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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 이상돈교수] " 싫든 좋든 노무현의 유산과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장백산-1 2009. 6. 1. 09:50

"노무현의 유산과 살아갈 밖에 없다"
<노대통령 서거가 남긴 것③-이상돈 중대 법대 교수>
"국립묘지 안장 거부, 죽는 순간까지 아웃사이더로 남길 원해"
2009-06-01 09:18:32 휴대폰전송기사돌려보기인쇄하기

◇ 중앙대 이상돈 교수 ⓒ 데일리안 박항구
“싫든 좋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시대의 상징과 신화가 돼 버렸다.”

보수논객 이상돈 중앙대교수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가 갖는 의미를 평가한 말이다. 고인의 살아생전 공과(功過)를 떠나서 비운으로 생을 달리한 지도자이기 때문이라는 뜻이다.

이 교수는 최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렇게 이 사건이 던진 의미의 파장에 집중했다.

그는 “문화적 코드 같은 것을 읽어봐야 한다. 모든 자살은 잘못된 것이지만 이제 노무현이라는 사람은 한국의 신화와 상징이 돼 버린 것을 부정할 수 없다”며 “케네디와 체 게바라가 수세기동안 그렇게 된 것과 같다. 비운에 간 사람들은 이렇게 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결국 장기적으로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고, (우리는) 노 전 대통령이 남긴 유산과 함께 살아 갈 수밖에 없다”고 봤다. 그는 “역사의 흐름에서 죽음이라는 것이 역사를 바꾸는 모멘텀(momentum)을 제공하기도 했다. 4.19혁명, 박종철 사건 등이 그랬다”고 예를 들었다.

참여정부 시절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 입장이었던 이 교수는 “위선적으로 보이니, 애도니 명복을 빈다느니 하는 말은 쓰지 않겠다”면서도 “착잡한 심정”이라고 죽음 자체에 대한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의 유언에 대해서는 “전직대통령으로서 국립묘지에 안장되는 것을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라는 부분을 지목한 것. 이 교수는 “끝까지 아웃사이더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순간에 대한 경호관의 진술이 번복되면서 고인의 자살 여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는데 대해 “자살이 아니라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유서를 종이로 안 쓴 부분을 두고 진위를 의심하는 시각도 있는데, 원래 그 사람이 컴퓨터를 좋아하지 않았느냐”고 자살을 확신했다.

이어 “또 그런 문장은 웬만한 사람은 못쓴다. 진정성 담겨있다”며 “또 그 사람의 스타일 상 평소에도 경호원을 떨어뜨리고 혼자 많이 왔다 갔다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수사 문제 부분에 대해 이 교수는 “이제 검찰이 수사한다고 해서 누가 믿겠느냐”며 “박연차 회장 관련 수사도 믿겠는가. 나도 믿지 않을 것”이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특검으로 이어지지 않겠느냐. 집권 당정이 이것을 반대하면 정권퇴진운동으로 번질 것이다.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고 예측했다.

대통령제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는데 대해서는 “그거야 어느 때건 있지 않았느냐. 문제없이 멀쩡하게 한 사람도 많이 있었다”며 제도적 원인으로 돌리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특히 노 전 대통령에 비판적인 신문들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살았을 때 그렇게 씹던 신문들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하는데 대해 저항감을 느낀다”며 “MB에 대해서는 비판 한 마디 못한 신문이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앞으로의 정국상황에 대해 “한나라당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박연차 게이트 수사는 현 정권에 대한 수사로 직결될 수 있다. 진실과 정의는 잠시 가릴 순 있어도 영원히 갈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윤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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