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출범

"尹, 비극 피하려면 관저에서 스스로 걸어 나와야"

장백산-1 2025. 1. 3. 19:55

중앙일보 논설위원 "尹, 비극 피하려면 관저에서 스스로 걸어 나와야"

박서연 기자 입력 2025. 1. 3. 15:43수정 2025. 1. 3. 15:52

"박종준 경호처장 현명한 처신 기대"… 공수처, 경호처 방해로 체포 집행 중단
MBC 앵커 "尹, 지지자들이 범법자가 되건 말건 중요한 건 '나'" 비판도

 

▲2022년 9월19일 윤석열 대통령은 영국 여왕 국장에 참석하기 위해 숙소에서 출발하는 모습. ⓒ대통령실

 

 

3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관저로 향했던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가 대통령경호처의 저지에 결국 5시간30분 만에 철수했다.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비극을 피하려면 관저에서 스스로 걸어 나와야 한다. 얼마나 더 많은 공무원의 삶을 파탄낼 작정인가”라고 조언했다. 또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을 향해서는 “중차대한 시기에 잘못된 판단으로 자신과 경찰의 명예를 실추시켜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공수처와 경찰·국방부로 이뤄진 공조수사본부(공조본)는 3일 오전 관저에 진입해 박종준 경호처장에게 체포영장을 제시했다. 그러나 경호처장은 수색을 불허했다. 결국 공조본은 이날 오후 1시36분 언론 공지를 통해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 계속된 대치상황으로 사실상 체포영장 집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집행 저지로 인한 현장 인원들 안전이 우려돼 오후 1시30분쯤 집행을 중지했다. 향후 조치는 검토 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힌 뒤 “법에 의한 절차에 응하지 않은 피의자의 태도에 심히 유감”이라고 했다.

 

앞서 강주안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3일 <윤 대통령이 가르쳐준 체포 기법> 칼럼에서 “경찰 내부에선 박종준 경호처장의 현명한 처신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경찰대 2기인 박 처장은 경찰 재직 중 합리적이고 온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차대한 시기에 잘못된 판단으로 자신과 경찰의 명예를 실추시켜선 안 된다. 이번 비상계엄이 유혈 사태로 퍼지지 않은 이유는 계엄 동원 부대의 군인들이 슬기로운 판단으로 물리력 행사를 자제한 덕분이다. 그랬기에 국회 진입 군인은 죄가 없다는 여론이 형성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사태로 많은 군경 간부가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우울 증세를 호소하는 배우자도 있다. 내란 혐의로 중형이 우려될 뿐만 아니라 가족마저 관사에서 쫓겨나는 사태를 염려한다. 평생을 국가에 헌신한 공로로 받는 연금도 날아갈 위기”라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부하들은 줄줄이 구속되는데 내란 우두머리로 지목된 윤 대통령은 소환 요구도 응하지 않았다”고 비판한 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발표한 담화문에서 자신이 국회 기능을 마비시키려 했다면 '건물에 대한 단전·단수 조치부터 취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말을 노렸을 것이란 얘기도 했다. 자신의 불순한 구상들이 자신을 옭아매는 비극을 피하려면 관저에서 스스로 걸어 나와야 한다. 얼마나 더 많은 공무원의 삶을 파탄낼 작정인가”라고 지적했다.

 

윤석열이 끝까지 자신밖에 모른다는 비판도 나왔다. 조현용 MBC '뉴스데스크' 앵커는 지난 2일 클로징멘트에서 “자기가 체포당하는 걸 막겠다고 선동하며, 지금도 타인만 희생시키려 한다. 방패막이 삼은 지지자들이 범법자가 되건 말건, 중요한 건 '나'라는 거다. 돌아보면 지난 3년 가까이 국격과 국익을, 명령에 따랐던 부하들의 미래를, 또 헌정질서와 타인의 삶을, 이 모든 것을 희생시키며 윤 대통령이 지키려던 교집합은 자신과 배우자밖엔 없어 보인다. 끝까지 그 주변을 지키겠다는 이들 역시 안중에 없을 거라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