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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비평가 교수님,노짱 유서에관한 말씀...

장백산-1 2009. 8. 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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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비평가인 교수님이 노무현 대통령님 유서에 대해 해주신 말씀[펌]
번호 77389  글쓴이 daily (daily)  조회 1448  누리 802 (827/25)  등록일 2009-8-3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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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비평가인 교수님이 노무현 대통령님 유서에 대해 해주신 말씀[펌]
추천 : 24 반대 : 0 신고 : 0 조회수 : 406 등록일 : 2009.08.02 19:23
andi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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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문학비평가인 교수님이 노무현 대통령님 유서에 대해 해주신 말씀
작성자 (^oo^)~돼지 등록일 2009.05.27 09:55

문학비평 수업을 들어서 교수님이 문학비평가세요...

본강의를 끝내고 프로젝터를 켜시더라고요.

뭘까 했는데 프로젝터에 전원이 들어오고..

아직 완전히 전원이 켜지지 않아서 약간 흐릿하게 한글파일 화면에 뭔가 떠 있는데..

점점 짙어지는 화면에 어떤 글이 떠 있는데 한 문구가 눈에 확 들어오더라고요.

 

"원망하지 마라."

 

교수님께서 수업에 유서를 보여주신 건...

현대에 와서 명맥이 끊긴 절명시이기 때문이라고 하셨어요.

그 옛날.. 일제강점기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정치인, 지식인들... 억울함 혹은 자신의 잘못.. 혹은 국가적인 비극 앞에

스스로 책임을 느끼고 자결을 택하셨는데.. 그 때 돌아가시기 전에 희대의 글 하나씩 남기고 가셨잖아요.

 

그런데 현대사로 접어들면서 사실상 그런 이들이 없었다고..

책임 있는 정치인과 지식인의 결단...

그 전통을 고인께서 살리셨다고 하더라고요.

당신께서는 시를 의도하고 쓰신 게 아니지만,

구체적인 설명 없이 간결하고 명료하게 그리고 정제된 언어들이 시의 성격을 가졌고,

그렇게 볼 때 고인의 유서는 명맥이 끊겼던 그 옛날 선비들의 절명시로 보인다고...

 

한줄 한줄마다 고인의 고통이 절절히 스며들어 있는데,

다른 한편으로는 '원망하지 마라'는 말처럼 어떤 회한도 느껴지지 않는다고..

그야말로.. 어쩌면 그 순간 고인은 정말 극한의 고통을 느끼면서도

세상에 원망이나 회한을 남기지 않고 훌훌... 떠나버린 것 같다고 하셨어요.

 

유난히도 '간결한 문장'이 그걸 의미하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사람이 미련이나 원망이 남으면 말이 구구절절 늘어진대요...

그런데 유서에는 그런 게 없다고..

그래서 더욱 더 선비정신이 느껴진다고 하시더라고요...

 

김수영 시인이 시는 온몸으로 쓰는 것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이 유서는 더더욱 시적이라고....

죽음을 다해 쓴 것이기 때문에 더욱 절절하고, 더욱 의미 있다고 하셨어요.

수업 시간에 유서를 쓴 게 불경스러운 일일수도 있지만,

교수님의 말씀을 들으니 과연... 당신다우셨다는 생각이 드네요.

 

책임 있는 지식인, 지도자의 결단......

모두 회피하려 하고 뻔뻔하게 사는 세상에서

고인은 그 자리의 책임감을 정말 무겁게 느끼셨던가 보다..

그저 자신의 부귀영화, 개인적인 명예욕으로 노리는 그 자리가

실은 어떤 의미의 자리인지 아시고... 진정 그러한 마음으로 임하셨나 보다..

이런 생각이 들어서..

 

밤이 되니까 자꾸 교수님의 그 말씀들이 떠오르네요..

보고 싶습니다....  




+) 덧붙임... 댓글로 <오래된 생각이다> 말씀해 주셔서-

 

저희 교수님은 문장 순서상 <오래된 생각이다> 라는 게

"작은 비석 하나만 세우라"는 문장에만 걸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유서 전체를 아우르는 말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오랜>이 아니라 <오래된>이라는 것에서 고인의 의지를 느낄 수 있다고..

 

그 말씀을 들으니 어쩌면..

고인께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전부터

이러한 상황을 예상하셨던 게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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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에는 함께 생각해보고싶은 내용을 참고삼아 인용한 부분이 있습니다. ('언론, 학문' 활동의 자유는 헌법 21조와 22조로 보장되고 있으며, '언론, 학문, 토론' 등 공익적 목적에 적합한 공연과 자료활용은 저작권법상으로도 보장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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