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스님의 주례사 [금고옥조]입니

[스크랩] 인간성 회복!

장백산-1 2010. 8. 10. 12:12

노자가 ‘천지불인(天地不仁)’라고 말했다 합니다.

천지신명이 있다면 극히 인자해야 할 텐데 인정머리가 없다니 다소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넓게 보면 자연의 섭리는 그러해야 마땅하기도 합니다.

 

중생들 마음이야 하느님이 게시다면 착한 일을 하는 이에게는 복을 주고 나쁜 일을 한 사람에게는 벌을 주었으면 좋겠지만 하늘은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으니 낭패입니다.

자연은 우리와 같이 분별심이 있어서 착한 백성이 사는 나라는 자연재해를 주지 않고 나쁜 백성이 사는 나라는 저주를 주는 그런 일을 하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우리 중생의 마음은 그랬으면 좋겠고, 그런 결과가 나타나야 공평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생각은 근본적인 측면에서 보면 맞는 말입니다. 즉, 인과법에 맞는 일입니다.

 

단지 그 인연법의 진행과정이나 결과를 인간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적용하거나 속단하기에 불공평하게 작용하는 줄 아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원인결과를 주관하는 주체자는 누구일까요? 하느님? 부처님?

보통 생각하기를 신(神)과 같은 절대자를 생각하지만 그것은 신이 아닌 중생, 좀 더 좁히면 인간들에 의해 그렇게 되는 것입니다. 그 절대자가 인간이라는 말입니다.

인간들의 마음이 그런 결과를 만들게 하는 힘을 제공한 것이지 신이 있어 보고 결정한 것들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간들의 완전하게 정제되지 못한 마음(탐,진,치)의 에너지가 모여 그 인연에 따라 현상이 일어나니 객관적으로 볼 때 일관성이 없는 경우가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만일 내가 항상 보시도 많이 하고 착한 일도 많이 했는데 나에겐 복이 왜 오지 않느냐고 불만이 있어도 그것은 부처님이나 신을 원망할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신이 한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분별심이 세상을 불공평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만일 정말로 인격체의 신이 있다 치더라도 그 신의 가피력은 중생, 인간을 통해서 작용되는 것입니다. 신(神) 자체로 신력을 작용하는 것이 아닌 것입니다. 신이 체(體)라면 인간은 용(用)이 되는 것입니다. 에너지는 체(體)와 용(用)이 조화로이 움직여야 비로소 완전한 에너지(자연현상, 조화)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하늘이 인간(중생)에게로 내려와서 세상을 만드는 것입니다.(동학의 인내천사상)

즉 신이 있다면 그 신은 인간을 통해서 작용하는 것입니다. 인간으로써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이 인간이라는 의미는 만물(중생)을 대변하는 말입니다. 인간 외의 만물은 그 의식체계가 약하니 상대적으로 강한 인간이 좀 더 다양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 뿐입니다.

 

이것이 진정한 인간성의 회복입니다.

인간이 신이고 신이 인간이며 중생이 부처이고 부처가 중생인, 둘이 서로 분리됐거나 처음부터 뿌리가 다른데서 나온 별개의 것이 아닌 동체대비인, 세상의 존재들은 오로지 하나의 존재로 뭉처진 ‘하나님’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

이것이 어쩌면 진정한 인간성의 회복입니다.

 

인간적이란 말은 본능에 충실하는 동물적이라는 말과 혼동돼서 여겨지면 세상이 거치러 집니다. 평소에 착한 성품을 갖은 사람이 회식자리에서 이성을 잃고 오버하는 모습을 보고 ‘그 놈 참 인간적인 면을 봤어’ 하면 뭔가 잘못 되고 있는 것입니다.

본능에 충실하는 것은 인간 쪽에 가깝기 보다는 동물 쪽에 가까운 모습입니다.

인간은 신성(神性) 쪽으로 가까이 있을 때 인간적이라는 말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 놈 참! 인간적이네”

 

가섭산 수진암 태현()()()

 

출처 : 삼태극
글쓴이 : 옹골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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