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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9 14:17 CBS정치부 홍제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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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각계각층의
추모사가 잇따르는 가운데 안도현 시인의 조시 '고마워요 미안해요 일어나요'가 국민들의 심금을 울렸다.그의 시는 29일자 데일리 노컷뉴스 1면에 거재된 데 이어 이날 서울광장에서 열린 고인의 노제에서도 본인에 의해 직접 낭독됐다.
'뛰어내렸어요, 당신은 무거운 권위주의 의자에서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으로'로 시작되는 조시는 도입구의 세 구절에서 '냉전주의 창끝에서 깃발로 펄럭이다가 찢겨진, 그리하여 끝내 허공으로 남은 사람'이라고 애도했다.
안 시인은 이어 고인의 치세에 달성된 검찰의 독립성을 빗댄 듯 '거꾸로 달리는 미친 민주주의 기관차'라는 표현을 들어가며 은혜가 원수로 되돌아온 현실을 짓이기듯 꾸짖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저 하이에나들이 밤낮으로 물어뜯은 게 한 장의 꽃잎'이었다며 짙은 선홍빛깔의 비극적 최후를 안타깝게 추모했다.
피칠갑을 한 채 달려들어 파헤쳐 먹은 진실이 고작 이런 것이었느냐는 항변이다.
시는 그러나 '슬퍼도 슬프지고 말하지 않을래요'로 시작되는 중반부에 들어서는 '당신에게 고맙고 미안해서 이 나라 오월의 초록은 저리 푸르잖아요'로 이어지며 '지켜주지 못해 죄송한 죄'(지못죄)에 대한 회한을 응축시켰다.
시인은 '당신이 마지막 승리자가 되었다'면서 '살아남은 우리는 당신한테 졌어요, 애초부터 이길 수 없었다'며 뼈아픈 자책의 채찍질을 스스로 가했다.
그러면서 시인은 '그러니 이제 일어나요, 당신'이라며 사무친 그리움을 터뜨린 뒤 '부서진 뼈를 맞추어 당신이 일어나야 우리가 흐트러진 대열을 가다듬고 일어난다'고 자성과 각성, 분발의 각오를 가슴깊이 새겼다.
'당신이 일어나야 산하가 꿈틀거려요. 당신이 일어나야 동해가 출렁거려요. 당신이 일어나야 한반도가 일어나요'
노제의 사회자는 각 시인들의 조시 낭독이 모두 마무리되고 나자 광장을 빼곡이 채운 시민들의 글썽거리는 눈물에 취한 듯 시 구절의 마지막을 되풀이했다.
'고마워요, 미안해요, 일어나요, 아아, 노무현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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