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지사 '시ㆍ군순방' 형식ㆍ내용 다 바꿨다>
밀양 기업체 둘러보는 김두관 지사
(창원=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23일로 김두관 경남지사의 올해 시ㆍ군 순방이 거의 마무리됐다. 김지사는 지역 균형발전과 도 권한 대폭 이양, 시나리오 없는 대화를 내세워 눈길을 끌었다. 밀양시를 순방해 기업체를 둘러보는 모습. 2011.6.23. <<지방기사 참조, 경남도 제공>> b940512@yna.co.kr |
'각본'없는 대화 신선..각종 건의 쏟아져
(창원=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23일로 김두관 경남지사의 올해 시ㆍ군 순방이 거의 마무리됐다.
18개 시ㆍ군 가운데 내주 초에 방문할 함양과 산청군만 남겨놓고 있다.
지역내 균형발전과 도 권한 대폭 이양, 시나리오 없는 도민과의 대화를 내세웠던 김 지사의 순방을 결산했다.
◇'각본' 없는 대화..'순방'이 달라졌다
관선 단체장 시절에도 그랬고 민선 이후에도 주민과 단체장의 대화는 통상 형식적이고, 사전에 각본을 짜놓고 하는 모습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번 김 지사의 순방 때는 지난해와 달리 이장 등 주민대표 130명 가량과 공무원 등 200명 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각본 없는 대화가 김 지사의 사회로 진행됐다.
지역 현안에서 생활의 불편까지 즉석 질문이 이어졌고 지사가 즉석 답변을 했다.
나중에는 시간상 문제로 질문자를 제한해야 할 정도였다.
물론 처음에는 주저주저하는 분위기였다. 그래서 질문 내용은 차치하고 한 두명이 질문을 시작하는 것으로만 사전 준비를 했더니 말문은 예상외로 쉽게 열렸다.
지난해 취임 첫 해에는 의례적으로 시ㆍ군 업무를 보고받고 상견례를 한 뒤 지역내 시설 1-2곳을 둘러보는 것으로 끝냈지만 올해는 내용과 형식을 모두 확 바꾼 것이다.
시ㆍ군정 보고는 생략하고 대신 도정을 보고했으며 시ㆍ군에서는 도내 전체에 확대할 만한 정책제안과 건의사항만 내줄 것을 당부했다.
주민과 직접 대화를 시도하는 것을 놓고 도청 실무자들은 시장ㆍ군수들의 반응 등을 걱정했지만 기우에 그쳤다.
18명의 시장ㆍ군수 가운데 야권단일 후보로 당선된 도지사와 정치적으로 대립적인 관계에 있는 한나라당 소속만 12명이다. 나머지는 무소속 5명과 민주당 소속 1명이다.
한나라당 소속인 전임 지사 시절엔 당적이 다른 기초단체장 1명과는 결국 임기내에 한 번도 순방을 통해 만나질 못해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김두관 지사의 경우 취임 초부터 '모자이크 사업'을 통해 지역내 균형발전을 강조했고 도 권한의 대폭 이양 등을 공언한 터라 당적을 불문하고 거부감이 전혀 없었다고 도에서는 분석했다.
정유권 도 행정지원국장은 "순방을 준비할 땐 시장ㆍ군수의 반응 등을 걱정한 것이 사실이었다"며 "막상 행사에서 쌍방 소통과 균형발전을 강조하자 시장ㆍ군수들도 취지를 이해하고 경쟁적으로 협조와 지원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쏟아진 제안과 건의
경남도는 이번 김 지사 순방을 앞두고 시ㆍ군의 건의와 함께 도정에 반영할 만한 정책제안을 내달라고 부탁을 했고 사전에 내용을 받아 순방 행사장에서 답변을 내놓았다.
시ㆍ군에서 정책제안도 건의사항 식으로 내놓아 아쉬운 점은 있었으나 지역별 현안을 해결하려는 아이디어는 넘쳤다.
