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불교전국승가회, 대한불교청년회 등 8개 불교계 단체들이 5ㆍ18민주화운동 30주년을 맞아 오늘(5월18일)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기념법회 및 추모위령재를 봉행했다.
이날 추모위령재에는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대표 퇴휴스님, 조계사 주지 토진스님 등 사부대중 100여 명이 참석해 민주화를 위해 산화한 영령들의 넋을 위로하며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이 자리에서 퇴휴스님은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민주주의는 그냥 이뤄진 것이 아니라 5ㆍ18민주화운동 당시 수많은 희생으로 이뤄진 것”이라면서 “평화를 갈망하고 민주주의를 이룩하고자 했던 5ㆍ18민주화운동 민주주의가 빛을 잃고 있는 오늘날에도 진행형으로 이어져 가고 있다”고 밝혔다.
토진스님은 “5ㆍ18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을 위해 염불하고자 했던 30년의 바람이 오늘에서야 이뤄져 부처님께 감사드린다”면서 “원망을 원망으로 갚으면 원망은 쉬어지지 않는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처럼 희생자들이 모든 원망을 털고 극락왕생하길 기원한다”고 추모했다.
이어 조계사 합창단이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며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해 눈길을 끌었으며, 참가자들은 한마음으로 “역사의 주인이 되고자 했던 80년 광주의 희생과 상처를 보듬고 대한민국의 역사를 정의의 역사로 바꿔놓은 숭고한 영령에게 극락왕생의 가피를 내려달라”는 내용의 발원을 부처님 전에 올렸다.
엄태규 기자
다음은 5ㆍ18 광주민주항쟁 30주년 기념법회 발원문 전문.
우러러 고하옵니다.
온 누리에 항상 하시어
만 생명을 자비로 어루만지시는
거룩한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거룩한 가르침에 귀의합니다.
맑고 향기로운 승가에 귀의합니다.
부처님이시여!
오늘 저희들은,
30년 전 광주를 기억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자유와 평화가 없던 그 시절, 군부독재의 서슬 퍼런 억압 앞에
꿈과 희망마저 잃어야했던 그 때,
80년 광주의 오월은 이 나라 민주주의의 새로운 시작이었습니다.
쓰러지고 또 쓰러졌습니다.
작은 생채기에도 눈물 짓는 것이 나약한 우리이거늘,
피묻은 총칼과 마주선 80년 오월 광장의 내 누이와 부모와 이웃이 느껴야했던
공포와 죽음의 고통은 무엇으로도 비견할 수 없는 시대의 아픔이었습니다.
대자대비한 부처님!
그러나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인간다운 세상을 위해 억압과 굴종을 딛고자 오월의 광주가 택했던 피와 땀과 눈물이
한 송이 한송이 희망의 꽃으로 피어나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민주주의를 싹틔우고
자유와 평등, 인권이 살아 숨쉬는 세상을 만들고 있음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거룩하신 부처님!
역사의 주인이 되고자 했던
80년 광주의 희생과 상처를 보듬어 주옵소서
나약하고 비굴했던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자주와 평화 그리고 정의의 역사로 바꿔놓은 숭고한 영령에게
극락왕생의 가피를 내려주옵소서
부처님이시여!
유리하다 교만 말고, 불리하다 비굴 말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지심으로 받자오니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오월의 아픔과 희생을
잊지않게 하소서
항상 깨어있는 정신으로 민주주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도록 보살펴 주옵소서
누구보다
국민을 주인으로 섬겨야할 위정자들에게
오월 광주의 숭고한 정신과 교훈이 뼈를 깎는 죽비가 되어
민주주의 정신을 계승하도록 경책해 주옵소서
개발만능주의와 탐욕에 사로잡혀 4대강을 파헤치고
뭇 생명의 불성마저 파괴하는 무모한 행위를 경책해 주옵소서
부처님이시여!
간절히 바라오니
오늘 저희들의 기도가
이 시개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온전히 생명의 근원으로 귀명(歸命)하는
수행과 성찰의 첫걸음이 되게 해 주시옵소서!
석가모니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나의 근본이 되는 스승이신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불기2554년 5월 18일
5. 18 광주민주항쟁 30주년 기념 법회 참석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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