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스님의 마음으로 보기] 깨달음이 가장 건강한 삶
■ 건강한 삶을 위해
예전엔 아주 생소했던 병명들이 이젠 점차 익숙해진다. 알츠하이머니 파킨슨이니 하는 것들 말이다. 이것은 우리나라가 이제 장수하는 노인층이 늘어난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둘 다 대개 60세 이후에서 많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알츠하이머병은 흔히 치매라고 일컫는 증상으로 진행되며, 파킨슨병은 근육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여 거동이 불편해지는 쪽으로 진행된다. 그런데 이 두 질환은 뇌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초기에는 우울증을 보인다는 점이 비슷하다.
요즘 우울증 장애로 고생하는 이들이 참 많다. 의사들과 얘기하다 보니 네 사람 중에 한 사람 꼴로 우울증 증세를 보인단다. 의사와 상담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이들도 많기에 실제로는 더 높을 것이다. 얘기를 나누다 보면 이 우울증 장애를 감지할 수 있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반수 이상은 자신이 우울증 장애라는 것을 잘 모르고 있다.
우울증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아주 간단한 것으로는 밝은 곳에 많이 있는 것이다. 특히 햇빛 속에서 많이 걷기를 권한다.
햇빛 속에서 걷는 것은 네 가지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다. 우선 걷는 것은 온몸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뇌를 쉼 없이 자극하여 몽상에서 깨어나게 한다. 햇빛에는 햇볕과 햇살의 기능도 함께 있기에 여기에서 다시 세 가지 효과를 얻게 된다. 햇빛은 어둠을 몰아내고, 햇볕은 추위를 물리치며, 햇살은 나쁜 요인을 없앤다. 따라서 밝아지고 따뜻해지며 면역력이 증가한다.
진정한 건강은 오직 해탈하는 것
자유로운 생각이 몸을 건강케 해
가장 좋은 치료법보다 더 나은 것이 예방이다. 그러므로 평소에 밝은 곳에 있거나 햇빛 속에서 걷는 것이 예방의 효과가 있겠지만, 그보다 더 좋은 것은 마음 쓰는 법을 알고 실천하는 것이리라. 마음이라 하면 참 익숙한 말이면서도 또 막연한 것이기도 하다. 흔히 ‘내 마음 나도 몰라’라고 표현하지 않는가. 뭐, 여기서는 좀 쉽게 접근해 보자.
우선 너무 따지지 말라. 그저 그러려니 하며 흘려보내는 것이 자신을 참 편하게 한다. 우울증 장애를 겪는 이들을 보면 남들이 볼 때 별 것 아닌 것을 되씹고 곱씹고 한다. 그러면서 점차 더 어두운 쪽으로 옮겨간다.
다음으로 가능하면 긍정적인 측면을 보라. 사람이거나 일이거나 모두 부정적인 측면과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그런데 우울증 장애를 겪는 이들은 거개 부정적인 측면을 보고 긍정적인 면은 보지 않는다. 상대가 아니라고 설명해도 자신이 본 부정적인 것만을 계속 고집한다. 그런다고 상대가 슬퍼지거나 아픈 것이 아니라 결국엔 자신이 슬퍼지고 아파지는 것이다.
장수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사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건강한 100세 어른들을 보면 모두가 천진하고 밝다. 그들에게 있어서 삶은 매 순간이 즐거움 자체다. 가끔 슬픈 일이 왜 없겠는가. 그러나 그들에겐 순간에 지나지 않는다. 거머쥐고 있질 않기 때문이다.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을 뇌의 구조로만 설명하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 뇌 속에 우리의 마음 작용이 있는 것이 아니라, 뇌는 마음이 움직이는 하나의 도구일 뿐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끝없는 마음 작용이 뇌를 변화시킨다. 아무 분별없이 맛있게 마신 물이, 해골이 있는 웅덩이의 물임을 안 순간 구토증을 일으킨다. 이 이치를 알면 원효대사처럼 깨달을 수 있다. 깨달음은 가장 건강한 삶이다.
부처님께서는 가장 근본적인 치유법을 제시해 놓으셨다. 부질없는 망상이 마음도 몸도 불편하게 하나니, 그 망상을 지금 바로 놓아 버려야 한다.
송강스님은 불교방송 ‘자비의 전화’와 불교텔레비전 ‘송강스님의 기초교리 강좌’를 진행했으며, 현재 서울 개화산 개화사 주지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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