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대강 한반도대운하의 대재앙

[오마이뉴스] 난폭한 삽질속에서도 낙동강은 아직 살아있다.

장백산-1 2010. 6. 1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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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6월 18일 (금) 15:13  오마이뉴스

난폭한 삽질속에도 낙동강은 아직 살아있다

[오마이뉴스 정수근 기자]






▲ 강정보 건설현장 낙동강 강정보 건설현장. 거대한 콘크리트 기둥이 불경스럽게도 '생명의 강' 한가운데 저렇게 박혀있다

ⓒ 정수근






강정보 건설현장에서 본 낙동강의 물길이 저 좁은 수로를 통해서 흘러가고 있다


ⓒ 정수근


'낙동강 순례' 현장서 본, 어머니 강의 수난

지난 주말 '낙동강을 생각하는 사람들' 의 정기 '낙동강 순례' 현장에서 본 4대강사업의 낙동강 강정보 현장은 처참했습니다. 그 너른 강이 다 파헤쳐지고, 강 한가운데는 육중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하나 둘 들어서고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그걸 보고 인간 탐욕의 바벨탑이라고 하더군요. 그 무지의 바벨탑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그 광경을 보고 있자니 인간인 내가 부끄러워 견딜 수 없었습니다. 어머니 자연의 자궁에 꽂은 저 육중한 콘크리트 기둥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요? 마치 우리들의 어머니가 눈앞에서 강간을 당하고 있는 것과 같은 저 광경을 보고 있기란 무척 힘들었습니다.

물길은 막히고, 그나마 약간 터진 숨통으로 생명의 강이 어렵게 어렵게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그 위를 거대한 트럭들과 굴착기들이 어머니 강을 짓밟고 있었지요. 정말 힘이 들었습니다.





▲ 강물 속으로 자동차가 질주하고 강정보 건설현장에 강물을 막은 작은 둑으로 자동자가 질주하고 있는 현장이 잡혔다. 이곳이 강인가? 도로인가?

ⓒ 정수근


그리고 그 힘듦은 곧 분노로 바뀌고, 그렇게 난자당한 현장을 사진으로라도 기록해두기 위해서 사진을 찍자, 공사 관계자들이 곧 달려와 우리 일행을 막아섰고, 이윽고 그들과 실랑이가 벌어졌습니다. 욕지기가 치밀어오르고 치가 떨리는 그 현장에 선 우리 일행을 공사관계자들은 무슨 범죄인 취급을 했고, 당연히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행히 큰 충돌은 없었지만, 그들과의 말싸움으로 우리들의 입만 더럽히고야 말았습니다. 그래서 일행은 얼른 그 현장을 빠져나와서, 아직은 '삽날'에 베이지 않고 남아있는 강변숲으로 향했습니다.





아직은 삽질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달성습지의 아름다운 모습이다.


ⓒ 정수근






▲ 낙동강의 강변숲 아직 본격적인 4대강 공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이곳엔 강변숲이 이렇게 푸르게 살아있다.

ⓒ 정수근






▲ 낙동강의 자갈밭 강정보 건설 현장에서 수킬로 떨어진 화원유원지 바로 상류의 낙동강. 본격적인 준설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이곳엔 아직도 수많은 생명들이 살아가고 있었다.

ⓒ 정수근


낙동강에서 본, 수많은 생명의 발자국들

그리고 그곳에서 보았습니다. 수많은 생명의 발자국을. 그리고 그로 인해 낙동강이 아직 살아있음을 말입니다.

4대강 토목공사로 파헤쳐지지 않은 낙동강엔 아직 여울이 있었고, 그 여울에선 외가리와 수많은 물새들이 물고기 사냥을 즐기고 있었으며, 물뱀은 현란한 수영 솜씨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보았습니다. 그 수많은 발자국들을.





낙동강 자갈밭의 형형색색의 돌맹이들이 아름답다.


