기회에 젊은이들에게 충고하고 싶다. 자신에게 기회가 안 올 것이라고 미리 짐작하고 준비 안하는 것과 언젠가는 반드시 기회가 온다고 믿고 준비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비록 기회가 오지 않더라도 이미 당신은 기회가 있는 거기에 가 있는 것이다.
출처, 뉴스1코리아, 이길우 객원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