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06월 18일 (금) 15:13 오마이뉴스
난폭한 삽질속에도 낙동강은 아직 살아있다
[오마이뉴스 정수근 기자]
'낙동강 순례' 현장서 본, 어머니 강의 수난
지난 주말 '낙동강을 생각하는 사람들' 의 정기 '낙동강 순례' 현장에서 본 4대강사업의 낙동강 강정보 현장은 처참했습니다. 그 너른 강이 다 파헤쳐지고, 강 한가운데는 육중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하나 둘 들어서고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그걸 보고 인간 탐욕의 바벨탑이라고 하더군요. 그 무지의 바벨탑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그 광경을 보고 있자니 인간인 내가 부끄러워 견딜 수 없었습니다. 어머니 자연의 자궁에 꽂은 저 육중한 콘크리트 기둥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요? 마치 우리들의 어머니가 눈앞에서 강간을 당하고 있는 것과 같은 저 광경을 보고 있기란 무척 힘들었습니다.
물길은 막히고, 그나마 약간 터진 숨통으로 생명의 강이 어렵게 어렵게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그 위를 거대한 트럭들과 굴착기들이 어머니 강을 짓밟고 있었지요. 정말 힘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힘듦은 곧 분노로 바뀌고, 그렇게 난자당한 현장을 사진으로라도 기록해두기 위해서 사진을 찍자, 공사 관계자들이 곧 달려와 우리 일행을 막아섰고, 이윽고 그들과 실랑이가 벌어졌습니다. 욕지기가 치밀어오르고 치가 떨리는 그 현장에 선 우리 일행을 공사관계자들은 무슨 범죄인 취급을 했고, 당연히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행히 큰 충돌은 없었지만, 그들과의 말싸움으로 우리들의 입만 더럽히고야 말았습니다. 그래서 일행은 얼른 그 현장을 빠져나와서, 아직은 '삽날'에 베이지 않고 남아있는 강변숲으로 향했습니다.
낙동강에서 본, 수많은 생명의 발자국들
그리고 그곳에서 보았습니다. 수많은 생명의 발자국을. 그리고 그로 인해 낙동강이 아직 살아있음을 말입니다.
4대강 토목공사로 파헤쳐지지 않은 낙동강엔 아직 여울이 있었고, 그 여울에선 외가리와 수많은 물새들이 물고기 사냥을 즐기고 있었으며, 물뱀은 현란한 수영 솜씨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보았습니다. 그 수많은 발자국들을.
수많은 물새들의 발자국들과 고라니, 노루, 삵 그리고 수달의 발자국까지 그 즐비한 발자국들의 행렬 앞에서 이 생명의 강이 과연 누구의 영역인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곳은 우리 인간들의 영역이 아니라, 아직은 남아있는 야생의 영역이었습니다. 그 수많은 야생생물들의 보금자리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모래밭과 자갈밭이 만들어내는 그 평온한 풍경은 우리를 잠시 30여 년 전의 그 강으로 되돌려 놓았습니다. 강이 들려주는 그 소리의 세계로 말입니다. 물새소리, 여울물 넘는 소리, 강바람 소리 그리고 강냄새. 아 그 아득한 유년의 냄새가 그대로 묻어있는 그 강에서 자연의 위대한 힘을 다시 느낍니다.
낙동강, 아직은 살아있다. 4대강 토목사업 반드시 막아내야
우리는 말 없이 그곳에서 그대로 강이 되어 함께 흘렀습니다. 생명의 강은 그렇게 흐르면서 만나는 모든 어여쁜 것들을 위무하고 있었습니다. 보듬고 있었습니다. 어머니 강은 그렇게 오히려 우리를 위로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어머니 강은 아직 살아있었습니다. 그러니 아직 길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이라도 이 위험천만한 살상 행위를 중단시킨다면 우리들의 어머니 강은 다시 소생할 것입니다. 더욱 힘차게 흐를 것입니다. 더 많은 생명들을 보듬어 안으면서 우리들에게 더 큰 사랑을 전해줄 것입니다.
그래요. 이 죽음의 '4대강 토목사업' 반드시 막아내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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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낙동강을 생각하는 사람들' 의 정기 '낙동강 순례' 현장에서 본 4대강사업의 낙동강 강정보 현장은 처참했습니다. 그 너른 강이 다 파헤쳐지고, 강 한가운데는 육중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하나 둘 들어서고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그걸 보고 인간 탐욕의 바벨탑이라고 하더군요. 그 무지의 바벨탑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그 광경을 보고 있자니 인간인 내가 부끄러워 견딜 수 없었습니다. 어머니 자연의 자궁에 꽂은 저 육중한 콘크리트 기둥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요? 마치 우리들의 어머니가 눈앞에서 강간을 당하고 있는 것과 같은 저 광경을 보고 있기란 무척 힘들었습니다.
물길은 막히고, 그나마 약간 터진 숨통으로 생명의 강이 어렵게 어렵게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그 위를 거대한 트럭들과 굴착기들이 어머니 강을 짓밟고 있었지요. 정말 힘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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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큰 충돌은 없었지만, 그들과의 말싸움으로 우리들의 입만 더럽히고야 말았습니다. 그래서 일행은 얼른 그 현장을 빠져나와서, 아직은 '삽날'에 베이지 않고 남아있는 강변숲으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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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곳에서 보았습니다. 수많은 생명의 발자국을. 그리고 그로 인해 낙동강이 아직 살아있음을 말입니다.
4대강 토목공사로 파헤쳐지지 않은 낙동강엔 아직 여울이 있었고, 그 여울에선 외가리와 수많은 물새들이 물고기 사냥을 즐기고 있었으며, 물뱀은 현란한 수영 솜씨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보았습니다. 그 수많은 발자국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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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모래밭과 자갈밭이 만들어내는 그 평온한 풍경은 우리를 잠시 30여 년 전의 그 강으로 되돌려 놓았습니다. 강이 들려주는 그 소리의 세계로 말입니다. 물새소리, 여울물 넘는 소리, 강바람 소리 그리고 강냄새. 아 그 아득한 유년의 냄새가 그대로 묻어있는 그 강에서 자연의 위대한 힘을 다시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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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말 없이 그곳에서 그대로 강이 되어 함께 흘렀습니다. 생명의 강은 그렇게 흐르면서 만나는 모든 어여쁜 것들을 위무하고 있었습니다. 보듬고 있었습니다. 어머니 강은 그렇게 오히려 우리를 위로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어머니 강은 아직 살아있었습니다. 그러니 아직 길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이라도 이 위험천만한 살상 행위를 중단시킨다면 우리들의 어머니 강은 다시 소생할 것입니다. 더욱 힘차게 흐를 것입니다. 더 많은 생명들을 보듬어 안으면서 우리들에게 더 큰 사랑을 전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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