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실 끊임없이 떠들고, 재잘대고,
수다를 떨며 단 한순간도 가만있지 못하는
정신없는 그런 친구와 함께 살고 있다.
그것도 일평생을, 매 순간을 그와 함께 살고 있다.
함께 한 방을 쓰는 룸메이트 정도가 아니라
나와 한 몸을 함께 쓰고 있는
보디 메이트가 내 안에 있는 것이다.
그 친구가 누굴까?
그 친구는 바로 우리 안에 있는 '생각'이다.
우리 내면에서 끊임없이 올라오는 목소리다.
이 생각은 도무지 조용히 하려 들지 않는다.
단 한순간도 고요히 있지 못하고 떠들어낸다.
아무런 의미 없는 소리를 계속해서 불쑥불쑥 내던진다.
심지어 참선을 하기 위해
가부좌를 틀고 선방이나 명상센터에 앉아 있는 순간에조차
어김없이 생각은 의지를 무참히 짓밟고 올라온다.
생각이라는 내면의 소리는 우리가 대면하게 되는
모든 세상을 끊임없이 설명한다.
그런데 더 당황스러운 것 한 가지는
내면의 목소리가 해주는 중계 해설이
그다지 믿을 만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그 생각이라는 내면의 소리는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내면의 판단, 가치관, 기억 등에 걸러서
자기 식대로 해설하는 습성이 있다.
외부 세계를 있는 그대로 해설해주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오판해서 해석하며, 자기 틀에 갇혀서 판단하고,
때때로 전혀 다른 해설로 사람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것도 다반사다.
거의 모든 생각들이 뜬금없고, 논리도 없으며,
체계적이지도 않아서 불쑥불쑥 튀어나오기 일쑤다.
이처럼 생각이라는 목소리는 우리내부에 있던
모든 관념, 경험, 편견 등과 뒤섞인 채
한없이 왜곡된 설명만을 늘어놓고 있는 것이다.
그 말에는 근거도, 논리도, 맥락도 없으며
그냥 마구 지껄여댄다는 표현이 더 맞을 정도다.
이렇게 보았을 때 우리에게 생겨나는 모든 문제는
사실 실제적인 문제가 아니라
생각이 만들어낸 거짓된 구조물이요,
마음의 헛된 소란일 뿐이다.
세상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가만히 있는 세상을 대상으로 내안에서 끊임없이 시비를 걸고
스스로 괴로워하며 생을 허망하게 보내고 있는 것일 뿐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내면의 생각이라는 목소리가 만들어내는
허망한 조작과 소란스런 창조 작업을 중지시킬 수 있을까?
그 해답은 아주 단순하다.
내면에서 끊임없이 올라오는 그 목소리를 무시하면 된다.
신경쓰지 말고, 마음쓰지 않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조잘대는 생각을
한 발짝 떨어진 뒤에서 지켜볼 수 있어야 한다.
내면에서 올라오는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지켜보면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까?
고요히 앉아 내면에서 올라오는 생각을 지켜보면
그 소리는 힘을 잃는다.
점차 말을 잃고 침묵한다.
다른 것을 할 필요는 없다.
올라오는 생각을 올라오지 않게 하려고 애쓸 필요도,
그것을 대상으로 싸워 이기려 할 것도 없다.
마음이 고요해지지 않는다고 괴로워할 것도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다만 분별하지 않고 지켜보는 것이다.
지켜봄으로써 생각과 생각 사이에 빈 공간이 생겨나고,
그 공간이 점점 더 늘어나면 내면은 점차 고요함, 사랑,
번뜩이는 지혜로 물결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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