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스님의 주례사 [금고옥조]입니

일심동체를 통한 동체대비심

장백산-1 2010. 12. 25. 22:34

[세상사는 이야기] 일심동체를 통한 동체대비심
기사입력 2010.11.26 15:12:31 | 최종수정 2010.11.26 20:02:06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요새 필자의 화두는 `일심동체(一心同體)`다. 한마음, 한 몸과 같이 된다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는 걸 여실히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또한 억지로 되는 일이 아니며 각자 그릇과 역할에 맞게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는 것도 새삼 느끼고 있다. 즉 세상에는 그 무엇도 우연히 일어나는 일이 없다. 우연인 것 같아 보일 뿐 언제나 그러하게 된 결과에는 원인이 있기 마련이며, 내가 그곳에 이르게 되는 이유도, 우리가 그렇게 인연을 맺게 되는 것도 언젠가는 씨앗의 종자를 뿌렸기 때문에 오늘, 이렇게 도래(到來)한 것이다.

며칠 전은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이었다. 바라던 첫눈이 내리지는 않았지만 이미 나의 마음에는 하얗고 소복한 첫눈이 내려 한결 깨끗해진 느낌이었다. 절기가 존재한다는 건 사람으로 하여금 계절 흐름에 따라 현명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자연의 오묘한 이치를 알게 해주며, 그날의 작은 이벤트를 마련해주기도 한다. 첫눈이 내릴지도 모른다는 작은 기대에 생각나는 이에게 설렘을 전해보고, 잊고 지내던 이에게 쑥스럽지 않게 인사를 건넬 핑곗거리도 마련해주니 말이다.

이러한 절기라는 법칙 또한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되어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좀 더 편리하고 풍요롭게 잘 살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태양의 운동에 의해 결정되는 계절 변화를 유심히 관찰하고 집중하여 얻은 결과다. 다시 말하면 자연과 일심동체하여 애민(愛民)과 관찰이라는 인(因)이 발휘되어 나온 과(果)다. 이처럼 합일(合一)이 된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사람들에게 필요한 절기라는 진리를 제공해준 것처럼 어떤 종교 철학보다 유익한 에너지를 발생하기도 한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는 일심동체는커녕 서로 나뉜 이념과 찢어진 마음으로 인하여 생기지 말아야 할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연평도 포격이 있던 날 마침 학교 수업이 있었다. 불안해하는 아이들과 이 나라를 위해 내가 그곳으로 당장 달려갈 수는 없었지만 평화의 에너지를 모아 전하는 일은 할 수 있었다.

"여러분 말 한마디, 한 생각은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이 우주에 큰 영향을 미친답니다. 그러니 오늘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진심으로 마음을 하나로 모아 동체대비심(同體大悲心)을 발휘하는 것입니다. 그들을 위해 모두 두 손 모아 각자 방법으로 기도 드립시다."

우리는 모두 서로 손을 맞잡고 더 이상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이러한 고통에서 벗어나 화평의 세상이 오기를 기원했다. 그 뒤 아이들 얼굴은 놀라울 정도로 안정되고 천사가 된 듯 눈처럼 뽀얗게 정화된 기운을 보여주었다.

오늘 뉴스를 보니 세계적인 작가 파울루 코엘류가 트위터를 통해 한국 평화를 위한 기도운동을 제안했다고 한다. 역시 생각이 같고 통(通)하는 인(人)이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다. 필자는 트위터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지만 모든 존재는 내 몸과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同體)으로 큰 마음(大悲)을 나눈다면 반드시 평화로운 구원의 세상이 온다는 건 안다.

그날 저녁 일심동체 마음으로 한강의 달을 바라보며 난 다시 기도했다. 시간은 절기를 보태며 농익어가듯, 한강이 여전히 흘러가듯, 시간과 계절에 순응하며 내가 곧 너이고, 너가 곧 나인 마음을 잊지 않고 살아간다면 따사로운 햇살이 항상 동체대비로 함께할 것이다. 서로 일심동체하여 나눌 수 있다는 건 한 세상 살아가면서 꽤 축복받은 일이다. 며칠 후 다가올 대설(大雪)에는 눈이 많이 내려 풍년이 들 것이고, 너와 내가 함께 푸근한 겨울을 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받아보길 바라본다.

[박지숙 카루나 마인드힐링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