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생(無生)의 삶 2

뜬구름(부운, 浮雲)

뜬구름(부운, 浮雲) 무생(無生)의 삶 즐기던 선사의 행복감 깊이 보면 허무 아닌 충만의 시 출가하고도 속된 삶 살던 내게 진정한 부와 자유 의미 일깨워 3행엔 매우 예민한 ‘함정’ 있어 뜬구름(부운, 浮雲) 이른 봄엔 매화가 만발하고 깊은 가을엔 들국화가 만개한다. 이 가운데 일 말하려하니 허공에 뜬구름만 오고간다. 春早梅花發(춘조매화발) 秋深野菊開(추심야국개) 欲說箇中事(욕설개중사) 浮雲空去來(부운공거래) -부휴선수(浮休善修, 1543∼1615) 얼핏 보면 허무의 시다. 그러나 깊이 들여다보면 충만의 시다. 이 시를 선사의 또 다른 시 ‘홀로 앉아’(獨坐, 독좌)와 비교하며 읽으면 선사의 삶이 얼마나 충만했는지를 더 밀도 깊게 알 수 있다. “깊은 산에 홀로 앉아 온갖 일 내려놓고/ 모든 관계를 끊고..

뜬구름(부운, 浮雲)

3. 뜬구름 무생(無生)의 삶 즐기던 선사의 행복감 깊이 보면 허무 아닌 충만의 시 출가하고도 속된 삶 살던 내게 진정한 부와 자유 의미 일깨워 3행엔 매우 예민한 ‘함정’ 있어 뜬구름(부운, 浮雲) 이른 봄엔 매화가 만발하고 깊은 가을엔 들국화가 만개한다. 이 가운데 일 말하려하니 허공에 뜬구름만 오고간다. 春早梅花發(춘조매화발) 秋深野菊開(추심야국개) 欲說箇中事(욕설개중사) 浮雲空去來(부운공거래) -부휴선수(浮休善修, 1543∼1615) 얼핏 보면 허무의 시다. 그러나 깊이 들여다보면 충만의 시다. 이 시를 선사의 또 다른 시 ‘홀로 앉아’(獨坐, 독좌)와 비교하며 읽으면 선사의 삶이 얼마나 충만했는지를 더 밀도 깊게 알 수 있다. “깊은 산에 홀로 앉아 온갖 일 내려놓고/ 모든 관계를 끊고 나고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