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메일

마음이 쉬는 의자

장백산-1 2021. 4. 5. 13:36

마음이 쉬는 의자 ... 정용철


나는 당신의 태양이 아닙니다. 나는 당신의 초승달입니다.
빛은 아니라도 나 홀로 쓸쓸하여 당신의 외로움에 동참하는 
여린 초승달입니다

나는 당신의 등대가 아닙니다. 나는 당신의 가로등입니다.
당신 삶의 목표가 아니라 당신과 함께 한 발짝씩 걸어가는 
가로등입니다

나는 당신의 전등이 아닙니다. 나는 당신의 하얀 양초입니다.
당신 가슴에 모든 불이 꺼졌을 때 손 내밀면 잡히는 작은 
양초입니다

나는 당신의 강이 아닙니다. 나는 당신의 작은 옹달샘입니다.
당신 삶 전체를 적시지는 못해도 목마를 때 찾아오면 목을 
축여 주는 산속의 작은 옹달샘입니다.

나는 당신의 여객선이 아닙니다. 나는 당신의 전마선입니다.
큰 배가 닿을 수 없는 포구에 당신의 작은 하루를 내려놓는 
전마선입니다.

나는 당신의 고속도로가 아닙니다. 나는 당신의 오솔길 입니다.
당신을 빨리 가게 할수 없지만 즐겁게 하는 작은 오솔길입니다.

나는 당신의 하늘이 아닙니다. 나는 당신의 구름 한 조각입니다.
너무 막막하여 한숨 쉴 때 잠시 눈길 머물게 하는 구름 한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