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체 존재 생명이 모두가 다 하나입니다
/청화스님
우리 인간은 본래 부처이므로 부처가 되어야만
우리 마음의 불안 의식을 해소시킬 수 있습니다.
물질적인 잣대로 알 수 없는 세계가 이른바 성품세계입니다.
즉 이 세계는 생명 자체인 것입니다.
불성이라는 말이나, 부처님이라는 말이나, 혹은 생명이라는 말이나
모두 똑같은 뜻입니다.
불교는 바로 생명의 종교입니다.
요즘 생명 해방 운동을 부르짖고 있습니다만,
이 역시 생명이 무엇인가 하는 본질적인 것을 알아야 합니다.
실제로 모두가 다 생명뿐이라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서,
불교 말로 견성을 해서 생명의 성품을 딱 체험해 버려야 비로소 안단 말입니다.
그렇게 하는 가장 쉬운 지름길이 참선 공부입니다.
참선 공부는 우리가 분명히 생명 자리를 느끼는 공부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참선 공부를 통해서 그 생명 자리를 분명히 느끼도록 해야
제대로 공부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이치를 얻어야 합니다.
내 생명의 뿌리와 네 생명의 뿌리가 다른 것이라면 문제가 복잡해지겠지요.
공간성도 있다고 생각하면 내 생명, 네 생명의 차이가 있을지 모르지만,
물질이 아닌 이 생명은 자취나 모양과 같은 흔적이 없는 것이기 때문에
내 생명, 네 생명은 뿌리가 둘이나 셋이 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생명 차원에서 보면 일체 존재의 생명이 모두가 다 하나입니다.
일체존재 가운데는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과 식물이 다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천지우주는 바로 보면 생명뿐입니다.
그러므로 참선 공부할 때는 생명의 소재가 무엇인지,
생명이 무엇인지 하는 것을 먼저 알아야 마음이 열립니다.
참선 공부는 마음을 열고 하는 공부입니다.
마음을 열고 하지 않으면 나무아미타불이나 관세음보살을 외우고,
또 화두를 들고 하더라도 참선 공부가 못 됩니다.
다시 바꿔서 말하면 선오후수(先悟後修)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먼저 이치나 이해로 깨닫고 난 후에 닦아야
참선 공부라고 할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미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이치나 이해로 깨닫는 방법은
물질이란 결국 텅텅비어 버리고 생명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을 말합니다.
샐명은 하나입니다.
따라서 만법귀일(萬法歸一)이라 하는 것입니다.
만법이란 일체의 모든 존재를 가리킵니다.
그러므로 만법귀일이란
일체의 모든 존재가 다 하나의 생명으로 돌아간다는 말입니다.
생명은 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한계가 있지 않습니다.
때문에, 종당에는 하나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천지우주는 하나의 생명일 뿐인 것입니다.
그 생명이 바로 빛입니다.
하찮은 생명 같으면 그 생명으로 해서 저 태양이 나오고
은하계가 나오고 사람이 나오고 하겠습니까?
생명인 빛은 일체 공덕과 지혜를 갖춘 자리이기 때문에
그와 같이 이것저것 다 창조해 냅니다.
그래서 그 생명 자리를 여의주로 비교해서 말합니다.
모든 것을 뜻대로 하는 마음 구슬이 여의주입니다.
따라서 생명인 그 자리에서 모든 것이 다 나옵니다.
달도 나오고 해도 나오고 모두가 다 나옵니다.
나오되 무작정 혼란스럽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인연을 따라서 연기법적(緣起法的)으로 나옵니다.
그 생명 자체는 완전하고 완벽한 것이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이 다 들어 있습니다.
생명 가운데 지옥·아귀·축생·아수라·인간·천상·성문·연각·보살·부처의
세계가 다 들어 있습니다.
따라서 부처님께서도 고구정녕(苦口叮嚀)으로 생명의 세계를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 세계는 광명의 세계이고 무량한 정토세계입니다.
또한 광명장(光明藏)이면서 공덕장(功德藏)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