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경영 |소비자가 주인이다
기사입력 2008-08-27 05:42
비가 내린다. 창문으로 내리는 비를 보고 있다. 비가 나에게로 다가오고 싶은 모양이다. 끊임없이 창을 두드리다 일그러진 얼굴로 떨어진다. 무엇 때문일까. 나에게로 다가오고 싶어하는 이유는. 나의 가슴에 안겨 자신이 말하지 못했던 과거의 아픔을 표현하고자 함일까. 수많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나는 창문을 열지 않는다. 비를 맞으면 옷이 젖으니 열 수 없다. 내가 창문을 열지 않는 한 비는 결코 나에게로 올 수 없다. 비와 나 사이에는 창이라는 장벽이 놓인다. 장벽은 곧 차단을 의미한다. 차단은 그리움을 낳는다. 그리움이 쌓이면 한(恨)이 된다. 쏟아지는 비를 보며 비의 그리움과 한을 보는 것. 시적인 관찰이고 통찰이다. 경영적 측면에서 차단은 기업에 필요한 ‘피의 흐름’을 막는다. 직원과의 대화 차단은 기업에 동맥경화를 일으킨다. 소비자와의 대화 차단은 기업이 말기암에 걸리는 주요인이다. 우리는 예로부터 풂의 문화를 가지고 있다. 요즘 TV에 나오는 ‘전설의 고향’이라는 드라마를 봐도 그렇다. 원(願)이 쌓여 한이 된다. 맺힘이다. 그 맺힌 한을 풀기 위해 귀신은 사람들에게 나타난다. 이럴 때 반드시 한 맺힌 귀신을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 한을 풀어주고 저승으로 가게 하기 위함이다. 말하자면 원(願)을 이루지 못해 원(怨)으로 변한 한을 풀어내어, 차단에서 비롯된 원(願)을 이루게 하는 것이다. 기업에서도 풂의 문화를 만들어야 성장 원동력이 될 수 있다. 김정란의 시 ‘눈물의 방’은 그 방법을 알려준다. 시인은 먼저 ‘눈물 속으로 들어가 작고 작은 ‘눈물의 방’을 보고 권한다. 그러면 너와 나, 그리고 우리의 삶이 어떠한지 훤히 보인다는 것이다. 그 방은 ‘춥고’ ‘쓸쓸하고’, 그리고 ‘많이 아픈’ 곳이기에 그렇다. 이런 방에서 겉으로 보이는 것만 보지 말고 숨어 있는 눈물의 의미를 들여다 볼 수 있어야 ‘방바닥에/벽에/천장에/숨겨져 있는/나지막한 소리’ 즉 세상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세상의 소리란 직원의 말이고 소비자의 이야기다. 그러면 ‘상처가 얼굴인 걸’ 알고 ‘네가 나의 천사가/내가 너의 천사가’ 되어 돕고 도움을 받는 상부상조의 정신을 깨달을 수 있다. 직원과 기업이 서로 돕고 돕는 공생적 관계, 소비자와 기업이 상부상조하는 사회공헌적 요소까지 내포하고 있지 않은가. 이게 바로 시에서 배우는 ‘직원에게, 소비자에게 주인의식을 갖게 하는 방법’이다. 황인원 시인·문학경영연구소 대표 |
출처 : 블로그 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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