ⓒ 정수근






▲ 야생동물의 발자국 수많은 야생동물의 발자국이 어지러이 찍혀있다.


ⓒ 정수근






낙동강변의 모래톱에 야생동물의 발자국이 저렇게 선명하게 찍혀있다


ⓒ 정수근


수많은 물새들의 발자국들과 고라니, 노루, 삵 그리고 수달의 발자국까지 그 즐비한 발자국들의 행렬 앞에서 이 생명의 강이 과연 누구의 영역인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곳은 우리 인간들의 영역이 아니라, 아직은 남아있는 야생의 영역이었습니다. 그 수많은 야생생물들의 보금자리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모래밭과 자갈밭이 만들어내는 그 평온한 풍경은 우리를 잠시 30여 년 전의 그 강으로 되돌려 놓았습니다. 강이 들려주는 그 소리의 세계로 말입니다. 물새소리, 여울물 넘는 소리, 강바람 소리 그리고 강냄새. 아 그 아득한 유년의 냄새가 그대로 묻어있는 그 강에서 자연의 위대한 힘을 다시 느낍니다.





유유히 흘러가는 낙동강물을 보고 선 외가리의 모습이 한폭의 그림 같다


ⓒ 정수근






▲ 낙동강의 외가리 낙동강 여울목에서 외가리 부부(?)가 열심히 물고기 사냥을 하고 있다. 그런데 물고기들이 거의 없는지 물길을 그냥 바라보고만 있었다

ⓒ 정수근






견지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 아직 삽질이 미치지 않은 낙동강엔 아직도 이렇게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이 눈에 띈다.


ⓒ 정수근


낙동강, 아직은 살아있다. 4대강 토목사업 반드시 막아내야

우리는 말 없이 그곳에서 그대로 강이 되어 함께 흘렀습니다. 생명의 강은 그렇게 흐르면서 만나는 모든 어여쁜 것들을 위무하고 있었습니다. 보듬고 있었습니다. 어머니 강은 그렇게 오히려 우리를 위로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어머니 강은 아직 살아있었습니다. 그러니 아직 길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이라도 이 위험천만한 살상 행위를 중단시킨다면 우리들의 어머니 강은 다시 소생할 것입니다. 더욱 힘차게 흐를 것입니다. 더 많은 생명들을 보듬어 안으면서 우리들에게 더 큰 사랑을 전해줄 것입니다.





물떼새의 알을 찾아라 갑작스런 인간들의 등장에 물떼새들은 본능적으로 우렁찬 울음을 터뜨린다. "그것은 새알을 보호하려는 본능적인 행동이다"는 '낙동 대구'의 임 선생의 설명에 순례객들이 물떼새의 알을 찾아보고 있다.

ⓒ 정수근






야생동물의 배설물도 이렇게 심심찮게 발견된다


ⓒ 정수근






▲ 낙동강에서 만난 물뱀 순례도중 한 사람이 소리쳤다. "뱀이다"


ⓒ 정수근






▲ 물뱀의 유영 갑작스레 인간들을 만난 물뱀이 놀라 강물 속으로 황급히 달아난다.


ⓒ 정수근






▲ 모래톱의 생명들 모래톱에서도 야생식물이 이렇게 자라고 있다.


ⓒ 정수근






수달의 발자국


ⓒ 정수근






외가리 발자국이 이렇게 군데군데 새겨져 있다.


ⓒ 정수근






▲ 이것은 대체 무슨 흔적인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생명의 흔적이 이렇게 물가에 새겨져 있다


ⓒ 정수근






개망초와 노랑나비 낙동강변에는 개망초가 저리 풍성하게 피었고, 저 노랑나비가 열심히 꿀을 빨고 있었다. 이들이 바로 낙동강의 주인이다

ⓒ 정수근






▲ 낙동강 두물머리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의 아름다운 정경이다.


ⓒ 정수근


그래요. 이 죽음의 '4대강 토목사업' 반드시 막아내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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