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이명박, 히틀러의 공통점
(서프라이즈 / Crete / 2008-12-05)
오늘 이 글은 이명박 대통령을 위시한 현 정부와 한나라당이 첫 번째 대상이고 두 번째 대상은 자신이 중산층이나 서민이면서도 아직도 정신 차리지 못하고 이명박 정부를 지지하는 일부(?) 우리 국민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지난 4일 이명박 대통령이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을 새벽에 방문했죠. 그걸 거의 전 언론사가 다양한 각도와 대상으로 사진 작품(?)을 뽑아 냈고 대대적으로 국민들에게 홍보를 실시했습니다. 일단 한번 보시죠.
서울신문 최해국 기자는 이 사진에 다음과 같은 해설을 붙였습니다.
"4일 새벽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을 찾은 이명박 대통령이 배추를 팔고 있는 한 할머니가 장사가 안 된다고 울먹이자 손을 잡으며 위로하고 있다."
뭐 서울신문이 특별히 유난을 떨며 이명박 찬가를 부른 것도 아닙니다. 대부분 언론은 이명박 대통령의 눈물겨운 행보(?), 즉 배추 속 나눠먹기, 20년간 쓰던 목도리 건네주기, 배추 운반 돕기 같은 다양한 퍼포먼스를 정성스럽게 소개했습니다.
예전 같으면 어차피 이명박도 정치인이니 또 하나의 '쇼'려니 하고 넘어가겠지만 이번에는 정말 그냥 넘어가기가 힘들더군요. 저 사진을 본 제 감정을 글로 표현을 하려니 참 쉽지가 않습니다. 대신 아래 그림 하나를 소개해 드릴 테니 그 그림을 본 제 심정과 거의 같았다는 점만 알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그림은 북한의 정규택 화백이 그린 "한 전사의 건강을 념려하시여"라는 조선화입니다.
더도 덜도 말고 딱 이 그림을 봤을 때 느꼈던 그 느낌 그대로 위에 농수산물 시장에서 한 할머니를 안고 있는 이명박의 사진을 보게 되네요. 왜냐고요?
집권이 채 1년도 되지 않아 우리 사회 다양한 분야에서 민주 체제라면 당연하게 지켜져야 할 다양한 규범과 규칙들이 송두리째 뽑혀나가고 있습니다. 보수 정권이 들어섰으니 사회 각 분야에 보수적 색채가 짙어지는 건 당연하죠. 하지만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 무엇입니까? 바로 절차, 규칙 아닙니까? 수도 없는 정부 출연 연구소의 소장들의 임기를 무시하고 자기 사람을 무리하게 심고 각종 언론 매체의 사장 역시 임기와 상관없이 각종 정치적 올가미를 채워 끌어 내린 뒤, 도저히 언론사 사장으로는 할 수도 없는 체제 프로파간다의 앞잡이들이 되어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국가의 100년 대계라고 할 수 있는 역사 교과서 역시 집필진의 양심적 거부를 밟아 버리고 출판사 사장에게 '정부는 두렵지 않은가?'라며 팔목을 꺾어 내용을 수정하고 있습니다. 쉽게 얘기해서 보수 독재정권의 등장이라고 봐야죠.
이런 독재 정권에서 보여지는 한 가지 공통점이 뭔지 아시나요? 바로 위에 보시는 두 가지 그림처럼 지도자(?)를 아랫것들에게 세심한 배려와 자상한 염려를 해주는 '아바이'같은 대상으로 선전하는 것이죠.
그럼 실제로 저 '아바이'가 서민들과 하급 전사들을 챙기는 그런 따뜻한 '아바이'일까요?
김일성의 1946년 사진 한 장을 보여드리죠.
아직 소련에서 귀국한지 얼마 되지 않던 시절입니다. 이렇던 김일성이 소련 점령군을 등에 엎고 북조선 최고 지도자로 등극한지 불과 몇 해도 되지 않아 동족 상잔의 전쟁을 일으킨 후…. 다음은 휴전 협정서에 사인(1953)하는 김일성 모습입니다.
뭐 느껴지시는 거 없습니까?
전 인민은 소위 민족 해방전쟁(?)에 동원되어 피골이 상접해지는 마당에 김일성 볼살 좀 보세요. 이후 북한에 주둔되어 있던 중국군의 철수 행사(1958)에 참석한 사진 한 장 더 보실랍니까?
더 길게 쓰지 않겠습니다.
자상한 '아바이 수령'은 개뿔…. 집권 9개월 만에 14억을 청와대 비품으로 쓰는 이명박 정부나 6.25기간과 전후 복구 기간 볼살이 터지도록 부풀어 오른 김일성이나….
그래도 정작 조선화가는 위와 같이 '한 전사의 건강을 념려하시는' 아바이의 그림을 그릴 수 밖에 없는 노릇이죠. 마치 지금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언론들이 할머니 배추 장사을 품에 안고 '념려'하시는 대통령 각하의 사진과 애닲은 사연을 너나 할 것 없이 지면에 싣는 경쟁을 하듯 말이죠.
이제 또 다른 유명한(?) 독재자의 사진 한 장 더 보시기 바랍니다.
참 신기하리만치 놀라운 독재자들의 애틋한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아랫것들 사랑 아닙니까?
아이들을 각별히 사랑하는 독재자의 미소가 인상적이죠?
그럼 다음 사진도 한 번 보실까요?
혹시 이 꼬마들이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아십니까?
네.. 맞습니다. 개스실로 가고 있죠.
이제 결론 겸 답답한 심정을 좀 말씀 드리고 싶네요.
지금 이명박 정부가 펼치는 정책 중에서 단 한가지라도 맨 위에 이명박 대통령 품에 안겨 울고 있는 할머니 같은 서민들을 위하는 정책이 있다고 보십니까? 각종 부동산 규제 철폐와 대규모 감세, 그리고 노동 시장 유연화, 또한 이전 정부의 1/2에서 1/4수준의 복지 예산 축소에 첫 번째 희생자가 누가 될까요?
독재자들의 따스한 '아바이' 이미지가 좋아 보이시나요? 적어도 지난 농수산물 시장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하소연한 할머니들 같은 서민들은 바로 위에 제가 올린 개스실 가기 위해 줄 선 꼬마들 신세라고 보셔도 별로 놀랄 일도 아닙니다.
이제 자신들의 사회, 경제적 정체성과 맞지도 않게 한나라당 지지하는 서민들은 정말 정신 좀 차리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언론사 기자들… 작작 좀 해라…
사족 : 이번 글의 모티브는 소넷님의 '볼살'에서 얻었습니다.
※ 블로그 링크: http://crete.pe.kr/6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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