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과 동아일보의 관계는?
(카페 '마법에 걸린 나라' / 조기숙 / 2008-11-17)
나경원 의원의 여교사 비하 발언이 정치권의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16일 일요일 오전 나경원 발언은 포털 다음에서 검색어 1순위를 차지할 정도로 논란이 뜨거웠습니다.
조중동의 인터넷사이트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중앙일보는 메인화면의 제법 상단에
나경원 '여교사 비하 발언' 야당은 물론 전교조까지…
누가 문제라는 것인지 제목이 약간 요상하기는 하지만 나경원 발언의 논란을 아는 사람은 적어도 중앙일보가 이 사건을 감추고 있지는 않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조선일보로 넘어가 볼까요.
조선일보는 메인화면에서 저 아래까지 내려가도 나경원과 관련한 기사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나경원이 두 눈 부릅뜨고 동료의원을 호통하는 것조차 한승수 총리를 꼼짝 못하게 한 박영선 의원과 한데 묶어서 '여성의원들 맹활약'이라며 띄워 주던 조선일보가 어째서 이렇게 침묵으로 일관할까요.
조선닷컴에서 나경원이라는 이름으로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금요일과 토요일 하나씩 모두 두 개의 기사가 떴습니다. 토요일 기사의 제목은 이렇습니다.
나경원 '여교사 비하 발언' 논란확대
조선일보의 초점은 나경원이 아니라 이를 문제 삼는 야당과 교사단체의 발언을 전달하는 것이었습니다. 기사도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이 여교사 비하 발언으로 구설수에 휘말렸다."는 식으로 발언을 한 나경원보다는 이를 문제 삼는 다른 사람의 행태에 초점을 맞춘 것이 참 재미있습니다. 메인화면에 띄우진 않았지만 그래도 기사 작성이라도 했다는 점에서 조선일보는 쥐꼬리 만한 양심은 있는가 봅니다.
동아닷컴으로 가 보았습니다.
여기는 메인화면에서도 검색에서도 나경원 교사 비하 발언에 대한 기사는 눈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왜 제가 동아일보는 언론사 간판을 내려야 한다고 하는지 이해를 하시겠지요?
2005년 '국민이 독재시대의 문화에 빠져있다'는 저의 발언이 논란이 되었을 때 동아일보가 어떻게 했는지 살펴볼까요? 사실 제 발언은 다음날까지 전혀 논란이 되지도 않았습니다. 논란이 되지도 않을 발언이었기 때문이지요. 조선과 동아도 조간에서는 인터뷰 내용에 대해 사실전달만 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전체 인터뷰 중의 한 단락만 떼어내서 뒤늦게 문화일보가 '국민 무시'라며 문제를 삼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조선과 동아가 그 대열에 동참했는데 동아일보의 행태는 유치해서 봐줄 수가 없는 지경이었습니다.
동아일보는 제가 청와대를 그만둔 지 1년이 넘도록 제 발언을 가지고 물고 늘어졌습니다. 당시에는 거의 매일 저를 씹어 댔는데, 제 과거칼럼까지 끄집어내 과거에는 민초가 위대하다고 하더니 왜 이제 와서 국민을 모독하느냐며 전향한 이유를 밝히라는 공개편지까지 실었습니다. 그래서 답을 하겠다고 지면을 달라고 했더니 안된다고 거절을 합니다. 애초에 질문할 의사는 없었고 모욕을 주겠다는 의도밖에 없었기 때문이지요. 지구 상에 반론권을 제약하며 언론탄압을 일삼는 언론은 대한민국밖에 없습니다.
나경원 의원이 여교사를 비하하려는 나쁜 의도로 그런 농담을 했으리라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단지 그런 농담이 공석에서 공인이 하기에는 매우 부적절하다는 것을 미처 생각지 못했겠지요. 아니, 그것이 바로 그녀의 철학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 아닐까요.
제가 나의원을 처음 대면한 것은 국회의 운영위원회에서 청와대 수석임명 후 신고식을 하는 자리에서였습니다. 탤런트같이 예쁜 여성국회의원이 앉아 있기에 저는 무조건 나의원에게 호감이 갔습니다. 당이나 정치색이 달라도 여성은 뭔가 통하는 것이 있기에 여성의원에 대해서는 기대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나의원이 저에 관한 [세계일보]기사를 가지고 질문을 시작했습니다. 그 기사는 물론 오보였고 데스크가 지어낸 기사인지라 해당기자에게 사과까지 받은 후였습니다.
"제가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데스크가 맘대로 쓰잖아요.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취임한 후 첫 기사이기도 했고 다른 신문들이 전혀 받아주지를 않은 오보였기 때문에 더 이상 대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해당기자로부터 공개사과를 받았는데 제가 거기에서 더 나아가면 다른 기자들이 마음을 다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나 의원이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제 취임식 관련 기사를 세계일보 혼자 동떨어지게 썼을 때에는 문제가 있다는 것쯤은 알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녀는 그 기사에 대한 질문을 저에게 직접 하지 않고 당시 김우식 비서실장에게 했습니다. 그리고는 저에게 답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답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저에 대한 무조건 흠집 내기가 필요했던 것이지요.
나경원의 발언을 박스기사로 특별대우를 해준 것은 동아일보였습니다. 그 동아일보 기사를 읽고 한나라당은 저에게 대대적인 정치공세를 했습니다. 진실이 아닌 것을 뻔히 알면서 그저 상대방 흠집 내기를 위해 양심이고 변별력을 던져버린 적반하장, 철면피 정당과 언론의 전형적인 행태입니다.
그런 것을 뻔히 알면서도 진보언론과 시민단체는 그걸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며 같이 손가락질하며 돌을 던지곤 했었지요. 급기야는 대통령이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그 기사와 관련한 교통정리를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아 노무현 대통령마저……'
어떻게 젊은 초선의원이 그런 뛰어난 정치를 배웠는지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동아일보가 나경원 의원을 끝까지 감싸는 이유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습니다.
저에게는 당시 홍보수석직을 사퇴하라고 난리를 치더니만, 나경원에게는 사과만 요구하는 것을 보면 역시 한나라당은 '신이 내린 정당' 맞습니다. 맞고요.
※ 출처 - http://cafe.naver.com/chomagic/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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