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운명
불교에서는 인간의 운명을 조종하는 외적인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
인간은 자신의 운명의 유일한 주인이다.
만약 우리의 삶이 다른 존재가 내리는 어떤 결정에 의존하고 있다면
그것은 진정으로 가치 있는 삶이라 할 수 없다.
그런 식의 의존은 인간성을 노예상태로 떨어뜨리고
인간의 자존심과 존엄성을 파괴해버린다.
만약 우리가 운명이라는 것을 신에 의하여 먼저 정해진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숙명적인 것으로 받아들인다면
그처럼 비참한 삶이 어디에 있을까.
물론 불교에서는 업(業)이라는 것을 가르치고 있지만,
그것도 운명을 결정짓는 족쇄는 아니다.
우리가 앞서 행한 업력(業力)에 의하여
어느 정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미리 정해져 있다는 결정론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부처님께서는 《법구경》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자기만이 자기의 주인이다.
자기 이외에 누가 따로 주인이 될 수 있으랴.
그러므로 자기를 잘 다스린다면 얻기 힘든 주인을 얻으리라."
누군가 혹시라도 인간은 자신이 앞서 행한 업의 노예라는 생각을 한다면,
그것은 부처님 가르침의 근본정신에 위배되는 어리석은 견해다.
인간이란 자기 업의 창조자이다.
만약 올바른 길을 따르기 위하여 자유를 행사하고자 한다면
개인적인 노력과 지혜에 의하여
업의 과정을 변화시킬 수도 있는 존재가 인간인 것이다.
혹시 자신의 운명이 다른 존재에 의해 결정되어 있다고 믿고
자포자기 식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운명론이니 숙명론이니 하는 함정에서 빠져 나와야겠다.
그리고 나서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다시 한번
자신의 노력과 지혜의 끈을 바짝 당겨 잡고 정진할 일이다.
'자기를 잘 다스린다면 얻기 힘든 주인을 얻으리라'는
부처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면서 말이다.
[마성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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