내륙지역인 거창군은 '남해안시대'가 연안권에 치중됐다며 덕유산과 지리산, 가야산 등 3대 국립공원과 금원산 등 산림자원을 보유한 서부지역 발전을 위해 '산림자원 특화발전' 방안을 내놓았다.
산림자원으로 건강ㆍ휴양특구로 조성하는 등 전국 최고의 산림휴양지로 조성해 관광객을 유치하자는 것이다.
구체적인 실천방안으로 경남도와 거창, 함양, 산청, 하동, 합천 등 해당 시ㆍ군간 공동협의체 구성을 제안했고 김 지사는 공감을 표시했다.
김해시는 전 산업분야에 녹색기반산업을 확장하고 미래 무역장벽 영향에 대비하기 위해 주촌면 일반산업단지 안에 '글로벌 탄소 평가 인증원'을 설립하자고 제안했다.
사천시는 국내 최초로 바다를 지나가는 삼천포 해상 거북선 케이블카 공사를 2013년 11월 착공하고 삼천포항 연안에 수상비행장을 설치, 10인승 수륙양용비행기 2대를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양산시는 국비 등 1천700억원을 들여 차세대 그린에너지의 핵심인 '연료전지종합연구소'를 상북면에 설립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의병의 고장 의령군에서는 의병정신은 국혼(國魂)으로 대한민국의 중요한 자산이라며 국민대통합을 위한 새로운 정신운동으로 승화시키는 방안을 내놓았다.
150억원을 들여 정암진전투 승첩지 주변에 의병 국민정신 교육관을 건립하고 곽재우 장군을 중심으로 한 특별기획 드라마를 제작하는 등이다.
의령군은 또 낙동강과 남강을 경계로 전국 시설수박 최대주산지인 함안과 3대 주산지인 의령 등 경남이 전국 수박 생산량의 23.4%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전문유통기관인 '경남수박 마케팅보드' 본부를 의령 농경문화테마파크에 설치하자고도 했다.
창녕군 순방에서는 낙동강 사업 관련 합천보와 함안보 명칭에서 창녕이 배제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경남도는 보 완공 시점에 국토해양부가 절차를 거쳐 명칭을 확정할 예정이며 주민의견 수렴결과 '고니보ㆍ새오름보' 혹은 '함안창녕보ㆍ창녕합천보'로 건의해 놓았다고 밝혔다.
거제경실련 박동철 대표는 저도와 장사도가 경계와 관리문제 때문에 시와 사업자간 감정의 골이 깊다며 관심과 소유권 반환을 요구했다.
경남도는 국방부가 관리하는 저도를 1차적으로 도에서 이양받을 수 있도록 하고 소유권 문제는 추후 해결하겠다고 답변했다.
통합도시 창원은 중앙로(도청∼창원산단 동남관리본부) 2㎞에 280억원을 들여 10차로를 6차로로 줄여 중앙녹지를 확보, 상징가로와 디지털문화거리, 중심 공원거리 등 '녹색 명품거리'로 만들겠다며 도비 지원을 요청했다.
통영시는 욕지 고구마를 명품화하는 사업을 제안했고 슬로 시티 하동은 '귀농밸리'와 신재생 에너지의 메카로 부상하기 위한 에너지(energy)와 전시관(rium)이 만나는 '에너리움'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경남도는 이 같은 시ㆍ군의 건의와 제안 내용을 해당 부서에 보내 예산 문제 등을 종합검토해 조치하고 결과를 통보할 예정이다.
김 지사는 예산이 수반되는 건의사항의 경우 막연한 기대를 주는 것보다 "현재 지방도 공사 42건이 진행 중인데 지지부진하다"며 "새 사업을 시작하기 보다 이 공사의 60% 정도라도 재임 중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돌파하는 방식을 취했다
최우철 도 자치지원담당은 "김 지사는 주민과 대화를 통해 '절반의 도민에게 얼마나 저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는지, 나머지 도민의 기대를 얼마나 충족시켰는지 돌아보고 있다'며 자세를 낮춰 오히려 공감을 얻어낸 것 같다"고 자평했다.
b94051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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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 [2011-06-23 10:55 송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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