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대통령은 맥주 돌리고 의원들은 '윤석열 파이팅'"
1일 사설 "대통령실 거수기 노릇만 했던 과거 반성 없어" 여당 비판
동아일보 "참패 겪고도 변화 없는 대통령...야당 실수만 기다리는 듯"
▲지난달 30일 국민의힘 워크숍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의원들의 모습. 사진=대통령실.
대통령과 여당을 향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위기의식이 없고, 대통령은 변화가 없다고 했다. 그런데 대통령의 임기는 아직 3년이나 남았다. 보수신문들의 논조에서 '인내심의 한계'가 엿보인다.
조선일보는 1일 <“108석은 큰 숫자” 엄중한 위기 의식 없는 국민의힘>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지난달 30일 윤 대통령이 참석한 국민의힘 워크숍을 언급하며 “여권이 뭉치자는 다짐 소리는 컸지만, 대통령실의 거수기 노릇만 했던 과거에 대한 반성은 없었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황우여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08석을 소수 정당이라고 하는데 108석은 굉장히 큰 숫자다. 우리 뒤에는 대통령이 있는 정말 강력한 정당”이라고 밝힌 대목을 언급하며 “국민의힘 지도부의 인식이 민심과 동떨어져 있다”고 우려했다. 이 신문은 “총선 직후부터 친윤계 일부에선 '4년 전 때보다 의석이 5석 늘었고 득표율 격차는 8.45%포인트 차이에서 5.4%포인트로 줄었다. 3%만 더 가져오면 대선에서 이긴다'고 했다”며 “코로나 위기와 야당 입장에서 치렀던 4년 전과 이번 총선은 비교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날 워크숍에서 “지나간 것은 다 잊고 우리가 한 몸이 되자”고 말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조선일보는 “국민의힘은 애초 워크숍에서 술을 마시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내가 욕 좀 먹겠다'며 맥주를 돌렸고, 의원들은 '윤석열 파이팅'을 외쳤다. 어찌 보면 별일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의석에서 거의 두 배 차이가 날 정도로 크게 진 정당이다. 앞으로 3년 국정이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이 있나”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31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21%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조선일보는 “일시적 수치가 아니라 일관된 하락 추세에 있다. 사회의 중추인 40대에서 지지율은 단 8%였다”면서 “이런 정당의 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는데 엄중한 위기의식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앞으로 큰 변화가 없으면 위기가 찾아올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덤덤한 문장이지만 대통령 탄핵 가능성을 시사한 대목으로 읽힌다.
▲지난달 30일 국민의힘 워크숍의 모습. 사진=대통령실
동아일보는 1일 <尹 국정 평가 '긍정' 최저, '부정' 첫 70%>란 제목의 사설에서 “총선 50일이 지나도록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반등은커녕 20% 선마저 무너질 수준으로 추락한 것은 집권 여당으로서 역대 최악의 참패를 겪고도 아무런 변화가 없는 대통령에 대한 민심”이라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윤 대통령을 향해 “국민 다수가 동의하는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비타협, 그래 놓고 이른바 '격노설'엔 가타부타 입을 닫아버린 불통,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수사를 두고선 검찰을 견제하는 듯한 태도 등으로 실망감을 줬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 역시 “국민의힘 워크숍 만찬 풍경은 총선 참패를 잊은 대통령과 여당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윤 대통령은 일일이 맥주를 따라 돌렸다. 원내대표는 '똘똘'이라 선창하고 의원들은 '뭉치자 뭉치자'를 따라 외쳤다. 선거 패배가 언제였냐는 듯 위기의식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의회 소수파로 전락한 처지인데도 오히려 쇄신을 외치는 내부 소수의 목소리를 억누르며 단결만 강조하는 분위기”라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지금 대통령과 여당은 거대 야당의 실수만 기다리는 듯하다. 당정 관계 재정립이나 야당과의 협치 같은 정치의 회복을 위한 노력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러는 사이 국회에선 압도적 다수를 차지한 야당의 시간이 시작됐다”며 “윤 대통령 말대로 스스로 먼저 변화해야 한다. 그 변화를 통해 국정 동력을 회복하지 않고선 모든 게 제자리걸음”이라고 우려했다.
이대로라면 정부 여당의 위기가 눈앞에 뻔히 보이는데 한가하게 맥주나 돌려 마시자 보수신문의 인내심도 점점 한계가 오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논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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