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메일

유(有)와 무(無)를 초월(超越)한 자리

장백산-1 2011. 6. 15. 15:45

원문 http://blog.naver.com/dlfcprkgksk/60038774326

 

56세에 불법을 공부하기 시작해

85년 77세로 입적할 때까지 속가에 머물면서 설법한 내용을 묶었다.

감옥에 다녀왔을 정도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백봉의 생애와 그의 설법 내용이 함께 담겨 있다.

백봉 설법의 주제는 '참다운 주체성'이다.

육신은 참다운 주체성이 아니며 '허공이 바로 나'라고 가르친다.

'참다운 나'는 허공처럼 우주를 품고 있으면서 상대적인 세계를 초월한다.

 

<법문의 일부>

 

유와 무를 초월한 자리

 

이 마음 자리는 유(有)에 속하지도 않고

무(無)에 속하지도 않습니다.

유와 무를 초월한 것입니다.

모습이 없어서 찾을 수가 없으니 없는 데(無) 속하지도 않습니다.

말하자면 허공(虛空)과 꼭 같습니다.

여러분 허공 다 알죠?

허공은 명자(名字)는 있지만 빛깔도 소리도 냄새도 없어서

걷어잡을 것이 없으니 있는데 속하지 않고,

태양이나 지구 같은 만물이 나왔으니 없는데 속한 것도 아닙니다.

우리의 마음도 찾을래야 찾을 수 없으니 빌어온 말일뿐입니다.

 

 

또 우리의 몸뚱이가 자체성 없이

늘 생멸변화하는 헛것인 것처럼

지구나 태양도 늘 생멸변화하는 헛것들로서 둘 다 허공성(虛空性)입니다.

태양이든 지구든 우리 몸뚱이든 한 송이 꽂이든

다 빈 것으로서 자체의 슬기가 없어요.

바로 이 자리가 허공이기 때문에

크다면 온누리를 덮고 작다면 바늘귀도 뚫습니다.

또 어떤 모습도 없기 때문에 시작도 끝도 없습니다.

따라서 이 자리는 하늘과 땅이 생기기 전부터 있습니다.

 

 

허공 안에 살면서도 우리는

허공을 걷어잡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허공을 부인하겠습니까?

태양이나 별이 허공에서 나와 의지하는 걸 보면 부인할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이 마음 자리를 찾아내려고 하면

허공부터 잡자 걷어잡아야 합니다.

허공부터 잡지 않고 마음을 알았다면 거짓말입니다.

허공을 잡기 전에는 마음을 모릅니다.

또 허공을 알려면 마음부터 파악해야 합니다.

허공과 마음이 한가지이기 때문이죠.

 

 

마음 하나만 해결하면 허공 전체가 해결이 되는데,

여기에 아주 묘한 도리가 있습니다.

실로 이 허공은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말로는 알지만 간절하게 느껴지지질 않기 때문에요.

여러분은 지금 우리가 허공 중에 앉아 있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2,3백년 전만 하더라도 지구가 허공 중에 떠 있고

그 지구 위에 우리가 앉아 있다고 말하면 못알아듣습니다.

오히려 거짓말쟁이로 몰릴지도 모르죠.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중학교 1학년만 돼도

지구가 허공 중에 떠서 돌고 있다는 사실을 압니다.

 

 

실제로 우리가 정말 허공 중에 떠 있다는 걸 실감한다면

여러분 중에 놀랄 사람이 있을 겁니다.

까마득한 층암절벽에 올라가서 밑을 내려다보기만 해도 어마어마하잖아요.

그러니 허공은 얼마나 어마어마하겠습니까?

허공은 가도 가도 끝이 없거든요.

그런데 사람들은 이것에 대해 조금도 생각을 안해요.

하지만 지구가 허공 중에 둥둥 떠 있다는 사실을

짐작이라도 한다면 다른 공부도 됩니다.

이 사실을 처음 느낄 때는 몸이 떨립니다. 온 몸이 떨러요.

겁이 나서 떨리는 것이 아녜요.

겁이라고도 할 수 없고 참 이상한 겁니다.

그런데 여기에 대해선 조금도 생각을 않고 그만 땅에 있다고들 생각을 해요.

지구가 허공에 떠 있는 걸 알긴 알아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지구를 딴 데 놔두고 멀리서

마치 달에서 보는 것처럼 한번 보라고 내가 종종 말하는 겁니다.

그런데 잘 안되나 봅니다.

 

 

허공에 공 같은 것이 둥둥 떠 있고, 자기 육신도 거기 있는데, 아마 잘 안될 겁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게 허공이 육신을 감싸고 있으니까요.

왜 허공을 싸고 있다고 말하냐면, 어느 곳이든 나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서울의 창경원 하면 창경원이 환(幻)하고

남산 하면 남산이 환(幻)한데, 그게 나툰것이거든요.

욕계, 색계, 무색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처럼 우리 마음 자리는 허공 같아서 어디라도 나툽니다.

욕계, 색계, 무색계, 요즘 말로 하자면 다른 천체에도 나툴 수 있는 겁니다.

 

 

그러나 허공은 지혜(智慧)가 없지만

여러분의 마음 자리는 지혜가 있으니,

바로 여러분이 허공의 주인공, 누리의 주인공입니다.

다만 색신을 '나'라고 애착을 붙이기 때문에

허공을 딴세계처럼 생각합니다.

그러나 색신은 내 관리물은 될지언정 실제로는 내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눈으로써 눈을 삼지 말고

보는 놈으로 눈을 삼으라고 말하는 겁니다.

허공성이 보는 것이니까요.

귀로써 귀를 삼지 말고 듣는 놈으로 귀를 삼으라는 것도

허공성이 듣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말을 내가 하는 것은

허공성 자체가 내 몸이라는 인식을 주기 위해서 하는 말입니다.

이 허공성슬기를 나툴 때 슬기 역시 허공성이지만

우리는 누리의 주인공이 되는 것입니다.

설사 여러분이 '난 누리의 주인공이 아니다'라고 하더라도

그 아니다라고 하는 놈이 누리의 주인공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잘났거나 못났거나 지구만이 아닌 이 우주의 주인공인 것입니다.

이 때문에 내가 <누리의 주인공>을 지은 겁니다.

 

               해말쑥한 성품 중에 산하대지 이루우고

               또한 몸도 나투어서 울고 웃고 가노매라

               당장의 마음이란 하늘 땅의 임자인걸

               멍청한 사람들은 몸 밖에서 찾는고야.

 

내가 자신없이 이걸 지었겠습니까?

여러분이 바로 누리의 주인공인데,

이 사실을 까마득히 잊어 버리고 뼈대에다 살을 바르고

옷을 걸친 이 육신만을 '나'라고 하기 때문에 누리의 주인공이 못되는 거예요.

이 육신은 상대성, 말하자면 하나의 그림자처럼 나타난 것에 지나지 않아요.

하지만 누리의 주인공 자리는 낳는 것도 아니고 죽은 것도 아니니,

죽을래야 죽을 수 없는 것이 여러분입니다.

이 자리는 진정 물에 들어가도 젖지 않고 불에 들어가도 타지 않아요.

오히려 물과 불이 여기서 나옵니다.

여러분이 이 텅빈 자리의 주인공이라면 물과 불이 여러분에게서 나오는 거예요.

이건 아주 과학적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을 누리의 주인공이라고 하는 거예요.

난 이 자리에서 여러분이 누리의 주인공이라고 공언합니다.

 

 

이 슬기 자리가 바로 누리의 주인공인데,

이 자리는 여러분이 다 갖고 있습니다.

이 슬기는 무엇이냐?

지금 내 말을 듣고 있는 그 자리가 슬기예요.

물론 이 슬기는 빛깔도 소리도 냄새도 없기 때문에 걷어잡지는 못하지만,

내 말을 들어서 인식하는 그 놈이 슬기란 말입니다.

부처님의 슬기도 이걸 벗어나지 못해요.

슬기를 쓰는 데는 부처님과 우리는 천양지차이지만 그 바탕은 똑같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부모 뱃속에서 떨어진 다음부터

나중에 불구덩이나 흙구덩이에 들어갈 때까지 슬기가 의젓하게 있어요.

바로 이 자리가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의 자리예요.

이 자리가 누리의 주인공입니다.

이 슬기는 찾을 수는 없지만

여러분이 이 슬기를 인정할 수는 있습니다.

물론 이 슬기를 잘 쓰고 못 쓰고는 별문제지만,

무명(無明)의 앞소식인 본래의 슬기가 누리의 주인공이라고 나는 단언합니다.

그래서 '당장의 마음이란 하늘 땅의 임자인걸'이라고 지은 겁니다.

 

이 '당장의 마음'은 억년 전에도 이 마음입니다.

물론 억년 전의 뭄뚱이는 지금과는 달라요.

하지만 경계에 닿찔리지 않는,

다시 말해서 변하지 않는 그 마음은 억년 전이든 억년 후든 같습니다.(물론

이 마음을 바탕으로 해서 일으키는 천차만별의 분별심은 별문제입니다).

그래서 이 '당장의 마음'이 하늘 땅 임자가 되는 것입니다.

이 마음은 여러분의 마음이면서

여러분의 마음이 아닌 일체의 마음입니다.

이 마음은 하나입니다.

마치 파도는 다양하지만 바닷물은 하나인 것과 같습니다.

 

부처님도 이 마음을 바탕으로 해서 일어나고,

우리들도 이 마음을 바탕으로 해서 일어나고,

축생들도 이 마음을 바탕으로 해서 일어나고,

욕계, 색계, 무색계도 이 마음을 바탕으로 해서 일어나고,

천당고 지옥도 이 마음을 바탕으로 해서 일어나는 겁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절대의 존재가 안될래야 안될 수가 없습니다.

완전한 인간이 된다는 것도 이 마음을 가져야 되는 겁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당장의 마음'이 누리의 주인공이라 생각해서

항상 몸가짐을 삼가야 합니다.

 

-백봉 김기추『도솔천에 만납시다』中에서-

 

있음과 없음, 옳음과 그름을 초월한 그 자리!

그것이 바로 그대의 실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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